대형 산불 잦은 동해지역, 그 후는?

입력 2008.04.0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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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산불이 휩쓸고 가면 그 산이 옛 모습을 되찾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최근 10여 년간 대형 산불이 잦았던 강원도 동해안 지역을 보면 작은 불씨 하나의 무서움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엄진아 기자가 그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천5년. 대형산불이 휩쓴 양양 지역은 생명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천년 고찰 낙산사도 화마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3년, 낙산사는 본래 모습을 갖춰갑니다.

불에 타 무너졌던 사찰 건물 15채 가운데 9채가 다시 지어졌습니다.

올해 말이면 낙산사 복원사업은 모두 끝납니다.

화마가 휩쓸었던 깊은 산 속, 불길이 지난 자리가 아직도 선명합니다

<인터뷰>최영득(연기군 조치원읍) : "나무 탄 거 보니까 사람과 똑같은 것 같아요. 얼마나 아팠을까, 뜨거웠을까."

올해 가을이면 산림복구가 모두 끝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젭니다.

<인터뷰>손동일(양양군청 산림녹지담당) : "산불이 나면 유기질이 다 소실되고 바람도 워낙 강하고..."

지난 2천년 대형산불이 난 동해안 지역, 여의도 면적의 87배인 2만 3천 ha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도 있지만 여전히 황량한 곳이 적지 않습니다.

심어진 나무들이 척박한 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정상 나무의 반 밖에 자라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이규송(강릉대 생물학과 교수) : "산불이 난 곳이 산불이 안 난 곳보다 10배는 더 산사태의 위험이..."

지난 90년대 최대 산불로 기록된 강원도 고성 산불 피해지는 어느덧 옛모습이 그려집니다.

이곳은 지난 96년 고성 산불이 처음 시작됐던 지점입니다.

12년이 지난 지금, 화마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제법 수풀이 우거졌습니다.

고사리만 하던 묘목이 어른 키의 3배만큼이나 자랐습니다.

소나무 숲은 울창해졌다지만 아직도 자연산 송이는 구경조차 못합니다.

<인터뷰> 이선기(고성군 죽왕면) : "앞으로 20년 있어야 송이가 난다는 데 빨리 그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산불의 깊은 상처는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이 지나도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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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산불 잦은 동해지역, 그 후는?
    • 입력 2008-04-05 21:07:09
    뉴스 9
<앵커 멘트> 이렇게 산불이 휩쓸고 가면 그 산이 옛 모습을 되찾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최근 10여 년간 대형 산불이 잦았던 강원도 동해안 지역을 보면 작은 불씨 하나의 무서움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엄진아 기자가 그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천5년. 대형산불이 휩쓴 양양 지역은 생명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천년 고찰 낙산사도 화마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3년, 낙산사는 본래 모습을 갖춰갑니다. 불에 타 무너졌던 사찰 건물 15채 가운데 9채가 다시 지어졌습니다. 올해 말이면 낙산사 복원사업은 모두 끝납니다. 화마가 휩쓸었던 깊은 산 속, 불길이 지난 자리가 아직도 선명합니다 <인터뷰>최영득(연기군 조치원읍) : "나무 탄 거 보니까 사람과 똑같은 것 같아요. 얼마나 아팠을까, 뜨거웠을까." 올해 가을이면 산림복구가 모두 끝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젭니다. <인터뷰>손동일(양양군청 산림녹지담당) : "산불이 나면 유기질이 다 소실되고 바람도 워낙 강하고..." 지난 2천년 대형산불이 난 동해안 지역, 여의도 면적의 87배인 2만 3천 ha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도 있지만 여전히 황량한 곳이 적지 않습니다. 심어진 나무들이 척박한 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정상 나무의 반 밖에 자라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이규송(강릉대 생물학과 교수) : "산불이 난 곳이 산불이 안 난 곳보다 10배는 더 산사태의 위험이..." 지난 90년대 최대 산불로 기록된 강원도 고성 산불 피해지는 어느덧 옛모습이 그려집니다. 이곳은 지난 96년 고성 산불이 처음 시작됐던 지점입니다. 12년이 지난 지금, 화마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제법 수풀이 우거졌습니다. 고사리만 하던 묘목이 어른 키의 3배만큼이나 자랐습니다. 소나무 숲은 울창해졌다지만 아직도 자연산 송이는 구경조차 못합니다. <인터뷰> 이선기(고성군 죽왕면) : "앞으로 20년 있어야 송이가 난다는 데 빨리 그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산불의 깊은 상처는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이 지나도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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