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명절

입력 2001.01.23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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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시 설 관련 소식입니다.
민족의 명절 설날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국회의원들이라는데 왜 그런지를 전종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설 연휴를 며칠 앞둔 당사, 선물 운송차량이 잇따라 도착합니다.
의원들이 당직자들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지역특산물 등 1만원대 선물이 주류입니다.
⊙기자: 다 합쳐서 몇 개입니까?
⊙배송업자: 18개씩 18박스.
⊙기자: 300개 되겠네요.
⊙배송업자: 그렇죠.
⊙기자: 이렇게 당직자와 당원 일부에게만 돌려도 수백만원은 쉽게 나갑니다.
범위를 넓힐수록 돈이 더 듭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이번 설에 전국 대의원 1만명에게 선물을 돌려서 억대의 돈을 썼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선물을 안 돌리면 지역구 관리를 못 하는 무능한 의원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의원들도 어쩔 수 없이 선물을 돌리고 있습니다.
⊙기자: 그래서 선물을 아예 포기하는 의원들도 늘었습니다.
물론 비용부담 때문입니다.
⊙김정훈(국회의원 보좌관): 어떤 분들한테는 돌리고 어떤 분한테는 안 돌리고 하면 그게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그래서 안 돌렸습니다.
⊙기자: 또 안기부 자금문제가 선물돌리는 것을 주춤거리게 한 측면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사회적 분위기가 정치권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선물 돌리는 것이 오히려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기자: 돌려도 부담되고 안 돌려도 부담되는 의원들의 명절선물.
돈 많이 드는 우리 정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비용의 정치는 그러나 결국 유권자의 부담입니다.
KBS뉴스 전종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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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로운 명절
    • 입력 2001-01-23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다시 설 관련 소식입니다. 민족의 명절 설날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국회의원들이라는데 왜 그런지를 전종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설 연휴를 며칠 앞둔 당사, 선물 운송차량이 잇따라 도착합니다. 의원들이 당직자들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지역특산물 등 1만원대 선물이 주류입니다. ⊙기자: 다 합쳐서 몇 개입니까? ⊙배송업자: 18개씩 18박스. ⊙기자: 300개 되겠네요. ⊙배송업자: 그렇죠. ⊙기자: 이렇게 당직자와 당원 일부에게만 돌려도 수백만원은 쉽게 나갑니다. 범위를 넓힐수록 돈이 더 듭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이번 설에 전국 대의원 1만명에게 선물을 돌려서 억대의 돈을 썼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선물을 안 돌리면 지역구 관리를 못 하는 무능한 의원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의원들도 어쩔 수 없이 선물을 돌리고 있습니다. ⊙기자: 그래서 선물을 아예 포기하는 의원들도 늘었습니다. 물론 비용부담 때문입니다. ⊙김정훈(국회의원 보좌관): 어떤 분들한테는 돌리고 어떤 분한테는 안 돌리고 하면 그게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그래서 안 돌렸습니다. ⊙기자: 또 안기부 자금문제가 선물돌리는 것을 주춤거리게 한 측면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사회적 분위기가 정치권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선물 돌리는 것이 오히려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기자: 돌려도 부담되고 안 돌려도 부담되는 의원들의 명절선물. 돈 많이 드는 우리 정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비용의 정치는 그러나 결국 유권자의 부담입니다. KBS뉴스 전종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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