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부축구단 “스트레스 날려요”

입력 2008.04.18 (09:05) 수정 2008.04.18 (09: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가사 전문가인 주부님들은 한 가지 취미를 꾸준히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죠. 남편, 자녀 챙길 사람이 많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취미를 계속 갖고 있다면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뜻 아닐까요?

네, 저희 KBS 뉴스가 지난 2001년에 취재했던 주부 축구단이 있는데요, 여전히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학재 기자~ 회원들 나이대도 참 다양하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요즘 축구의 매력에 빠진 주부들이 늘면서 각 구마다 남성들 못지않게 여성 축구단의 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는데요.

주부들은 남편과 공통된 관심사가 생겨 대화도 잘 통하고, 또 건강도 좋아져 이만한 운동이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축구사랑에 푹 빠진 주부들을 만나봤습니다.

부천의 한 축구장.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며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무척 진지한데요.

주인공은 바로 3-40대 주부들로 구성된 여성축구단!

나이도, 사는 동네도 모두 다르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이곳에 한 마음으로 뭉쳤습니다.

<인터뷰>안정자(부천시 여성축구단 감독) : "운동장에 나오면 180도로 바뀌어요. 축구가 전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뛰죠. 이날은 60대 남성 축구단과 친선경기가 있는 날이었는데요."

<현장음>"아저씨, 아줌마 파이팅!"

아줌마의 힘으로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주부들의 각오가 대단합니다.

<인터뷰>김명순(여성축구단 선수) : "아줌마들이요 원래 힘이 기본으로 있습니다."

아줌마들의 힘이 있기 때문에 무난히 넘어갈 거라 봅니다.

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치열한 몸싸움까지 해가며 운동장을 누비는 주부선수들!

일상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 순간일 텐데요.

경기 결과는 2:1로 주부들의 멋진 승리!

아쉽게 패배한 남성선수들도 주부들의 열정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인터뷰>김종성(60대 남성축구단 선수) : "우리 집사람은 그러지 못 해서 다시 결혼한다면 지금 축구를 하는 아줌마들 하고 다시 결혼하고 싶어요."

이렇게 그녀들이 축구에 푹 빠진 이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뷰>박영옥(여성축구단 선수) : "피부는 거메지는데 다리는 탄탄해지는 것 같고 건강에 최고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변태섭(여성축구단 선수) : "40대 접어들면 우울증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데 그럴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밖에 나와서 몸 부딪히며 하는 운동이니까 굉장히 성격이 활발해졌다고 할까요."

축구선수에서 다시 아내와 엄마로 돌아온 변태섭씨.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변씨에게 축구를 처음 권한 건 바로 남편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변태섭(여성축구단 선수) : "남편 역할이 많이 컸죠.처음에 배웠을 때 주부가 평상시에 하는 운동도 아니고 아무 것도 모르잖아요.그러면 옆에서 조언도 해주고 볼 패스 연습도 많이 시켜주고…."

부부는 무엇보다 축구 덕분에 대화의 시간이 늘고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돼 뿌듯하다고 하는데요.

<인터뷰>원종삼(변태섭 선수) : "남편 축구경기 하는 날이면 늦은 시간까지 같이 보고 웃고 떠들면서 이런 건 이렇다 저런 건 저렇다 할 적에 부부 생활하는 데 있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 살배기 늦둥이 아들을 키우고 있는 마흔네 살의 주부 윤지형씨도 축구 사랑에 푹 빠졌습니다.

반복되는 집안일과 육아에도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운동이 있어 매사가 즐겁다고 하는데요.

<인터뷰>윤지형(여성축구단 선수) : "많이 아팠거든요 그래서 축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공을 차는 날은 아침 상도 즐겁게 차리고, 젊어졌다는 소리도 들어요.예뻐졌다는 소리도 듣고…."

일주일에 세 번 있는 연습 날이면 아들까지 데리고 축구장을 찾는 윤씨.

엄마를 응원하는 세 살배기 아들은 어느새 이 팀의 마스코트가 됐습니다.

<인터뷰>윤지형(여성축구단 선수) : "고참 언니들이 많이 와서요.(아들을) 거의 다 봐주시고 밥, 과자도 먹여주고 산책도 하고 그래요."

윤씨를 비롯한 팀의 선수들은 함께 땀방울을 흘리면서 삶의 지혜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까지 터놓는 자매 같은 사이가 됐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바쁜 생활 속에도 축구장을 찾는 또 하나의 행복이고 이유라고 합니다.

<인터뷰> 박숙영(여성축구단 선수) : "어려운 고민이 있으면 언니들한테 털어 놓고 또 언니들한테 듣고 배운 것으로 동생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제가 들어주거든요.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축구 연습을 끝내고 일터로 돌아와 또 다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박숙영 주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오늘 하루도 활기가 넘쳐 보입니다.

<인터뷰> 박숙영(여성축구단 선수) : "운동장에서 뛰고 오면 기분이 상쾌해서 너무 좋거든요.그래서 좋아 보인다고…….운동을 하고 왔는지 안 하고 왔는지 모르겠대요."

가사와 육아에 직장 일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쁜 주부들!

그녀들에게 여럿이 함께 뛰는 축구 운동장이 일상의 고단함을 날려주는 소중한 재충전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 주부축구단 “스트레스 날려요”
    • 입력 2008-04-18 08:34:57
    • 수정2008-04-18 09:59:3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가사 전문가인 주부님들은 한 가지 취미를 꾸준히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죠. 남편, 자녀 챙길 사람이 많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취미를 계속 갖고 있다면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뜻 아닐까요? 네, 저희 KBS 뉴스가 지난 2001년에 취재했던 주부 축구단이 있는데요, 여전히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학재 기자~ 회원들 나이대도 참 다양하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요즘 축구의 매력에 빠진 주부들이 늘면서 각 구마다 남성들 못지않게 여성 축구단의 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는데요. 주부들은 남편과 공통된 관심사가 생겨 대화도 잘 통하고, 또 건강도 좋아져 이만한 운동이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축구사랑에 푹 빠진 주부들을 만나봤습니다. 부천의 한 축구장.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며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무척 진지한데요. 주인공은 바로 3-40대 주부들로 구성된 여성축구단! 나이도, 사는 동네도 모두 다르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이곳에 한 마음으로 뭉쳤습니다. <인터뷰>안정자(부천시 여성축구단 감독) : "운동장에 나오면 180도로 바뀌어요. 축구가 전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뛰죠. 이날은 60대 남성 축구단과 친선경기가 있는 날이었는데요." <현장음>"아저씨, 아줌마 파이팅!" 아줌마의 힘으로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주부들의 각오가 대단합니다. <인터뷰>김명순(여성축구단 선수) : "아줌마들이요 원래 힘이 기본으로 있습니다." 아줌마들의 힘이 있기 때문에 무난히 넘어갈 거라 봅니다. 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치열한 몸싸움까지 해가며 운동장을 누비는 주부선수들! 일상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 순간일 텐데요. 경기 결과는 2:1로 주부들의 멋진 승리! 아쉽게 패배한 남성선수들도 주부들의 열정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인터뷰>김종성(60대 남성축구단 선수) : "우리 집사람은 그러지 못 해서 다시 결혼한다면 지금 축구를 하는 아줌마들 하고 다시 결혼하고 싶어요." 이렇게 그녀들이 축구에 푹 빠진 이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뷰>박영옥(여성축구단 선수) : "피부는 거메지는데 다리는 탄탄해지는 것 같고 건강에 최고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변태섭(여성축구단 선수) : "40대 접어들면 우울증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데 그럴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밖에 나와서 몸 부딪히며 하는 운동이니까 굉장히 성격이 활발해졌다고 할까요." 축구선수에서 다시 아내와 엄마로 돌아온 변태섭씨.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변씨에게 축구를 처음 권한 건 바로 남편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변태섭(여성축구단 선수) : "남편 역할이 많이 컸죠.처음에 배웠을 때 주부가 평상시에 하는 운동도 아니고 아무 것도 모르잖아요.그러면 옆에서 조언도 해주고 볼 패스 연습도 많이 시켜주고…." 부부는 무엇보다 축구 덕분에 대화의 시간이 늘고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돼 뿌듯하다고 하는데요. <인터뷰>원종삼(변태섭 선수) : "남편 축구경기 하는 날이면 늦은 시간까지 같이 보고 웃고 떠들면서 이런 건 이렇다 저런 건 저렇다 할 적에 부부 생활하는 데 있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 살배기 늦둥이 아들을 키우고 있는 마흔네 살의 주부 윤지형씨도 축구 사랑에 푹 빠졌습니다. 반복되는 집안일과 육아에도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운동이 있어 매사가 즐겁다고 하는데요. <인터뷰>윤지형(여성축구단 선수) : "많이 아팠거든요 그래서 축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공을 차는 날은 아침 상도 즐겁게 차리고, 젊어졌다는 소리도 들어요.예뻐졌다는 소리도 듣고…." 일주일에 세 번 있는 연습 날이면 아들까지 데리고 축구장을 찾는 윤씨. 엄마를 응원하는 세 살배기 아들은 어느새 이 팀의 마스코트가 됐습니다. <인터뷰>윤지형(여성축구단 선수) : "고참 언니들이 많이 와서요.(아들을) 거의 다 봐주시고 밥, 과자도 먹여주고 산책도 하고 그래요." 윤씨를 비롯한 팀의 선수들은 함께 땀방울을 흘리면서 삶의 지혜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까지 터놓는 자매 같은 사이가 됐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바쁜 생활 속에도 축구장을 찾는 또 하나의 행복이고 이유라고 합니다. <인터뷰> 박숙영(여성축구단 선수) : "어려운 고민이 있으면 언니들한테 털어 놓고 또 언니들한테 듣고 배운 것으로 동생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제가 들어주거든요.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축구 연습을 끝내고 일터로 돌아와 또 다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박숙영 주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오늘 하루도 활기가 넘쳐 보입니다. <인터뷰> 박숙영(여성축구단 선수) : "운동장에서 뛰고 오면 기분이 상쾌해서 너무 좋거든요.그래서 좋아 보인다고…….운동을 하고 왔는지 안 하고 왔는지 모르겠대요." 가사와 육아에 직장 일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쁜 주부들! 그녀들에게 여럿이 함께 뛰는 축구 운동장이 일상의 고단함을 날려주는 소중한 재충전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