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뒷거래…유착·비리 우려

입력 2008.04.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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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지역의 방과후 학교에 영리단체의 참여가 허용되면서 학교와 학원간의 유착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한 고등학교와 특정 학원간에 뇌물수수 등 각종 뒷거래가 오간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석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이 학교는 신입생 가운데 성적순으로 60명을 뽑아 보충수업을 시켰습니다.

강의는 한 학원 원장에게 맡겼습니다.

<녹취> 수업 참가 강사 : "60명을 짤라서 특별보충수업을 했어요. 60명을 40만 원씩 받고..."

하지만 이 과정에서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녹취> 수업 참가 학원강사 : "120만 원은 000 선생님에게 (제가) 직접 현금으로 줬고, 360만 원은 학교에 줬다고 얘기를 했어요. 팀장이..."

돈을 받았다는 교사는 바로 방과후학교 운영 담당입니다

학교로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아니 그런 일이 있어요? 그거 처음 듣는 얘긴데요, 참나 환장하겠네."

하지만 취재진이 자릴 비우자 서로 말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녹취> 학교 교감 : "끝까지 안받았다고 말하면 어때요? 돌려줬다고 하는 것보다 25만원씩 걷어서 백만 원을 만들었고 그걸 운영부장에게 주려고 했는데 안받았다고..."

직접 돈을 건넨 강사가 현장에 나타나자 그제서야 사실을 실토합니다.

<녹취> 학원 원장 : "(일단 거기 강사료에서 (20%씩을) 떼고나서 돈(백만 원)을 준건 사실이잖아요?)네...줬다가 (사흘 뒤에)다시 받았다고요."

방과후학교 독점을 위해 부적절한 관계도 계속 유지돼왔습니다.

<녹취> 학원 강사 : "이것 저것 활동하시는데 쓰시고, 필요하면 얘기하세요. 그런거죠."

이런 검은 거래는 올해도 마찬가지... 그 방법은 더 치밀해졌습니다.

<녹취> 학원 관계자 : "(연말에 5천만원을 주면 누가 나눠먹죠?)제가 농구대 설치해주고 돈을 내잖아요. 그럼 설치업자가 영수증을 발행하고 학교로 돈이 가죠. 그러면 그 돈을 누가 나누는지는 자기네들 일이지 내일이 아니죠"

또 이 방과후학교는 금지돼온 우열반을 다른 형태로 운영해온 것입니다.

최근 열린 1학년 학부모 간담회 자료에도 선발 기준이 성적순이라고 명시돼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공부를 잘해야 신청하죠. 중간고사를 봐서 만약에 잘하면...하고는 싶죠."

학생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녹취> 학생 : "인문계 학원이 한 30만 원 정도하는데 학교에서는 50만 원 정도...좀 비싸다고 할 수 있어요. 비싼만큼 강의내용이 월등하지는 않아요."

학교자율화 후속조치로 당장 서울에서는 방과후학교의 학원 참여가 허용됐습니다.

자칫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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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과후 학교’ 뒷거래…유착·비리 우려
    • 입력 2008-04-25 21:14:33
    뉴스 9
<앵커 멘트> 서울지역의 방과후 학교에 영리단체의 참여가 허용되면서 학교와 학원간의 유착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한 고등학교와 특정 학원간에 뇌물수수 등 각종 뒷거래가 오간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석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이 학교는 신입생 가운데 성적순으로 60명을 뽑아 보충수업을 시켰습니다. 강의는 한 학원 원장에게 맡겼습니다. <녹취> 수업 참가 강사 : "60명을 짤라서 특별보충수업을 했어요. 60명을 40만 원씩 받고..." 하지만 이 과정에서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녹취> 수업 참가 학원강사 : "120만 원은 000 선생님에게 (제가) 직접 현금으로 줬고, 360만 원은 학교에 줬다고 얘기를 했어요. 팀장이..." 돈을 받았다는 교사는 바로 방과후학교 운영 담당입니다 학교로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아니 그런 일이 있어요? 그거 처음 듣는 얘긴데요, 참나 환장하겠네." 하지만 취재진이 자릴 비우자 서로 말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녹취> 학교 교감 : "끝까지 안받았다고 말하면 어때요? 돌려줬다고 하는 것보다 25만원씩 걷어서 백만 원을 만들었고 그걸 운영부장에게 주려고 했는데 안받았다고..." 직접 돈을 건넨 강사가 현장에 나타나자 그제서야 사실을 실토합니다. <녹취> 학원 원장 : "(일단 거기 강사료에서 (20%씩을) 떼고나서 돈(백만 원)을 준건 사실이잖아요?)네...줬다가 (사흘 뒤에)다시 받았다고요." 방과후학교 독점을 위해 부적절한 관계도 계속 유지돼왔습니다. <녹취> 학원 강사 : "이것 저것 활동하시는데 쓰시고, 필요하면 얘기하세요. 그런거죠." 이런 검은 거래는 올해도 마찬가지... 그 방법은 더 치밀해졌습니다. <녹취> 학원 관계자 : "(연말에 5천만원을 주면 누가 나눠먹죠?)제가 농구대 설치해주고 돈을 내잖아요. 그럼 설치업자가 영수증을 발행하고 학교로 돈이 가죠. 그러면 그 돈을 누가 나누는지는 자기네들 일이지 내일이 아니죠" 또 이 방과후학교는 금지돼온 우열반을 다른 형태로 운영해온 것입니다. 최근 열린 1학년 학부모 간담회 자료에도 선발 기준이 성적순이라고 명시돼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공부를 잘해야 신청하죠. 중간고사를 봐서 만약에 잘하면...하고는 싶죠." 학생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녹취> 학생 : "인문계 학원이 한 30만 원 정도하는데 학교에서는 50만 원 정도...좀 비싸다고 할 수 있어요. 비싼만큼 강의내용이 월등하지는 않아요." 학교자율화 후속조치로 당장 서울에서는 방과후학교의 학원 참여가 허용됐습니다. 자칫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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