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민족간 갈등’ 분열? 통합?

입력 2008.04.2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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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다민족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에서 잠복해 있던 민족간 갈등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부미푸트라'로 알려진 말레이족 우대 정책에 대해 인도계 등 소수계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근우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세기 이래 동서 무역의 중계지로 번창했던 말라카 왕국.

수많은 민족의 문화가 어우러져 오늘의 말레이시아를 일궈냈습니다.

이슬람과 불교, 힌두교 문명이 공존해 있는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의 60%가 말레이족이고 30%가 중국계, 10%는 인도계입니다.

<인터뷰> 코마라구루(인도계) : "우리들이 바라는 미래는 공정한 정부를 갖는 것이죠."

말레이시아 사회 내부는 지금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수 세대에 걸쳐 뿌리를 내려온 중국계는 단지 중국계라는 이유로 인해 때론 불이익을 떠안고 살아야 합니다.

<인터뷰> 얍(중국계 말레이시아인) : "정부의 혜택이 말레이 민족에게 먼저 제공되기 때문이죠. 중국계인들은 그 다음입니다."

타민족을 견제하고 토착 말레이족을 우대하는 정책인 부미푸트라, 대학에 들어갈 때도 일자리를 얻을 때도 말레이족을 위한 할당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말레이시안 말레이, 말레이시안 차이니즈, 말레이시안 인디안. 다민족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날때부터 자신의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말입니다.

힌두교 사원은 경찰의 주시 대상입니다.

최빈곤층을 이루는 인도계의 불만이 집단 시위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리 라마 : "우리는 이 나라에서 노예처럼 취급돼 왔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태어났고 우리 아이들도 여기서 태어났습니다. 우리의 후손들도 이 땅에서 태어날 것입니다."

소수계의 억눌림은 지난달 총선에서 표로 결집돼 집권 여당은 36년만에 처음으로 안정 의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인터뷰> fong kui lun(야당 의원) : "야당으로서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말레이시아 국민을 위한 말레이시아를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분열이냐 통합이냐의 갈림길에 와 있는 말레이시아, 민족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기 위한 길은 아직도 요원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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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시아, ‘민족간 갈등’ 분열? 통합?
    • 입력 2008-04-28 06:40:24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다민족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에서 잠복해 있던 민족간 갈등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부미푸트라'로 알려진 말레이족 우대 정책에 대해 인도계 등 소수계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근우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세기 이래 동서 무역의 중계지로 번창했던 말라카 왕국. 수많은 민족의 문화가 어우러져 오늘의 말레이시아를 일궈냈습니다. 이슬람과 불교, 힌두교 문명이 공존해 있는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의 60%가 말레이족이고 30%가 중국계, 10%는 인도계입니다. <인터뷰> 코마라구루(인도계) : "우리들이 바라는 미래는 공정한 정부를 갖는 것이죠." 말레이시아 사회 내부는 지금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수 세대에 걸쳐 뿌리를 내려온 중국계는 단지 중국계라는 이유로 인해 때론 불이익을 떠안고 살아야 합니다. <인터뷰> 얍(중국계 말레이시아인) : "정부의 혜택이 말레이 민족에게 먼저 제공되기 때문이죠. 중국계인들은 그 다음입니다." 타민족을 견제하고 토착 말레이족을 우대하는 정책인 부미푸트라, 대학에 들어갈 때도 일자리를 얻을 때도 말레이족을 위한 할당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말레이시안 말레이, 말레이시안 차이니즈, 말레이시안 인디안. 다민족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날때부터 자신의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말입니다. 힌두교 사원은 경찰의 주시 대상입니다. 최빈곤층을 이루는 인도계의 불만이 집단 시위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리 라마 : "우리는 이 나라에서 노예처럼 취급돼 왔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태어났고 우리 아이들도 여기서 태어났습니다. 우리의 후손들도 이 땅에서 태어날 것입니다." 소수계의 억눌림은 지난달 총선에서 표로 결집돼 집권 여당은 36년만에 처음으로 안정 의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인터뷰> fong kui lun(야당 의원) : "야당으로서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말레이시아 국민을 위한 말레이시아를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분열이냐 통합이냐의 갈림길에 와 있는 말레이시아, 민족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기 위한 길은 아직도 요원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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