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검역 주권 인정’ 효력있나?

입력 2008.05.14 (08:52) 수정 2008.05.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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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방침을 미국이 인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효력이 있는 지가 논란입니다.

이런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는 당초 내일로 예정돼 있던 수입위생조건 개정안 고시를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 미국의 이번 성명 어떻게 봐야할까요?

<리포트>

일단 부정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이번 미국의 성명서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데다, 주권국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원론적 내용에 그쳤다는 평갑니다.

때문에 우리의 수입중단 조치가 국제법상의 효력을 가지려면 추가 협의를 통해 문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초 내일로 예정돼 있던 수입 위생 조건 고시를 앞두고 각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광우병 논란이 커지자 한승수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한승수(국무총리/지난 8일) :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해 국민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 중단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이 때 밝힌 근거가 관세와 무역에 관한 협정 즉, GATT의 예외 규정이었습니다.

GATT 20조에는 인간과 동물, 식물의 생명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이나 교역 중단 등의 조치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런 우리 정부 입장을 인정한다고 밝혔고, 이에 우리 정부는 크게 반기는 분위깁니다.

하지만 이 규정엔 수입 중단 조치가 차별을 위한 것이나 무역 장벽으로 이용돼선 안된다는 '조건'이 걸려 있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우리나라가 수입 중단조치를 내리려면 먼저 이 조건에 충족해야 되는 지 미국과 따로 협의를 해야 합니다.

<인터뷰> 김종훈(통상교섭 본부장) : "발동사례가 있다. 이 조항 원용한 사례 있고, 다툼이 있던 적도 있다."

미국이 협의에 응할지도 미지수지만, 양측 의견이 맞서게 되면 무역 분쟁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번에 미국이 낸 성명서 내용은 국제법이 규정하는 주권국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의 수입중단 조치가 분명한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문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기호(통상전문변호사) : "수입중단 조치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을 원한다면 미국 정부의 대표 자격으로 각서같은 것을 주는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

시민사회단체들이 쇠고기 협상 반대와 고시 연기를 요구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교수와 노동계도 본격 가세했습니다.

이번 협상 반대에 서명한 교수는 벌써 천 명을 넘어 섰구요, 민주노총은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있는 컨테이너를 수송하지 않고 병원과 학교 급식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들의 촛불 문화제도 이번주 토요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오늘과 내일, 17일에는 장소를 서울 광장으로 바꿔 대규모로 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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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방침을 미국이 인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효력이 있는 지가 논란입니다. 이런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는 당초 내일로 예정돼 있던 수입위생조건 개정안 고시를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 미국의 이번 성명 어떻게 봐야할까요? <리포트> 일단 부정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이번 미국의 성명서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데다, 주권국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원론적 내용에 그쳤다는 평갑니다. 때문에 우리의 수입중단 조치가 국제법상의 효력을 가지려면 추가 협의를 통해 문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초 내일로 예정돼 있던 수입 위생 조건 고시를 앞두고 각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광우병 논란이 커지자 한승수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한승수(국무총리/지난 8일) :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해 국민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 중단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이 때 밝힌 근거가 관세와 무역에 관한 협정 즉, GATT의 예외 규정이었습니다. GATT 20조에는 인간과 동물, 식물의 생명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이나 교역 중단 등의 조치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런 우리 정부 입장을 인정한다고 밝혔고, 이에 우리 정부는 크게 반기는 분위깁니다. 하지만 이 규정엔 수입 중단 조치가 차별을 위한 것이나 무역 장벽으로 이용돼선 안된다는 '조건'이 걸려 있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우리나라가 수입 중단조치를 내리려면 먼저 이 조건에 충족해야 되는 지 미국과 따로 협의를 해야 합니다. <인터뷰> 김종훈(통상교섭 본부장) : "발동사례가 있다. 이 조항 원용한 사례 있고, 다툼이 있던 적도 있다." 미국이 협의에 응할지도 미지수지만, 양측 의견이 맞서게 되면 무역 분쟁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번에 미국이 낸 성명서 내용은 국제법이 규정하는 주권국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의 수입중단 조치가 분명한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문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기호(통상전문변호사) : "수입중단 조치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을 원한다면 미국 정부의 대표 자격으로 각서같은 것을 주는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 시민사회단체들이 쇠고기 협상 반대와 고시 연기를 요구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교수와 노동계도 본격 가세했습니다. 이번 협상 반대에 서명한 교수는 벌써 천 명을 넘어 섰구요, 민주노총은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있는 컨테이너를 수송하지 않고 병원과 학교 급식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들의 촛불 문화제도 이번주 토요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오늘과 내일, 17일에는 장소를 서울 광장으로 바꿔 대규모로 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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