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생사확인 명단 공개
입력 2001.01.30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앵커: 1월 30일 KBS 9시뉴스입니다.
⊙앵커: 북한에 사는 이산가족 375명의 생사와 주소가 확인됐습니다.
이 사실을 통보받은 남측 이산가족 가운데에는 102살의 할머니 두 분이 각각 50년을 기다려온 딸과 아들의 생존을 확인하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윤양균, 이재경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북에 큰 딸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최우성 할머니는 오늘도 절을 찾았습니다.
남측에 있는 작은딸과 함께 감사의 절을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102살이나 됐지만 오늘따라 더 힘이 납니다.
하지만 큰딸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기쁨을 준 것만큼이나 마음은 아픕니다.
⊙최우성 할머니(102살/북한 박순옥 씨 어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도 죽고 아버지도 죽고 철없는 게 얼마나 고생했겠어.
⊙기자: 최 할머니는 1.4 후퇴 당시 6남매 가운데 5남매만을 데리고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근처 친척집에 갔던 큰 딸과는 그길로 생이별이 됐습니다.
최 할머니 장롱에는 수십 년째 간직한 이불들이 소중하게 포장돼 있습니다.
포목점을 운영하며 5남매를 혼자 키워낸 최 할머니가 틈만 있으면 북에 있는 딸을 위해 모아둔 것들입니다.
이제는 눈물도 말랐으련만 환갑이 넘었을 큰 딸을 생각하면 여전이 목이 메입니다.
⊙최우성 할머니(102살/북한 박순옥 씨 어머니): 건강하라고 기원했죠.
딴 것 있나요, 건강하기만 하면 되지...
⊙기자: 100세가 넘은 나이의 절반을 그리움의 기도로 보낸 최 할머니.
검게 손때가 묻은 염주를 돌리며 지난 50년의 기다림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기자: 올해 102살인 이상옥 할머니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 온 천자문책을 오늘 다시 펴 들었습니다.
53년 전 헤어진 외아들 김정우 씨가 붓글씨를 써가며 공부하던 바로 그 책입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과 그리움이 묻어 누렇게 바랬지만 할머니에게는 헤어진 아들을 연결해 준 끈이었고 이제 편지라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이상옥(102살/북한 김정우 씨 어머니): 너무 좋아요, 말도 못 해요.
아주 밤새도록 아주 안 잤어요.
이렇게 기쁠 때가 어디 있나...
⊙기자: 지난 48년 돈을 벌겠다며 청진으로 떠난 후 소식이 끊긴 외아들.
할머니는 그 외아들을 만나겠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건강을 위해 고기는 피하고 야채와 나물을 위주로 식사를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도 해 왔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들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게 했습니다.
아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지붕 위에 오르던 이 할머니.
칼바람이 부는 오늘도 또다시 지붕 위에 섰습니다.
⊙이상옥(102살/북한 김정우 씨 어머니): 날 좀 봐라, 내가 이상옥이다...
⊙기자: KBS뉴스 이재경입니다.
⊙앵커: 1월 30일 KBS 9시뉴스입니다.
⊙앵커: 북한에 사는 이산가족 375명의 생사와 주소가 확인됐습니다.
이 사실을 통보받은 남측 이산가족 가운데에는 102살의 할머니 두 분이 각각 50년을 기다려온 딸과 아들의 생존을 확인하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윤양균, 이재경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북에 큰 딸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최우성 할머니는 오늘도 절을 찾았습니다.
남측에 있는 작은딸과 함께 감사의 절을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102살이나 됐지만 오늘따라 더 힘이 납니다.
하지만 큰딸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기쁨을 준 것만큼이나 마음은 아픕니다.
⊙최우성 할머니(102살/북한 박순옥 씨 어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도 죽고 아버지도 죽고 철없는 게 얼마나 고생했겠어.
⊙기자: 최 할머니는 1.4 후퇴 당시 6남매 가운데 5남매만을 데리고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근처 친척집에 갔던 큰 딸과는 그길로 생이별이 됐습니다.
최 할머니 장롱에는 수십 년째 간직한 이불들이 소중하게 포장돼 있습니다.
포목점을 운영하며 5남매를 혼자 키워낸 최 할머니가 틈만 있으면 북에 있는 딸을 위해 모아둔 것들입니다.
이제는 눈물도 말랐으련만 환갑이 넘었을 큰 딸을 생각하면 여전이 목이 메입니다.
⊙최우성 할머니(102살/북한 박순옥 씨 어머니): 건강하라고 기원했죠.
딴 것 있나요, 건강하기만 하면 되지...
⊙기자: 100세가 넘은 나이의 절반을 그리움의 기도로 보낸 최 할머니.
검게 손때가 묻은 염주를 돌리며 지난 50년의 기다림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기자: 올해 102살인 이상옥 할머니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 온 천자문책을 오늘 다시 펴 들었습니다.
53년 전 헤어진 외아들 김정우 씨가 붓글씨를 써가며 공부하던 바로 그 책입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과 그리움이 묻어 누렇게 바랬지만 할머니에게는 헤어진 아들을 연결해 준 끈이었고 이제 편지라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이상옥(102살/북한 김정우 씨 어머니): 너무 좋아요, 말도 못 해요.
아주 밤새도록 아주 안 잤어요.
이렇게 기쁠 때가 어디 있나...
⊙기자: 지난 48년 돈을 벌겠다며 청진으로 떠난 후 소식이 끊긴 외아들.
할머니는 그 외아들을 만나겠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건강을 위해 고기는 피하고 야채와 나물을 위주로 식사를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도 해 왔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들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게 했습니다.
아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지붕 위에 오르던 이 할머니.
칼바람이 부는 오늘도 또다시 지붕 위에 섰습니다.
⊙이상옥(102살/북한 김정우 씨 어머니): 날 좀 봐라, 내가 이상옥이다...
⊙기자: KBS뉴스 이재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산가족 생사확인 명단 공개
-
- 입력 2001-01-3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앵커: 1월 30일 KBS 9시뉴스입니다.
⊙앵커: 북한에 사는 이산가족 375명의 생사와 주소가 확인됐습니다.
이 사실을 통보받은 남측 이산가족 가운데에는 102살의 할머니 두 분이 각각 50년을 기다려온 딸과 아들의 생존을 확인하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윤양균, 이재경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북에 큰 딸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최우성 할머니는 오늘도 절을 찾았습니다.
남측에 있는 작은딸과 함께 감사의 절을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102살이나 됐지만 오늘따라 더 힘이 납니다.
하지만 큰딸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기쁨을 준 것만큼이나 마음은 아픕니다.
⊙최우성 할머니(102살/북한 박순옥 씨 어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도 죽고 아버지도 죽고 철없는 게 얼마나 고생했겠어.
⊙기자: 최 할머니는 1.4 후퇴 당시 6남매 가운데 5남매만을 데리고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근처 친척집에 갔던 큰 딸과는 그길로 생이별이 됐습니다.
최 할머니 장롱에는 수십 년째 간직한 이불들이 소중하게 포장돼 있습니다.
포목점을 운영하며 5남매를 혼자 키워낸 최 할머니가 틈만 있으면 북에 있는 딸을 위해 모아둔 것들입니다.
이제는 눈물도 말랐으련만 환갑이 넘었을 큰 딸을 생각하면 여전이 목이 메입니다.
⊙최우성 할머니(102살/북한 박순옥 씨 어머니): 건강하라고 기원했죠.
딴 것 있나요, 건강하기만 하면 되지...
⊙기자: 100세가 넘은 나이의 절반을 그리움의 기도로 보낸 최 할머니.
검게 손때가 묻은 염주를 돌리며 지난 50년의 기다림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기자: 올해 102살인 이상옥 할머니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 온 천자문책을 오늘 다시 펴 들었습니다.
53년 전 헤어진 외아들 김정우 씨가 붓글씨를 써가며 공부하던 바로 그 책입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과 그리움이 묻어 누렇게 바랬지만 할머니에게는 헤어진 아들을 연결해 준 끈이었고 이제 편지라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이상옥(102살/북한 김정우 씨 어머니): 너무 좋아요, 말도 못 해요.
아주 밤새도록 아주 안 잤어요.
이렇게 기쁠 때가 어디 있나...
⊙기자: 지난 48년 돈을 벌겠다며 청진으로 떠난 후 소식이 끊긴 외아들.
할머니는 그 외아들을 만나겠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건강을 위해 고기는 피하고 야채와 나물을 위주로 식사를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도 해 왔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들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게 했습니다.
아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지붕 위에 오르던 이 할머니.
칼바람이 부는 오늘도 또다시 지붕 위에 섰습니다.
⊙이상옥(102살/북한 김정우 씨 어머니): 날 좀 봐라, 내가 이상옥이다...
⊙기자: KBS뉴스 이재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