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현장] 러 ‘양두체제’ 실체는?

입력 2008.05.28 (07: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구촌 현장! 오늘은 모스크바로 갑니다.

이춘구 특파원!

러시아의 새 정부가 출범한지 21일이 돼 가는 데 새 정부의 양두체제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초기 모습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습니까?

<리포트>

강한 실세 총리에 제한된 내실 대통령으로 초기 양두체제를 규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푸틴 총리가 보고하는 모습부터 보시면 실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크렘린에서 푸틴 총리는 대통령 당시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하키 대표팀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빌란이라는 가수가 유로비전 콘테스트에서 우승했을 때에도 푸틴 총리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동등하게 축전을 보내고 있습니다.

러시아 언론도 푸틴 총리의 활동을 비중있게 다룰 정도로 푸틴 총리가 실세 총리로서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푸틴 총리는 부총리를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자신의 측근을 대통령 행정실에 포진시켜 집행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련시절의 최고회의처럼 주요 사안별로 내각에서 팀제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통령에게만 직접 보고하도록 돼 있는 외교, 국방, 내무 장관 등도 자신이 주재하는 각료회의에 참석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비해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 국방에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헌법 상 배분된 대통령과 총리로서 권한을 수행하는 양상입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 국정운영에서 푸틴 총리가 여전히 실세로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핵 전력 강화를 밝히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최고회의 운영방침을 발표하는 푸틴 총리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녹취>메드베데프(러시아 대통령): "지구 상에 존재하는 실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미사일부대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녹취>푸틴(러시아 총리): "국정 의제가 되는 주요 문제와 관련해 관계 장관 등이 참석하는 최고회의를 열어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2> 푸틴 총리가 대통령 영역까지 넘어서는 것으로 비쳐지는 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답변 2>

벌써부터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해 긴장된 모습입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푸틴 총리가 대통령의 권위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강한 대통령'이 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푸틴 대통령 시절 부총리를 지냈다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행정실장이 된 나리쉬킨씨는 부패와의 전쟁 담당 기구를 별도로 둘 필요가 있느냐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부패와의 전쟁은 관료사회에 만연된 부패의 고리를 끊고, `법의 지배'를 통해 서구적인 시민사회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통치철학이 담긴 주요 국정과제입니다.

이러다 보니 양두체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마카리엔코(정치공학연구소장): "정치인, 대통령과 총리실을 거치면서 총체적으로 긴장관계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이 문제를 극복해야만 합니다."

푸틴 총리는 지난주 벨로루시에서 열린 옛 소련권 총리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내일부터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방문합니다.

총리로서도 외교무대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일정 시점이 지나면 대통령으로서 영향력을 점차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사상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는 양두체제는 양자간의 갈등과 조정을 통해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현장] 러 ‘양두체제’ 실체는?
    • 입력 2008-05-28 06:38:4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지구촌 현장! 오늘은 모스크바로 갑니다. 이춘구 특파원! 러시아의 새 정부가 출범한지 21일이 돼 가는 데 새 정부의 양두체제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초기 모습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습니까? <리포트> 강한 실세 총리에 제한된 내실 대통령으로 초기 양두체제를 규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푸틴 총리가 보고하는 모습부터 보시면 실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크렘린에서 푸틴 총리는 대통령 당시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하키 대표팀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빌란이라는 가수가 유로비전 콘테스트에서 우승했을 때에도 푸틴 총리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동등하게 축전을 보내고 있습니다. 러시아 언론도 푸틴 총리의 활동을 비중있게 다룰 정도로 푸틴 총리가 실세 총리로서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푸틴 총리는 부총리를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자신의 측근을 대통령 행정실에 포진시켜 집행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련시절의 최고회의처럼 주요 사안별로 내각에서 팀제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통령에게만 직접 보고하도록 돼 있는 외교, 국방, 내무 장관 등도 자신이 주재하는 각료회의에 참석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비해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 국방에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헌법 상 배분된 대통령과 총리로서 권한을 수행하는 양상입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 국정운영에서 푸틴 총리가 여전히 실세로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핵 전력 강화를 밝히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최고회의 운영방침을 발표하는 푸틴 총리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녹취>메드베데프(러시아 대통령): "지구 상에 존재하는 실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미사일부대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녹취>푸틴(러시아 총리): "국정 의제가 되는 주요 문제와 관련해 관계 장관 등이 참석하는 최고회의를 열어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2> 푸틴 총리가 대통령 영역까지 넘어서는 것으로 비쳐지는 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답변 2> 벌써부터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해 긴장된 모습입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푸틴 총리가 대통령의 권위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강한 대통령'이 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푸틴 대통령 시절 부총리를 지냈다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행정실장이 된 나리쉬킨씨는 부패와의 전쟁 담당 기구를 별도로 둘 필요가 있느냐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부패와의 전쟁은 관료사회에 만연된 부패의 고리를 끊고, `법의 지배'를 통해 서구적인 시민사회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통치철학이 담긴 주요 국정과제입니다. 이러다 보니 양두체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마카리엔코(정치공학연구소장): "정치인, 대통령과 총리실을 거치면서 총체적으로 긴장관계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이 문제를 극복해야만 합니다." 푸틴 총리는 지난주 벨로루시에서 열린 옛 소련권 총리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내일부터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방문합니다. 총리로서도 외교무대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일정 시점이 지나면 대통령으로서 영향력을 점차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사상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는 양두체제는 양자간의 갈등과 조정을 통해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