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부는 변화의 바람

입력 2008.06.30 (07:20) 수정 2008.06.3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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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과 함께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사회주의 국가, 쿠바가 역사적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혁명 49년 만에 피델 카스트로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쿠바에도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고 있는데요,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한 개인 소유가 허용되고 임금 상한선이 폐지되는 등 각종 경제개혁 조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피델에 뒤를 이은 라울 시대 쿠바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상을 김태욱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하바나 시내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금지됐던 개인의 휴대전화 소유가 지난 3월 전격 허용됐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와 DVD 플레이어 등도 차례로 판매가 자유화돼 가전제품 매장에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호르헤(국영 가전매장 관리인) : "(판매는 잘 됩니까?)계속 잘 팔립니다. DVD 플레이어의 경우 없어서 못 팔 지경입니다."

해변도로 말레콘 주변과 바닷가 곳곳에 들어선 고급 호텔도 더이상 외국인들만의 차지가 아닙니다.

내국인들의 호텔 이용도 지난 3월말 해제됐기 때문입니다.

봉쇄된 섬 쿠바의 국민들에게 외부 세계와의 접촉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변화입니다.

하바나시 남쪽의 농장지대 베후깔, 페르난도 씨는 이곳에서 커피와 콩, 고구마 등을 경작하는 소규모 개인농입니다.

정부가 개인에게 분배하는 농지의 최대 면적은 13헥타르, 그러나 페르난도 씨는 최근 26헥타르를 더 불하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페르난도 포르나리스(농민) : "조건만 된다면, 우리는 더 경작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충분히 경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울 정부가 최근 미경작 국유지를 개인에게 더 나눠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사벨 루소(쿠바 농업부 국장) :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의 농업체계를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단기간 내에 국민들이 달라진 현실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청소부에서 의사까지 모두 같은 봉급을 받는 쿠바...

그러나 오는 8월부터는 임금상한선이 철폐돼 능력과 일에 따라 봉급도 달라질 예정입니다.

만년 2인자에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지 불과 넉 달...

라울 정부가 쿠바 사회에 불러온 변화는 주목할 만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개혁 조치가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광범위한 경제개방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습니다.

다만 쿠바는 지금 거대한 정치적 분수령을 넘어 현대사에 중대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역사적 기로에 서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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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에 부는 변화의 바람
    • 입력 2008-06-30 06:38:30
    • 수정2008-06-30 07:21:25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북한과 함께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사회주의 국가, 쿠바가 역사적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혁명 49년 만에 피델 카스트로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쿠바에도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고 있는데요,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한 개인 소유가 허용되고 임금 상한선이 폐지되는 등 각종 경제개혁 조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피델에 뒤를 이은 라울 시대 쿠바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상을 김태욱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하바나 시내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금지됐던 개인의 휴대전화 소유가 지난 3월 전격 허용됐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와 DVD 플레이어 등도 차례로 판매가 자유화돼 가전제품 매장에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호르헤(국영 가전매장 관리인) : "(판매는 잘 됩니까?)계속 잘 팔립니다. DVD 플레이어의 경우 없어서 못 팔 지경입니다." 해변도로 말레콘 주변과 바닷가 곳곳에 들어선 고급 호텔도 더이상 외국인들만의 차지가 아닙니다. 내국인들의 호텔 이용도 지난 3월말 해제됐기 때문입니다. 봉쇄된 섬 쿠바의 국민들에게 외부 세계와의 접촉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변화입니다. 하바나시 남쪽의 농장지대 베후깔, 페르난도 씨는 이곳에서 커피와 콩, 고구마 등을 경작하는 소규모 개인농입니다. 정부가 개인에게 분배하는 농지의 최대 면적은 13헥타르, 그러나 페르난도 씨는 최근 26헥타르를 더 불하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페르난도 포르나리스(농민) : "조건만 된다면, 우리는 더 경작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충분히 경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울 정부가 최근 미경작 국유지를 개인에게 더 나눠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사벨 루소(쿠바 농업부 국장) :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의 농업체계를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단기간 내에 국민들이 달라진 현실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청소부에서 의사까지 모두 같은 봉급을 받는 쿠바... 그러나 오는 8월부터는 임금상한선이 철폐돼 능력과 일에 따라 봉급도 달라질 예정입니다. 만년 2인자에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지 불과 넉 달... 라울 정부가 쿠바 사회에 불러온 변화는 주목할 만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개혁 조치가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광범위한 경제개방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습니다. 다만 쿠바는 지금 거대한 정치적 분수령을 넘어 현대사에 중대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역사적 기로에 서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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