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수입산 ‘판정 신뢰도’ 의문

입력 2008.07.0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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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수의 한 정육점에서 파는 쇠고기가 한우가 아닌 수입산이라는 당국의 판정을 받았는데, 얼마후에 똑같은 시료로 다시 조사했더니 이번에는 한우라는 판정이 나왔다고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앞두고 원산지 단속을 하는 당국을 믿을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최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할인매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박 씨는 최근 한달간 밤잠을 설쳤습니다.

원산지 단속 결과 전북 김제의 한우 도축장에서 직접 가져다 판 한우가 수입산으로 판명돼 가게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박씨는 억울한 마음에 재검사를 요청했고, 20여 일 만에 다시 한우가 맞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녹취> 박 씨(정육점 운영자) : “억울해서 잠을 못 잤어요.. 이런 일이 어딨어요”

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은 지난 5월 1일 모세유전자 등 2단계 분석에서 박 씨 가게의 시료는 한우가 아니다고 판정했고, 같은 달 26일 서울 본원의 3단계 정밀 분석에서는 전남 지원의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그런데도 전남지원은 자신들이 채택한 '단일염기다형성' 분석이 100% 신뢰도를 자랑한다며 홍보까지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삼천분의 8, 즉 0.27%의 오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김경욱(여수 농산물품질관리원) :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기술받을 때 8/3000이 보고가됐는데 희박한 수치여서 반영안했다”

농산물 품질관리원은 이에 따라 2단계에서 '비한우'로 판정이 나더라도 업체에 통보하기 전, 3단계 정밀검사까지 시행하도록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러나 정밀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는 우리나라에 1대뿐이어서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앞두고 검사 물량이 몰리기라도 하면 당국의 원산지 판정을 마냥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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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수입산 ‘판정 신뢰도’ 의문
    • 입력 2008-07-01 06:22:43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여수의 한 정육점에서 파는 쇠고기가 한우가 아닌 수입산이라는 당국의 판정을 받았는데, 얼마후에 똑같은 시료로 다시 조사했더니 이번에는 한우라는 판정이 나왔다고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앞두고 원산지 단속을 하는 당국을 믿을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최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할인매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박 씨는 최근 한달간 밤잠을 설쳤습니다. 원산지 단속 결과 전북 김제의 한우 도축장에서 직접 가져다 판 한우가 수입산으로 판명돼 가게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박씨는 억울한 마음에 재검사를 요청했고, 20여 일 만에 다시 한우가 맞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녹취> 박 씨(정육점 운영자) : “억울해서 잠을 못 잤어요.. 이런 일이 어딨어요” 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은 지난 5월 1일 모세유전자 등 2단계 분석에서 박 씨 가게의 시료는 한우가 아니다고 판정했고, 같은 달 26일 서울 본원의 3단계 정밀 분석에서는 전남 지원의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그런데도 전남지원은 자신들이 채택한 '단일염기다형성' 분석이 100% 신뢰도를 자랑한다며 홍보까지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삼천분의 8, 즉 0.27%의 오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김경욱(여수 농산물품질관리원) :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기술받을 때 8/3000이 보고가됐는데 희박한 수치여서 반영안했다” 농산물 품질관리원은 이에 따라 2단계에서 '비한우'로 판정이 나더라도 업체에 통보하기 전, 3단계 정밀검사까지 시행하도록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러나 정밀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는 우리나라에 1대뿐이어서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앞두고 검사 물량이 몰리기라도 하면 당국의 원산지 판정을 마냥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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