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공포 정치에 꺾인 ‘정권 교체 꿈’

입력 2008.07.04 (21:49) 수정 2008.07.0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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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짐바브웨에선 무가베 대통령이 야당 지지자들을 탄압한뒤 결국 단독 출마해 재집권에 성공했는데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고 있습니다.

폭력과 부정이 난무했던 짐바브웨의 대선현장을 윤양균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대선이 치러지는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시내는 유령도시를 연상케 할만큼 인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거리의 상점은 예외없이 문을 닫았고,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투표장에 가지않고 길거리를 서성이다가는 경찰이나 여당 청년당원들에게 붙들려 봉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 하라레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있는 치퉁귀자 시는 야당 세가 강한 곳입니다.

이곳에 살던 26살 청년 요나는 지난달 24일 집안에서 머리에 3발의 총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야당을 지지한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치피요(요나의 형) : "여당 청년당원들이 3,4백명씩 몰려다니면서 공격을 했어요. 집에 총을 쏘고 불을 질렀지만 경찰들은 그냥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요나 이외에도 여당 청년당원들의 공격으로 다리가 부러지거나 손목이 잘린 야당 지지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다이안 콜러(국제선거감시단) : "대부분의 야당지도자들이 체포되거나 피신중입니다. 수천명의 집이 불에타거나 공격을 받아 산과 들에서 피신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이런 폭압과 독재로 짐바브웨 경제는 파탄지경입니다.

현재 미화 1달러에 대한 짐바브웨 달러화의 가치는 무려 200억 달러입니다.

이전에 제가 방문했던 때와 비교하면 불과 3달만에 300배 정도 화폐 가치가 떨어진 것입니다.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제재의 강도가 높아질 수록 고통을 받는 것은 국민들뿐이라는 점이 고민입니다.

28년간의 무가베 독재를 끝낼지도 모른다며 한껏 부풀었던 정권교체의 희망이 점차 사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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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바브웨, 공포 정치에 꺾인 ‘정권 교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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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8-07-04 22: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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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짐바브웨에선 무가베 대통령이 야당 지지자들을 탄압한뒤 결국 단독 출마해 재집권에 성공했는데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고 있습니다. 폭력과 부정이 난무했던 짐바브웨의 대선현장을 윤양균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대선이 치러지는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시내는 유령도시를 연상케 할만큼 인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거리의 상점은 예외없이 문을 닫았고,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투표장에 가지않고 길거리를 서성이다가는 경찰이나 여당 청년당원들에게 붙들려 봉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 하라레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있는 치퉁귀자 시는 야당 세가 강한 곳입니다. 이곳에 살던 26살 청년 요나는 지난달 24일 집안에서 머리에 3발의 총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야당을 지지한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치피요(요나의 형) : "여당 청년당원들이 3,4백명씩 몰려다니면서 공격을 했어요. 집에 총을 쏘고 불을 질렀지만 경찰들은 그냥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요나 이외에도 여당 청년당원들의 공격으로 다리가 부러지거나 손목이 잘린 야당 지지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다이안 콜러(국제선거감시단) : "대부분의 야당지도자들이 체포되거나 피신중입니다. 수천명의 집이 불에타거나 공격을 받아 산과 들에서 피신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이런 폭압과 독재로 짐바브웨 경제는 파탄지경입니다. 현재 미화 1달러에 대한 짐바브웨 달러화의 가치는 무려 200억 달러입니다. 이전에 제가 방문했던 때와 비교하면 불과 3달만에 300배 정도 화폐 가치가 떨어진 것입니다.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제재의 강도가 높아질 수록 고통을 받는 것은 국민들뿐이라는 점이 고민입니다. 28년간의 무가베 독재를 끝낼지도 모른다며 한껏 부풀었던 정권교체의 희망이 점차 사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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