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비싼 분양가 부추기는 토지공사

입력 2008.07.0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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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토지공사가 지난해 1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택지를 싸게 분양할 수 있었다는 얘긴데요.
그럼, 이렇게 남는 돈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토지공사의 택지비 부풀리기 실태를, 김원장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부터 토지공사가 분양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 삼송' 아파트 택지 지굽니다.

택지 분양가는 1제곱미터에 269만 원.

하지만 토공은 이 땅을 당초 주민들에게서 1제곱미터에 59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녹취>공유민 원주민 : "이 돈으로 삼송에서는 전세값도 가기 어렵죠"

어떻게 4배 이상 땅값이 올랐을까?

토공은 땅을 사들인 원가에 도로나 학교를 지어주는 기반시설비용과 각종 간접비를 모두 합쳐 조성 원가를 산출합니다.

이 간접비에는 온갖 비용이 포함됐습니다.

<녹취>토공 담당부장 : "여비나 출장비는 다 일반관리비이기 때문에 (간접비에) 들어가도록 돼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출장비나 전세자금 대출비용 심지어 직원들의 KTX 특실 이용 비용까지 모두 택지 조성 원가에 포함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토공이 분양하는 택지 조성 원가에서 이처럼 간접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5.2%로, 역시 택지분양을 하는 주공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 토공은 이런 식으로 이곳에서만 땅을 팔아 1200억 원을 남겼습니다.

용인 죽전에서 900억, 파주 교하에서 800억.

토공은 지난해에만 모두 9천6백억 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엄청난 이익은 직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갑니다. 직원들의 기본급 지급총액이 2004년 이후 183%나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사원복리후생비로만 1인당 833만 원, 모두 229억 원을 썼습니다.

전국 13개 지역 본부에는 직원 전용 골프 연습장이 갖춰져 있습니다.

<녹취>토공 직원 : "새로 지었으니까요 (직원들 모두 이용할 수 있나요?) 그렇죠"

지난해 12월에는 판매 촉진비 명목라며 직원들이 89억 원을 나눠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토공이 책정한 택지비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싸게 책정된 택지비는 비싼 아파트 분양가로 이어집니다.

토공이 책정한 택지비의 검증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때문입니다.

<인터뷰>윤효석(국민권익위원회 위원) : "택지비 산정을 감시할 6인 이상의 전문위원회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토공이 적정한 이윤을 내고 있는지 감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토지공사에게 국민의 땅을 강제 수용할 수 있는 권리는 준 이유는 아파트를 지을 저렴한 택지를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토공이 땅 장사에만 정신이 팔려 오히려 아파트 분양가를 높이는 단초만 제공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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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비싼 분양가 부추기는 토지공사
    • 입력 2008-07-09 21: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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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토지공사가 지난해 1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택지를 싸게 분양할 수 있었다는 얘긴데요. 그럼, 이렇게 남는 돈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토지공사의 택지비 부풀리기 실태를, 김원장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부터 토지공사가 분양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 삼송' 아파트 택지 지굽니다. 택지 분양가는 1제곱미터에 269만 원. 하지만 토공은 이 땅을 당초 주민들에게서 1제곱미터에 59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녹취>공유민 원주민 : "이 돈으로 삼송에서는 전세값도 가기 어렵죠" 어떻게 4배 이상 땅값이 올랐을까? 토공은 땅을 사들인 원가에 도로나 학교를 지어주는 기반시설비용과 각종 간접비를 모두 합쳐 조성 원가를 산출합니다. 이 간접비에는 온갖 비용이 포함됐습니다. <녹취>토공 담당부장 : "여비나 출장비는 다 일반관리비이기 때문에 (간접비에) 들어가도록 돼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출장비나 전세자금 대출비용 심지어 직원들의 KTX 특실 이용 비용까지 모두 택지 조성 원가에 포함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토공이 분양하는 택지 조성 원가에서 이처럼 간접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5.2%로, 역시 택지분양을 하는 주공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 토공은 이런 식으로 이곳에서만 땅을 팔아 1200억 원을 남겼습니다. 용인 죽전에서 900억, 파주 교하에서 800억. 토공은 지난해에만 모두 9천6백억 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엄청난 이익은 직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갑니다. 직원들의 기본급 지급총액이 2004년 이후 183%나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사원복리후생비로만 1인당 833만 원, 모두 229억 원을 썼습니다. 전국 13개 지역 본부에는 직원 전용 골프 연습장이 갖춰져 있습니다. <녹취>토공 직원 : "새로 지었으니까요 (직원들 모두 이용할 수 있나요?) 그렇죠" 지난해 12월에는 판매 촉진비 명목라며 직원들이 89억 원을 나눠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토공이 책정한 택지비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싸게 책정된 택지비는 비싼 아파트 분양가로 이어집니다. 토공이 책정한 택지비의 검증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때문입니다. <인터뷰>윤효석(국민권익위원회 위원) : "택지비 산정을 감시할 6인 이상의 전문위원회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토공이 적정한 이윤을 내고 있는지 감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토지공사에게 국민의 땅을 강제 수용할 수 있는 권리는 준 이유는 아파트를 지을 저렴한 택지를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토공이 땅 장사에만 정신이 팔려 오히려 아파트 분양가를 높이는 단초만 제공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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