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첫 흑인 후보 지명

입력 2008.08.31 (08:57) 수정 2009.01.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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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의 마지막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이번 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44대 대통령을 뽑기 위한 미 대선전이 본격화됐습니다.

특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후보로 공식 지명됨에 따라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지구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다음 주에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매케인의원이 역대 최고령 후보로 선출되고 나면, 사상 첫 흑백 대결로 치러질 미국 대선전은 11월 본 선거를 향한 두 달여 간의 대장정에 오르게 됩니다.

여기서 워싱턴 정인석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1> 정 특파원!,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선 후보가 탄생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1>

노예제의 뿌리를 갖고 있고, 여전히 인종의 벽이 높은 미국 사회에서 한마디로 일대 정치적 사건,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이미 예고됐던 일이긴 합니다만, 오바마의 후보 지명을 새로운 역사를 썼다, 있을 법하지 않은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는 문구를 써가면서 후보 선출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오바마가 후보직을 수락한 어제는 바로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명연설을 한 지 45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더욱 의미를 더했습니다. 오바마 후보의 수락 연설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깊은 감사와 겸손한 마음으로 미국 대통령 대선 후보 지명을 받아들입니다."

오바마의 대선후보 지명은 흑인 출신 정치인의 7번째 대권 도전만에 실현된 셈인데요, 흑인이 투표권을 갖기 시작한지 13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외돼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오바마의 대선 후보 지명은 그 자체만으로 232년 미국 역사를 새로 썼다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질문 2> 그런데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의원의 역할이 두드러졌는데요. 현지에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답변 2>

네, 이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의 주인공이 오바마였다면, 그 드라마를 연출한 기획자는 힐러리 클린턴이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클린턴 의원이 무대를 점령했고,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까지 총동원돼 전당대회 상황 전반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 그리고 언론이 가장 주목했던 부분이 바로 클린턴 지지자들의 반발 여부였는데요, 클린턴은 오바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그리고 매케인은 절대 안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당의 화합을 강조하면서 이런 우려들을 말끔히 씻어냈습니다. 클린턴의 연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前 민주당 경선후보): “이제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나의 당으로 단합할 때입니다. 절대로 어떤 일이 있어도 매케인은 안됩니다. 버락 오바마는 나의 후보입니다. 그리고 그가 반드시 우리의 대통령이 돼야합니다.”

오바마를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클린턴은 지지자들의 반발을 직접 무마하며, 오바마 후보의 만장일치 추대를 이끌어내는 지도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3> 이번에도 마찬가집니다만 미국 전당 대회를 보면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라는 느낌이 들던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변 3>

오바마 암살 기도범이 체포됐다는 소식에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는 어느 때보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성황을 이루며 치러졌습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윤제춘 특파원이 전당대회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는 여성표를 의식한 듯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첫날의 주인공 오바마 후보 부인 미셸 여사는 인간적인 연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녹취> 미셸 오바마(오바마 후보 부인): "내가 지금 아는 버락 오바마는 19년 전 사랑에 빠졌던 그 사람과 변함이 없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의원과 펠로시 하원의장은 첫 흑인 후보 지명의 주연배우였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무대의 뒤편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습니다.

자전거로 참가자들을 실어 나르고, 질서 유지와 안내, 쓰레기 치우기 등 행사장 곳곳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인터뷰> 앤 스타이스(자원봉사자): "이동이 필요한 사람들을 휠체어로 실어 나르고 있죠. 밖에서 만나서 데리고 들어오고 원하는 곳으로 데려 갑니다."

<인터뷰> 제인 카스티온(자원봉사자): "제 여름휴가 기간인데요. 오바마 선거운동을 위해 자원 봉사를 하고 있죠. (국가에) 보답하는 방법의 하나죠."

야당의 전당대회였지만 미 국무부는 외신 기자실을 만들어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테러 가능성 때문에 덴버 시내 곳곳은 수시로 통제되고 공항 같은 철저한 검색으로 전당대회장 입구는 늘 장사진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도, 참석자들도 모두 묵묵히 따랐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렇게 덴버 시민과 자원봉사자, 당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으로 평화롭고 안전한 축제로 막을 내렸습니다.

<질문 4> 이제 관건은 전당대회로 한껏 고조된 분위기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점일 텐데요, 현재 판세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답변 4>

흔히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면 지지율이 급반등하게 되는 이른바 '전대 효과'라는 게 있는데요, 아직은 좀 이른감이 있고, 여론조사기관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오바마 후보 진영 일단은 일부 전당대회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갤럽의 조사에선 전당대회 직전 매케인에 동률까지 허용했던 오바마 후보가 대선 후보로 지명된 뒤에는 격차를 다시 6%포인트로 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라스무센 등 일부에선 오히려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어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할 듯합니다.

여기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곧바로 다음 주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이 전대효과가 얼마나 갈지, 기대했던 만큼의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날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질문 5> 말씀하신대로, 모레부터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데요. 공화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습니까?

<답변 5>

사실, 공화당의 공세는 민주당의 전당대회 기간 때부터 이미 치밀한 각본 속에 착착 진행돼왔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대회장 주변에 유력 인사들을 파견해 맞불집회를 열고 민주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잇단 TV 광고에, 매케인 후보의 부인인 신디를 직접 그루지야에 파견하기도 했는데요, 공화당의 김빼기 전략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모레부터 미네소타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매케인 상원 의원이 예고된 대로 미국의 역대 최고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예정인데요.

미국의 사상 첫 흑인 후보와 최고령 후보의 맞대결, 첫 흑백 대결이 공식적으로 막을 올리게되는 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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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첫 흑인 후보 지명
    • 입력 2008-08-31 07:58:17
    • 수정2009-01-21 19:04:12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의 마지막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이번 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44대 대통령을 뽑기 위한 미 대선전이 본격화됐습니다. 특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후보로 공식 지명됨에 따라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지구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다음 주에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매케인의원이 역대 최고령 후보로 선출되고 나면, 사상 첫 흑백 대결로 치러질 미국 대선전은 11월 본 선거를 향한 두 달여 간의 대장정에 오르게 됩니다. 여기서 워싱턴 정인석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1> 정 특파원!,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선 후보가 탄생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1> 노예제의 뿌리를 갖고 있고, 여전히 인종의 벽이 높은 미국 사회에서 한마디로 일대 정치적 사건,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이미 예고됐던 일이긴 합니다만, 오바마의 후보 지명을 새로운 역사를 썼다, 있을 법하지 않은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는 문구를 써가면서 후보 선출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오바마가 후보직을 수락한 어제는 바로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명연설을 한 지 45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더욱 의미를 더했습니다. 오바마 후보의 수락 연설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깊은 감사와 겸손한 마음으로 미국 대통령 대선 후보 지명을 받아들입니다." 오바마의 대선후보 지명은 흑인 출신 정치인의 7번째 대권 도전만에 실현된 셈인데요, 흑인이 투표권을 갖기 시작한지 13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외돼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오바마의 대선 후보 지명은 그 자체만으로 232년 미국 역사를 새로 썼다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질문 2> 그런데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의원의 역할이 두드러졌는데요. 현지에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답변 2> 네, 이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의 주인공이 오바마였다면, 그 드라마를 연출한 기획자는 힐러리 클린턴이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클린턴 의원이 무대를 점령했고,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까지 총동원돼 전당대회 상황 전반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 그리고 언론이 가장 주목했던 부분이 바로 클린턴 지지자들의 반발 여부였는데요, 클린턴은 오바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그리고 매케인은 절대 안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당의 화합을 강조하면서 이런 우려들을 말끔히 씻어냈습니다. 클린턴의 연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前 민주당 경선후보): “이제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나의 당으로 단합할 때입니다. 절대로 어떤 일이 있어도 매케인은 안됩니다. 버락 오바마는 나의 후보입니다. 그리고 그가 반드시 우리의 대통령이 돼야합니다.” 오바마를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클린턴은 지지자들의 반발을 직접 무마하며, 오바마 후보의 만장일치 추대를 이끌어내는 지도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3> 이번에도 마찬가집니다만 미국 전당 대회를 보면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라는 느낌이 들던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변 3> 오바마 암살 기도범이 체포됐다는 소식에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는 어느 때보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성황을 이루며 치러졌습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윤제춘 특파원이 전당대회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는 여성표를 의식한 듯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첫날의 주인공 오바마 후보 부인 미셸 여사는 인간적인 연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녹취> 미셸 오바마(오바마 후보 부인): "내가 지금 아는 버락 오바마는 19년 전 사랑에 빠졌던 그 사람과 변함이 없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의원과 펠로시 하원의장은 첫 흑인 후보 지명의 주연배우였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무대의 뒤편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습니다. 자전거로 참가자들을 실어 나르고, 질서 유지와 안내, 쓰레기 치우기 등 행사장 곳곳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인터뷰> 앤 스타이스(자원봉사자): "이동이 필요한 사람들을 휠체어로 실어 나르고 있죠. 밖에서 만나서 데리고 들어오고 원하는 곳으로 데려 갑니다." <인터뷰> 제인 카스티온(자원봉사자): "제 여름휴가 기간인데요. 오바마 선거운동을 위해 자원 봉사를 하고 있죠. (국가에) 보답하는 방법의 하나죠." 야당의 전당대회였지만 미 국무부는 외신 기자실을 만들어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테러 가능성 때문에 덴버 시내 곳곳은 수시로 통제되고 공항 같은 철저한 검색으로 전당대회장 입구는 늘 장사진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도, 참석자들도 모두 묵묵히 따랐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렇게 덴버 시민과 자원봉사자, 당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으로 평화롭고 안전한 축제로 막을 내렸습니다. <질문 4> 이제 관건은 전당대회로 한껏 고조된 분위기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점일 텐데요, 현재 판세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답변 4> 흔히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면 지지율이 급반등하게 되는 이른바 '전대 효과'라는 게 있는데요, 아직은 좀 이른감이 있고, 여론조사기관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오바마 후보 진영 일단은 일부 전당대회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갤럽의 조사에선 전당대회 직전 매케인에 동률까지 허용했던 오바마 후보가 대선 후보로 지명된 뒤에는 격차를 다시 6%포인트로 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라스무센 등 일부에선 오히려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어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할 듯합니다. 여기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곧바로 다음 주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이 전대효과가 얼마나 갈지, 기대했던 만큼의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날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질문 5> 말씀하신대로, 모레부터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데요. 공화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습니까? <답변 5> 사실, 공화당의 공세는 민주당의 전당대회 기간 때부터 이미 치밀한 각본 속에 착착 진행돼왔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대회장 주변에 유력 인사들을 파견해 맞불집회를 열고 민주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잇단 TV 광고에, 매케인 후보의 부인인 신디를 직접 그루지야에 파견하기도 했는데요, 공화당의 김빼기 전략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모레부터 미네소타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매케인 상원 의원이 예고된 대로 미국의 역대 최고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예정인데요. 미국의 사상 첫 흑인 후보와 최고령 후보의 맞대결, 첫 흑백 대결이 공식적으로 막을 올리게되는 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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