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애인 올림픽 ‘인간승리의 투혼’

입력 2008.09.02 (08:52) 수정 2008.09.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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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이번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는 모두 79명의 한국선수들이 출전하는데요.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장애로 움츠러드는 자신을 극복하고 인간 승리의 투혼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려운 훈련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올림픽에 도전하는 주인공들!

오늘 현장에서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팔과 어깨의 힘만으로 무거운 쇳덩이를 들어 올립니다. 하지마비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은 더 이상 그에게 장애가 아닙니다.

장애인 역도 세계기록 보유자인 박종철 선수. 장미란 선수의 신화를 이어갈 장애인올림픽의 금메달 기대주입니다.

<인터뷰> 박종철(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 "당연히 금메달 따는 것이 첫 번째 목표고요. 두 번째 목표는 제가 가진 세계 기록을 깨는 것입니다."

누가 알아주지도, 또 응원해주지도 않는 설움 속에서도 시드니와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서당당히 2연패를 달성했던 박종철 선수.

은퇴 전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며 크고 작은 부상도 겪었지만 최고가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는 여전히 그의 도전을 멈추지 않게 합니다.

<인터뷰> 박종철(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 "도핑 문제 때문에 약도 함부로 쓸 수 없고 병원도 무작정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통증 같은 것도 참고 스스로 치료해야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는 박종철 선수를 비롯해 지난 6월 최종 선발된 78명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합니다.

전용 훈련시설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선수 한 명 한 명이 불굴의 의지를 불태워 왔는데요.

그 가운데 또 한 명인 시각축구 대표팀의 김정훈 선수. 그는 소리와 감각만으로 공을 차며 앞이 보이지 않는 외로움을 잊어왔습니다.

<인터뷰> 김정훈(선수/장애인 시각축구 국가대표) : "나는 안 되나 보다, 내 능력은 여기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력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이 맛에 시각축구를 하는구나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의 옆에는 눈이 되고, 길이 돼주는 특별한 한 사람이 있습니다.

골대 뒤에서 연신 목소리를 높이는 아내 김난희씨. 비장애인인 그녀가 이번 올림픽에서 시각장애선수들의 방향을 지시해주는 가이드 역할을 맡았습니다.

<인터뷰> 김난희(장애인 시각축구 국가대표팀 가이드) : "남편과 같이 뛸 수도 없고 골키퍼를 볼 수도 없고 그래서 골대 뒤에서 응원만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가이드 역할까지 맡게 됐습니다."

평소 안마사로 일을 하면서 틈틈이 훈련에 참여해 난생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올림픽 무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코치 역할을 자처한 아내가 있어 김정훈 선수는 이번 베이징행이 더욱 용기가 납니다.

<인터뷰> 김정훈(장애인 시각축구 국가대표) : "옆에 있는 것 자체가 마음도 편안하고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에 함께 가게 돼서 기쁘고 좋죠."

유도에선 유일하게 대표선수로 출전하는 서른아홉의 박정민 선수 역시 시각장애 1급의 중도장애인인데요.

<인터뷰> 조인호(장애인 유도 국가대표팀) : "감독 보이지 않아도 저렇게 잘할 수 있구나! 상대방을 메칠 수 있구나 하는 기대감과 놀라움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가 시력을 잃은 건 망막색소변성 판정을 받은 대학시절. 중학교 때부터 선수생활을 해온 그에게 장애판정은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았습니다.

<인터뷰> 박정민(장애인 유도 국가대표) : "대학교 3학년 때 시력이 안 좋았어도 0.3 정도 나왔는데 가면 갈수록 나빠지니까 내가 장애인 선수로 나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10년이 넘는 긴 방황 끝에 유도복을 다시 꺼내 입은 건 불과 5년 전의 일인데요.

하지만 올림픽 도전을 앞두고 몇 달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박정민 선수는 또 한 번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인터뷰> 박정민(장애인 유도 국가대표) : "어머니가 꿈에 요즘도 자주 나타나시거든요. 자다가도 일어나서 눈물이 많이 나요. 잘해 드렸어야 했는데..."

장애인이라는 불편한 시선을 등지고 스포츠를 통해 세상 속에 뛰어든 인간승리의 주인공들!

불굴의 의지로 당당히 세계무대에 오른 그들이 지금 한 목소리로 바라는 건, 바로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인데요.

<인터뷰> 박종철(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 "올림픽 보면서 부럽고 우리한테도 관심이 반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장애인 체육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기들이 참 많습니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하고 싶어요."

오는 6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도전정신으로 또 한 번의 감동 스토리를 전해줄 일흔 여덟 명의 태극전사들!

그동안 흘린 눈물과 땀방울이 베이징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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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8-09-02 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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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이번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는 모두 79명의 한국선수들이 출전하는데요.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장애로 움츠러드는 자신을 극복하고 인간 승리의 투혼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려운 훈련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올림픽에 도전하는 주인공들! 오늘 현장에서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팔과 어깨의 힘만으로 무거운 쇳덩이를 들어 올립니다. 하지마비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은 더 이상 그에게 장애가 아닙니다. 장애인 역도 세계기록 보유자인 박종철 선수. 장미란 선수의 신화를 이어갈 장애인올림픽의 금메달 기대주입니다. <인터뷰> 박종철(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 "당연히 금메달 따는 것이 첫 번째 목표고요. 두 번째 목표는 제가 가진 세계 기록을 깨는 것입니다." 누가 알아주지도, 또 응원해주지도 않는 설움 속에서도 시드니와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서당당히 2연패를 달성했던 박종철 선수. 은퇴 전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며 크고 작은 부상도 겪었지만 최고가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는 여전히 그의 도전을 멈추지 않게 합니다. <인터뷰> 박종철(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 "도핑 문제 때문에 약도 함부로 쓸 수 없고 병원도 무작정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통증 같은 것도 참고 스스로 치료해야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는 박종철 선수를 비롯해 지난 6월 최종 선발된 78명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합니다. 전용 훈련시설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선수 한 명 한 명이 불굴의 의지를 불태워 왔는데요. 그 가운데 또 한 명인 시각축구 대표팀의 김정훈 선수. 그는 소리와 감각만으로 공을 차며 앞이 보이지 않는 외로움을 잊어왔습니다. <인터뷰> 김정훈(선수/장애인 시각축구 국가대표) : "나는 안 되나 보다, 내 능력은 여기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력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이 맛에 시각축구를 하는구나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의 옆에는 눈이 되고, 길이 돼주는 특별한 한 사람이 있습니다. 골대 뒤에서 연신 목소리를 높이는 아내 김난희씨. 비장애인인 그녀가 이번 올림픽에서 시각장애선수들의 방향을 지시해주는 가이드 역할을 맡았습니다. <인터뷰> 김난희(장애인 시각축구 국가대표팀 가이드) : "남편과 같이 뛸 수도 없고 골키퍼를 볼 수도 없고 그래서 골대 뒤에서 응원만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가이드 역할까지 맡게 됐습니다." 평소 안마사로 일을 하면서 틈틈이 훈련에 참여해 난생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올림픽 무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코치 역할을 자처한 아내가 있어 김정훈 선수는 이번 베이징행이 더욱 용기가 납니다. <인터뷰> 김정훈(장애인 시각축구 국가대표) : "옆에 있는 것 자체가 마음도 편안하고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에 함께 가게 돼서 기쁘고 좋죠." 유도에선 유일하게 대표선수로 출전하는 서른아홉의 박정민 선수 역시 시각장애 1급의 중도장애인인데요. <인터뷰> 조인호(장애인 유도 국가대표팀) : "감독 보이지 않아도 저렇게 잘할 수 있구나! 상대방을 메칠 수 있구나 하는 기대감과 놀라움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가 시력을 잃은 건 망막색소변성 판정을 받은 대학시절. 중학교 때부터 선수생활을 해온 그에게 장애판정은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았습니다. <인터뷰> 박정민(장애인 유도 국가대표) : "대학교 3학년 때 시력이 안 좋았어도 0.3 정도 나왔는데 가면 갈수록 나빠지니까 내가 장애인 선수로 나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10년이 넘는 긴 방황 끝에 유도복을 다시 꺼내 입은 건 불과 5년 전의 일인데요. 하지만 올림픽 도전을 앞두고 몇 달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박정민 선수는 또 한 번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인터뷰> 박정민(장애인 유도 국가대표) : "어머니가 꿈에 요즘도 자주 나타나시거든요. 자다가도 일어나서 눈물이 많이 나요. 잘해 드렸어야 했는데..." 장애인이라는 불편한 시선을 등지고 스포츠를 통해 세상 속에 뛰어든 인간승리의 주인공들! 불굴의 의지로 당당히 세계무대에 오른 그들이 지금 한 목소리로 바라는 건, 바로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인데요. <인터뷰> 박종철(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 "올림픽 보면서 부럽고 우리한테도 관심이 반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장애인 체육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기들이 참 많습니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하고 싶어요." 오는 6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도전정신으로 또 한 번의 감동 스토리를 전해줄 일흔 여덟 명의 태극전사들! 그동안 흘린 눈물과 땀방울이 베이징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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