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 만화에 빠진 어른들 “유식해져요”

입력 2008.09.02 (08:52) 수정 2008.09.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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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에 가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직장인들, 뭘 그리 열심히 보나 하면 만화책 들고 있는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까지 다룬 만화들이 큰 인기잖아요.

박은영 아나운서, 만화에 빠진 어른들 많죠?

<리포트>

아이들 마냥 어른들이 만화책에 푹 빠진 이유, 두 말 할 것 없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의 학습만화가 그렇듯이 어른들 만화도 와인, 요리, 펀드 등 전문 분야의 지식까지 쌓을 수 있어
유용하기도 하다는데요, 어른들을 푹 빠지게 한 만화 이야기 만나보시죠.

직장 동료들로 구성된 와인 동호회입니다.

이렇게 정기적인 시음회를 갖다보니 이제 와인에 있어서 반 전문가가 다 됐는데요.

이처럼 반 전문가 수준이 되기까지의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만화책이었습니다.

와인에 관한 전문 지식들을 담고 있는 이 만화는 와인의 맛을 풍경화에 비유하는 등의 독특한 묘사로도 유명한데요, 한국에서만 2백만 부 이상이 판매됐을 정도로 수많은 어른들을 만화의 세계로 이끈 베스트셀러입니다.

<인터뷰> 박지향(와인 동호회원) : “저희 애가 고등학생, 중학생 두 명인데, 아이들이 만화를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저는 공부해야 하는데 만화 본다고 매일 구박했었는데 제가 이 만화를 보게 되면서 만화가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세 명이 같이 만화를 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원래 이 모임이 와인동호회가 아닌 독서토론회에서 시작됐다는 건데요, 유행하는 책이나 필독서를 읽고 토론하던 중에 와인 만화를 접하게 되면서 급기야 와인 동호회까지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훈재(와인 동호회원) : “(만화책이) 재밌어서 요즘은 지하철에서도 보게 됐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같이 한두 명씩 곁눈질로 보더라고요. 참 재밌는 것 같아요. 요즘 만화책에 푹 빠져 삽니다.”

만화에 푹 빠진 어른들이 늘면서 하나둘 사라졌던 ‘만화방’도 새롭게 부활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칙칙한 모습 대신, 세련된 실내장식을 갖춘 ‘만화 카페’로 변신했는데요, 이용료는 시간당 천 5백 원.

간단한 차나 음료부터 라면도 시켜먹을 수 있는데요, 이용객은 대부분 어른들입니다.

<인터뷰> 김지수(손님/경기도 고양시 정발산동) : “요즘 드라마들의 소재가, 만화책에 있는 소재를 따와서 드라마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래도 그렇게 많이 드라마를 만들다 보니까 만화책을 안 보면 사람들하고 이야기할 때 소외되더라고요.”

어른들에게 만화가 인기를 끈 데는 본격적인 어른 만화 제작시대가 되면서, 그만큼 어른 만화가 다양해졌기 때문인데요, 그 중에는 전문 직종을 섬세하게 다뤄서 통쾌한 지적 자극을 주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천재 심장외과 의사와 수술팀의 이야기를 다룬 의학만화를 비롯해, 일반 샐러리맨의 승진 과정을 통해
기업의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기업만화, 또, 펀드매니저의 세계를 다룬 경제만화도 요즘 인기입니다.

그 재미는 과연 어떨까요?

<인터뷰> 강병선(손님/서울시 양평동) : “재밌죠. 재미없으면 안 봐요. 일반 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재테크라는 개념이 조금 더 쉽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서 괜찮은 것 같아요.”

이밖에도 어른들을 위한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오감을 자극하는 예술 만화, 그리고 미식 만화인데요,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요리만화, 마치 한 편의 요리책을 보는 듯하죠.

만화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만화 작가가 되겠다고 나선 이들도 있는데요, 만화 전문 학원까지 다니며 열심입니다.

<인터뷰> 원혜진(학원생/부산시 괴정동) : “방사선사로 일하다가 만화가 정말 좋아서 욕심이 나는 거예요.
따라서 그려도 보고 만화책도 손에서 안 놓았거든요, 그때까지도.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고 펜을 잡았어요.”

만화 창작반 수업의 경우, 기본 8개월 과정에, 3개월은 선으로 인체 그리기.

다음 3개월은 배경 그리기를 배워 마지막 2개월 동안 직접 스토리를 짜서 단편 만화를 제작한다고 합니다.

<인터뷰> 연성흠(만화 학원장) : “총 8개월 정도면,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12쪽 정도의 단편은 충분히 완성할 수 있습니다.”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이 모두 학원생들이 제작한 건데요, 열정만큼이나 실력도 대단합니다.

이 단편 만화들 또한 학원생들이 직접 만들어서 판매까지 된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종겸(학원생/서울시 갈현동) :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따라 그리다 보니까 저도 작품 하나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여러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만화가가 되고 싶어요.”

재미는 물론 정보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만화...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만화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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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뉴스] 만화에 빠진 어른들 “유식해져요”
    • 입력 2008-09-02 08:25:46
    • 수정2008-09-02 09: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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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에 가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직장인들, 뭘 그리 열심히 보나 하면 만화책 들고 있는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까지 다룬 만화들이 큰 인기잖아요. 박은영 아나운서, 만화에 빠진 어른들 많죠? <리포트> 아이들 마냥 어른들이 만화책에 푹 빠진 이유, 두 말 할 것 없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의 학습만화가 그렇듯이 어른들 만화도 와인, 요리, 펀드 등 전문 분야의 지식까지 쌓을 수 있어 유용하기도 하다는데요, 어른들을 푹 빠지게 한 만화 이야기 만나보시죠. 직장 동료들로 구성된 와인 동호회입니다. 이렇게 정기적인 시음회를 갖다보니 이제 와인에 있어서 반 전문가가 다 됐는데요. 이처럼 반 전문가 수준이 되기까지의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만화책이었습니다. 와인에 관한 전문 지식들을 담고 있는 이 만화는 와인의 맛을 풍경화에 비유하는 등의 독특한 묘사로도 유명한데요, 한국에서만 2백만 부 이상이 판매됐을 정도로 수많은 어른들을 만화의 세계로 이끈 베스트셀러입니다. <인터뷰> 박지향(와인 동호회원) : “저희 애가 고등학생, 중학생 두 명인데, 아이들이 만화를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저는 공부해야 하는데 만화 본다고 매일 구박했었는데 제가 이 만화를 보게 되면서 만화가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세 명이 같이 만화를 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원래 이 모임이 와인동호회가 아닌 독서토론회에서 시작됐다는 건데요, 유행하는 책이나 필독서를 읽고 토론하던 중에 와인 만화를 접하게 되면서 급기야 와인 동호회까지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훈재(와인 동호회원) : “(만화책이) 재밌어서 요즘은 지하철에서도 보게 됐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같이 한두 명씩 곁눈질로 보더라고요. 참 재밌는 것 같아요. 요즘 만화책에 푹 빠져 삽니다.” 만화에 푹 빠진 어른들이 늘면서 하나둘 사라졌던 ‘만화방’도 새롭게 부활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칙칙한 모습 대신, 세련된 실내장식을 갖춘 ‘만화 카페’로 변신했는데요, 이용료는 시간당 천 5백 원. 간단한 차나 음료부터 라면도 시켜먹을 수 있는데요, 이용객은 대부분 어른들입니다. <인터뷰> 김지수(손님/경기도 고양시 정발산동) : “요즘 드라마들의 소재가, 만화책에 있는 소재를 따와서 드라마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래도 그렇게 많이 드라마를 만들다 보니까 만화책을 안 보면 사람들하고 이야기할 때 소외되더라고요.” 어른들에게 만화가 인기를 끈 데는 본격적인 어른 만화 제작시대가 되면서, 그만큼 어른 만화가 다양해졌기 때문인데요, 그 중에는 전문 직종을 섬세하게 다뤄서 통쾌한 지적 자극을 주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천재 심장외과 의사와 수술팀의 이야기를 다룬 의학만화를 비롯해, 일반 샐러리맨의 승진 과정을 통해 기업의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기업만화, 또, 펀드매니저의 세계를 다룬 경제만화도 요즘 인기입니다. 그 재미는 과연 어떨까요? <인터뷰> 강병선(손님/서울시 양평동) : “재밌죠. 재미없으면 안 봐요. 일반 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재테크라는 개념이 조금 더 쉽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서 괜찮은 것 같아요.” 이밖에도 어른들을 위한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오감을 자극하는 예술 만화, 그리고 미식 만화인데요,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요리만화, 마치 한 편의 요리책을 보는 듯하죠. 만화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만화 작가가 되겠다고 나선 이들도 있는데요, 만화 전문 학원까지 다니며 열심입니다. <인터뷰> 원혜진(학원생/부산시 괴정동) : “방사선사로 일하다가 만화가 정말 좋아서 욕심이 나는 거예요. 따라서 그려도 보고 만화책도 손에서 안 놓았거든요, 그때까지도.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고 펜을 잡았어요.” 만화 창작반 수업의 경우, 기본 8개월 과정에, 3개월은 선으로 인체 그리기. 다음 3개월은 배경 그리기를 배워 마지막 2개월 동안 직접 스토리를 짜서 단편 만화를 제작한다고 합니다. <인터뷰> 연성흠(만화 학원장) : “총 8개월 정도면,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12쪽 정도의 단편은 충분히 완성할 수 있습니다.”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이 모두 학원생들이 제작한 건데요, 열정만큼이나 실력도 대단합니다. 이 단편 만화들 또한 학원생들이 직접 만들어서 판매까지 된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종겸(학원생/서울시 갈현동) :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따라 그리다 보니까 저도 작품 하나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여러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만화가가 되고 싶어요.” 재미는 물론 정보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만화...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만화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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