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보다 가정이 우선

입력 2001.02.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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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이냐, 가정이냐 직업을 가진 기혼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둘을 놓고 진지한 고민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한때는 일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이른바 슈퍼우먼 신드롬이 불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사회적인 성공보다는 가정의 행복을 택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윤성도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10년 간 중학교 교사로 일해 온 전명희 씨.
두 아이의 어머니기도 한 전 씨는 오랜 고민 끝에 얼마 전 학교에 사표를 냈습니다.
올해 6살난 둘째 애만큼은 제 손으로 키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명희(주부/전직교사): 내가 과연 이 시간을 희생을 하면서 나가서 버틴다고 했을 때 혹시나 애들이 잘못되면 어떻게 할까, 그러니까 애들하고 나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도 이 시간밖에 없는데...
⊙기자: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는 주변에서 반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요즘 전 씨는 가정생활에 새로운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전명희(주부/전직교사): 아침마다 애를, 우는 애를 떼 놓고 가는 게 너무 힘들었었는데 이런 게 너무 힘들었는데 그걸 안 하고 애랑 같이 있을 수 있고 남편이 퇴근해 와도 저녁도 마련해 놓을 수 있고 뭔가 가정적인 생활이 이제사 이루어지는구나...
⊙기자: 그 동안 전문직여성이라고 하면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이른바 슈퍼우먼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가정과 자녀를 희생시키기보다는 일단 직장을 포기하겠다는 여성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결혼 후 맞벌이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한 결과 남성은 54%가 맞벌이를 원했지만 여성은 37%에 불과해 이런 현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직 여성들의 이런 가정복귀 현상이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지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정옥(여성민우회 노동센터 간사): 육아문제에 직면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단 보기에는 자발적인 선택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회사생활에 있어서 가정주부로서 회사 생활하는 것의 어려움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의 부족...
⊙기자: 대기업 정보통신사에 다니던 김태희 씨도 육아를 위해 남들이 부러워하던 직장을 과감히 그만뒀습니다.
지난 2년간 육아에만 매달렸던 김 씨는 최근 다시 직장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재취업하기까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야했습니다.
⊙김태희(민예총 간사): 몇 군데 면접을 봤을 때 물어보는 것이 남편이 좋아합니까? 라거나 혹은 아이를 어떻게 하실 거냐라는 게 어떤 걱정의 차원이 아니라 아이 냅두고 와도 되겠어요, 라는 그런 식의 선입견을 많이 느꼈었죠.
⊙기자: 사회적인 성공보다는 가정과 자녀의 행복을 선택하는 여성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성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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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보다 가정이 우선
    • 입력 2001-02-22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일이냐, 가정이냐 직업을 가진 기혼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둘을 놓고 진지한 고민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한때는 일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이른바 슈퍼우먼 신드롬이 불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사회적인 성공보다는 가정의 행복을 택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윤성도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10년 간 중학교 교사로 일해 온 전명희 씨. 두 아이의 어머니기도 한 전 씨는 오랜 고민 끝에 얼마 전 학교에 사표를 냈습니다. 올해 6살난 둘째 애만큼은 제 손으로 키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명희(주부/전직교사): 내가 과연 이 시간을 희생을 하면서 나가서 버틴다고 했을 때 혹시나 애들이 잘못되면 어떻게 할까, 그러니까 애들하고 나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도 이 시간밖에 없는데... ⊙기자: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는 주변에서 반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요즘 전 씨는 가정생활에 새로운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전명희(주부/전직교사): 아침마다 애를, 우는 애를 떼 놓고 가는 게 너무 힘들었었는데 이런 게 너무 힘들었는데 그걸 안 하고 애랑 같이 있을 수 있고 남편이 퇴근해 와도 저녁도 마련해 놓을 수 있고 뭔가 가정적인 생활이 이제사 이루어지는구나... ⊙기자: 그 동안 전문직여성이라고 하면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이른바 슈퍼우먼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가정과 자녀를 희생시키기보다는 일단 직장을 포기하겠다는 여성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결혼 후 맞벌이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한 결과 남성은 54%가 맞벌이를 원했지만 여성은 37%에 불과해 이런 현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직 여성들의 이런 가정복귀 현상이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지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정옥(여성민우회 노동센터 간사): 육아문제에 직면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단 보기에는 자발적인 선택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회사생활에 있어서 가정주부로서 회사 생활하는 것의 어려움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의 부족... ⊙기자: 대기업 정보통신사에 다니던 김태희 씨도 육아를 위해 남들이 부러워하던 직장을 과감히 그만뒀습니다. 지난 2년간 육아에만 매달렸던 김 씨는 최근 다시 직장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재취업하기까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야했습니다. ⊙김태희(민예총 간사): 몇 군데 면접을 봤을 때 물어보는 것이 남편이 좋아합니까? 라거나 혹은 아이를 어떻게 하실 거냐라는 게 어떤 걱정의 차원이 아니라 아이 냅두고 와도 되겠어요, 라는 그런 식의 선입견을 많이 느꼈었죠. ⊙기자: 사회적인 성공보다는 가정과 자녀의 행복을 선택하는 여성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성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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