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이탈리아 이브레아의 오렌지

⊙기자: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 이브레아의 오렌지 축제 모습입니다.
마을로 마차가 들어서자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오렌지를 던지기 시작합니다.
마차 위의 호위병들도 이에 질세라 필사적으로 오렌지를 던집니다.
하루 동안 그야말로 오렌지 전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축제 참가자: 이 오렌지로 얼굴에 던질 테니 한 번 보세요.
⊙기자: 중세시대 이 마을 처녀들은 결혼 첫 날 밤을 군주와 보내야 했습니다.
결국 군주는 한 처녀에게 살해됐고 이때부터 마을사람들은 그의 머리를 상징하는 오렌지를 던짐으로써 폭군에 대한 증오심을 표출해 왔습니다.
⊙네르비(참가자): 다른 지방 사람들과는 구별되고 우리 이브레아 사람들만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기자: 오렌지축제는 딱딱한 오렌지를 사람에게 던지기 때문에 외부인들에게는 위험하게만 보입니다.
하지만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조심만 한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코스타마나(참가자): 고개는 숙이고 눈만 치켜뜨면 전혀 위험하지 않아요.
⊙기자: 하지만 실제로는 축제가 끝난 뒤 170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오렌지 낭비에다 위험하기까지 한 이탈리아의 오렌지 축제, 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폭군을 스스로 처형한다는 의미에서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한창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