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막말에 실종된 ‘정치’
입력 2008.10.31 (21:58)
수정 2008.10.31 (22: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과 장관 사이에 오간 막말 파문은 우리 정치 수준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막말로 어떻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가능할까요?
엄경철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그날 발언의 의도는 경제 위기의 책임자를 지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이종걸(민주당 의원/10월 24일 국감) : "장관, 차관, 낙하산 대기자들, 그들은 이명박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그러나 '졸개'라는 표현으로 발언의 본질은 사라졌습니다.
<녹취> 유인촌(장관) : "사진 찍지 마, 씨... 성질 뻗쳐서 정말..."
막말 공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 차원의 더 큰 싸움으로 확산됩니다.
<녹취> 윤상현(한나라당 대변인) : "장차관을 대통령의 졸개니 하수인으로 모독한 것도 의원 저질 발언 금메달감입니다."
<녹취> 최재성(민주당 대변인) : "장관이 쌍말을 하고 미안하다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국회가 돼서야되나?"
'졸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듯, 거친 발언은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김유정(민주당 의원/8일 서울시 국감) : "(뉴타운 공약) 불륜의 당사자들은 아무 처벌 없이 자유로운데 목격자들, 서울 시민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녹취> 정진석(한나라당 의원/국감 회의) : "니들이 하면 로맨스고, 우리가 하면 불륜이냐."
주로 대통령을 겨냥한 이런 막말 정치는, 지난 정권에서도 그랬습니다.
<녹취> 한나라당 '환생경제' 연극(2004년) : "(인사를 하는데 욕을 하는 이런 00놈이 다 있어?)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죠?"
연극이지만 풍자가 도를 넘어, 아예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격렬한 반발과 대립을 불러왔습니다.
대립과 반발의 연속, 막말 정치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녹취> 서병수(한나라당 의원) : "네 편, 내 편으로 좀 갈라서는 의식을 갖고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상대방을 깎아내린다던가, 흠집낸다던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때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고, 5년 전 노무현 대통령 연설 때 한나라당 의원들은 기립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정장선(민주당 의원) :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되는데 그건 근본에 대한, 그런 근본이 제대로 좀 안되있지않나."
막말 정치인을 징계할 제도적 장치는 국회 윤리특위입니다.
이번 파문의 당사자도 제소됐고, 18대 국회에서만 6건이 제소됐습니다. 그러나 17대 국회 윤리위에 제소된 82건 가운데 단 한 건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고, 당연히 징계도 없었습니다.
<녹취> 양승함(연세대 정치학과 교수) :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관련이 되니까 사실 그런 규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운영을 안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어떤 면에서 국회의원들의 직무유기라고 생각이 된다."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이 스스로 먼저, 말부터 다스리지 않으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설 곳이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됩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과 장관 사이에 오간 막말 파문은 우리 정치 수준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막말로 어떻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가능할까요?
엄경철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그날 발언의 의도는 경제 위기의 책임자를 지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이종걸(민주당 의원/10월 24일 국감) : "장관, 차관, 낙하산 대기자들, 그들은 이명박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그러나 '졸개'라는 표현으로 발언의 본질은 사라졌습니다.
<녹취> 유인촌(장관) : "사진 찍지 마, 씨... 성질 뻗쳐서 정말..."
막말 공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 차원의 더 큰 싸움으로 확산됩니다.
<녹취> 윤상현(한나라당 대변인) : "장차관을 대통령의 졸개니 하수인으로 모독한 것도 의원 저질 발언 금메달감입니다."
<녹취> 최재성(민주당 대변인) : "장관이 쌍말을 하고 미안하다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국회가 돼서야되나?"
'졸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듯, 거친 발언은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김유정(민주당 의원/8일 서울시 국감) : "(뉴타운 공약) 불륜의 당사자들은 아무 처벌 없이 자유로운데 목격자들, 서울 시민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녹취> 정진석(한나라당 의원/국감 회의) : "니들이 하면 로맨스고, 우리가 하면 불륜이냐."
주로 대통령을 겨냥한 이런 막말 정치는, 지난 정권에서도 그랬습니다.
<녹취> 한나라당 '환생경제' 연극(2004년) : "(인사를 하는데 욕을 하는 이런 00놈이 다 있어?)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죠?"
연극이지만 풍자가 도를 넘어, 아예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격렬한 반발과 대립을 불러왔습니다.
대립과 반발의 연속, 막말 정치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녹취> 서병수(한나라당 의원) : "네 편, 내 편으로 좀 갈라서는 의식을 갖고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상대방을 깎아내린다던가, 흠집낸다던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때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고, 5년 전 노무현 대통령 연설 때 한나라당 의원들은 기립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정장선(민주당 의원) :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되는데 그건 근본에 대한, 그런 근본이 제대로 좀 안되있지않나."
막말 정치인을 징계할 제도적 장치는 국회 윤리특위입니다.
이번 파문의 당사자도 제소됐고, 18대 국회에서만 6건이 제소됐습니다. 그러나 17대 국회 윤리위에 제소된 82건 가운데 단 한 건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고, 당연히 징계도 없었습니다.
<녹취> 양승함(연세대 정치학과 교수) :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관련이 되니까 사실 그런 규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운영을 안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어떤 면에서 국회의원들의 직무유기라고 생각이 된다."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이 스스로 먼저, 말부터 다스리지 않으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설 곳이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됩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막말에 실종된 ‘정치’
-
- 입력 2008-10-31 20:49:47
- 수정2008-10-31 22:15:26
<앵커 멘트>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과 장관 사이에 오간 막말 파문은 우리 정치 수준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막말로 어떻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가능할까요?
엄경철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그날 발언의 의도는 경제 위기의 책임자를 지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이종걸(민주당 의원/10월 24일 국감) : "장관, 차관, 낙하산 대기자들, 그들은 이명박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그러나 '졸개'라는 표현으로 발언의 본질은 사라졌습니다.
<녹취> 유인촌(장관) : "사진 찍지 마, 씨... 성질 뻗쳐서 정말..."
막말 공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 차원의 더 큰 싸움으로 확산됩니다.
<녹취> 윤상현(한나라당 대변인) : "장차관을 대통령의 졸개니 하수인으로 모독한 것도 의원 저질 발언 금메달감입니다."
<녹취> 최재성(민주당 대변인) : "장관이 쌍말을 하고 미안하다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국회가 돼서야되나?"
'졸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듯, 거친 발언은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김유정(민주당 의원/8일 서울시 국감) : "(뉴타운 공약) 불륜의 당사자들은 아무 처벌 없이 자유로운데 목격자들, 서울 시민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녹취> 정진석(한나라당 의원/국감 회의) : "니들이 하면 로맨스고, 우리가 하면 불륜이냐."
주로 대통령을 겨냥한 이런 막말 정치는, 지난 정권에서도 그랬습니다.
<녹취> 한나라당 '환생경제' 연극(2004년) : "(인사를 하는데 욕을 하는 이런 00놈이 다 있어?)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죠?"
연극이지만 풍자가 도를 넘어, 아예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격렬한 반발과 대립을 불러왔습니다.
대립과 반발의 연속, 막말 정치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녹취> 서병수(한나라당 의원) : "네 편, 내 편으로 좀 갈라서는 의식을 갖고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상대방을 깎아내린다던가, 흠집낸다던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때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고, 5년 전 노무현 대통령 연설 때 한나라당 의원들은 기립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정장선(민주당 의원) :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되는데 그건 근본에 대한, 그런 근본이 제대로 좀 안되있지않나."
막말 정치인을 징계할 제도적 장치는 국회 윤리특위입니다.
이번 파문의 당사자도 제소됐고, 18대 국회에서만 6건이 제소됐습니다. 그러나 17대 국회 윤리위에 제소된 82건 가운데 단 한 건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고, 당연히 징계도 없었습니다.
<녹취> 양승함(연세대 정치학과 교수) :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관련이 되니까 사실 그런 규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운영을 안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어떤 면에서 국회의원들의 직무유기라고 생각이 된다."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이 스스로 먼저, 말부터 다스리지 않으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설 곳이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됩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
-
-
엄경철 기자 eom@kbs.co.kr
엄경철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슈
2008년도 국회 국정감사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