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아버지, ‘아들에게 속죄’ 신장 이식

입력 2008.11.26 (21:47) 수정 2008.11.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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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무기수로 복역 중인 아버지가 신부전증 환자인 아들에게 신장을 나눠줬습니다.
아들에게 속죄하고 싶다는 애끓는 부정에, 사법당국도 형 집행정지로 관용을 베풀었습니다.
노준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말기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29살 박 모 씨.

일주일에 세번씩 혈액 투석을 받으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다 오늘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신장을 이식해 준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습니다.

<녹취> 박 씨(만성신부전증 말기 환자) : "저희 아버지께서 지금 수술받고 계신데 아무일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수술까지는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중인 아버지는 "아들에게 새 생명을 주는 것으로 속죄하고 싶다"며 검찰에 호소했고, 사법당국은 안타까운 사정을 받아들여 전례가 없는 '형 집행정지'로 수술을 허락했습니다.

5시간에 걸친 신장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녹취> 박 씨 아버지 : "지금까지 수술하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진짜 감사드립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했습니다.

<녹취> 박 씨(신장이식 수술 환자) :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네요. 언젠가 아버지가 수감생활하고 나오시게 되면 모시고 살아야죠. 동생하고..."

가족간의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은 소중한 시간, 박 씨의 아버지는 다음달 6일쯤, 다시 수감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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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수 아버지, ‘아들에게 속죄’ 신장 이식
    • 입력 2008-11-26 21:04:54
    • 수정2008-11-27 08: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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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무기수로 복역 중인 아버지가 신부전증 환자인 아들에게 신장을 나눠줬습니다. 아들에게 속죄하고 싶다는 애끓는 부정에, 사법당국도 형 집행정지로 관용을 베풀었습니다. 노준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말기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29살 박 모 씨. 일주일에 세번씩 혈액 투석을 받으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다 오늘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신장을 이식해 준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습니다. <녹취> 박 씨(만성신부전증 말기 환자) : "저희 아버지께서 지금 수술받고 계신데 아무일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수술까지는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중인 아버지는 "아들에게 새 생명을 주는 것으로 속죄하고 싶다"며 검찰에 호소했고, 사법당국은 안타까운 사정을 받아들여 전례가 없는 '형 집행정지'로 수술을 허락했습니다. 5시간에 걸친 신장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녹취> 박 씨 아버지 : "지금까지 수술하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진짜 감사드립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했습니다. <녹취> 박 씨(신장이식 수술 환자) :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네요. 언젠가 아버지가 수감생활하고 나오시게 되면 모시고 살아야죠. 동생하고..." 가족간의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은 소중한 시간, 박 씨의 아버지는 다음달 6일쯤, 다시 수감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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