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핸드폰 밀거래 성행

입력 2001.03.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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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대전화 잃어버린 적 있으십니까? 만약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으셨다면 꽤 운이 좋으신 겁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를 잃어버려도 돌려 받을 확률이 겨우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습득한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단말기 보조금 제도가 폐지돼 휴대전화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사고 파는 밀거래 행위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출동투데이 윤중경 프로듀서입니다.
⊙기자: 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핸드폰 찾기 콜센터, 2년전 문을 연 이곳에서는 국내 이동통신 5개 사가 고객서비스의 일환으로 분실된 휴대전화들을 주인에게 찾아주고 있습니다.
보관창고에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수의 휴대전화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모두 전국 우체국망이나 휴대전화 습득자들의 신고전화를 통해 취합한 주인 잃은 물건들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단말기 보조금 제도가 폐지돼 휴대전화 가격이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이곳으로 접수되는 분실건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주인에게 통보를 해도 찾으러 오지 않던 예전과는 사정이 달라진 것입니다.
⊙박미란(핸드폰 찾기 콜센터): 보조금 제도가 없어지고 난 뒤에 저희가 연락을 드리면 100% 다 찾으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기자: 그전에는 어땠어요?
⊙박미란(핸드폰 찾기 콜센터): 그 전에는 기존 텔레콤사에서 많이들 협조해 주시고 하니까 찾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으셨는데...
⊙기자: 핸드폰 찾기 콜센터에 보관중인 핸드폰은 약 8만여 대, 그러나 이곳에 접수된 단말기는 총 분실건수의 2%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휴대전화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지난달 택시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는 김지향 씨.
씨는 휴대전화를 돌려준 택시기사로부터 과다한 액수의 수고비를 요구받았다고 합니다.
⊙김지향(회사원/휴대전화 분실 경험자): 그러면 나는 얼마를 드리면 되냐, 그러니까 아저씨가 5만원만 달라고 아가씨니까, 5만원만 달라해서 우선은 제가 핸드폰 다시 사려면 십 몇 만원 줘야 되니까 그냥 5만원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만나고 제 핸드폰을 5만원을 주고 제가 다시 돌려받았죠.
⊙기자: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습득물 분실센터를 찾았습니다.
조합관계자들은 택시기사들의 관행화 된 수고비 요구에 대해 일부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더구나 휴대전화를 비롯한 분실물 접수대장에는 분실신고에 비해 기사들의 습득물 신고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습득된 휴대전화들이 어디론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 지금 가장 큰 문제가 핸드폰인데 일부 운전자들이 돈을 요구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저희가 확인을 못하니까 그것은...
그런 것은 아마 아까 말씀하신 대로 유혹하는 것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기자: 실제로 지난 2월 부산에서는 분실되거나 도난 당한 휴대전화를 모아 중국 등에 수출해 온 전문 매매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아예 명함을 돌리며 노골적으로 휴대전화를 불법 매매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울에서도 이런 불법 핸드폰 매매 업자는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약속장소에 나타난 남자는 휴대전화를 보여주자 곧바로 가격을 제시합니다.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016인가? 핸드폰에 뭐라고 써 있어?
⊙인터뷰: SCH A 2000이요.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이건 4만원이야. 이거 쁘락치(휴대전화 불법전용)시키는 거예요. 쁘락치 시키는 건데 이건 안돼요. 내가 이건 7만원 드릴게... 안 파실 거면 저 그냥 가고요. 파시려면 빨리 파시고요.
⊙기자: 취재진이 값이 안 맞는다며 휴대전화 판매를 거부하자 매매 업자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취재에 응한 매매 업자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놓습니다.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제가 중고를 사잖아요. 가게에도 중고휴대폰 받는다고 써 놨어요. 중고를 사는 곳 중에서도 큰 데는 안하고... 거기서도 아는 루트가 있는데 절대 안 가르쳐 주더라고요.
⊙기자: 개당 얼마 정도 마진을 남기나?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5000원부터 2만원까지...
⊙기자: 이렇게 사들인 휴대전화는 중고품으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기존 휴대전화의 고유일련번호를 간단히 없애고 휴대전화를 사려는 사람의 번호로 바꿔 주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관계자: 청계천에 가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요. 마음만 먹으면 금방 해요.
⊙기자: 국민 두 명 중 1명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시대, 휴대전화를 둘러싼 악덕상술과 비양심에 대처하는 방법은 휴대전화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뿐입니다.
KBS뉴스 윤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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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실핸드폰 밀거래 성행
    • 입력 2001-03-06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휴대전화 잃어버린 적 있으십니까? 만약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으셨다면 꽤 운이 좋으신 겁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를 잃어버려도 돌려 받을 확률이 겨우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습득한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단말기 보조금 제도가 폐지돼 휴대전화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사고 파는 밀거래 행위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출동투데이 윤중경 프로듀서입니다. ⊙기자: 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핸드폰 찾기 콜센터, 2년전 문을 연 이곳에서는 국내 이동통신 5개 사가 고객서비스의 일환으로 분실된 휴대전화들을 주인에게 찾아주고 있습니다. 보관창고에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수의 휴대전화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모두 전국 우체국망이나 휴대전화 습득자들의 신고전화를 통해 취합한 주인 잃은 물건들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단말기 보조금 제도가 폐지돼 휴대전화 가격이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이곳으로 접수되는 분실건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주인에게 통보를 해도 찾으러 오지 않던 예전과는 사정이 달라진 것입니다. ⊙박미란(핸드폰 찾기 콜센터): 보조금 제도가 없어지고 난 뒤에 저희가 연락을 드리면 100% 다 찾으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기자: 그전에는 어땠어요? ⊙박미란(핸드폰 찾기 콜센터): 그 전에는 기존 텔레콤사에서 많이들 협조해 주시고 하니까 찾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으셨는데... ⊙기자: 핸드폰 찾기 콜센터에 보관중인 핸드폰은 약 8만여 대, 그러나 이곳에 접수된 단말기는 총 분실건수의 2%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휴대전화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지난달 택시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는 김지향 씨. 씨는 휴대전화를 돌려준 택시기사로부터 과다한 액수의 수고비를 요구받았다고 합니다. ⊙김지향(회사원/휴대전화 분실 경험자): 그러면 나는 얼마를 드리면 되냐, 그러니까 아저씨가 5만원만 달라고 아가씨니까, 5만원만 달라해서 우선은 제가 핸드폰 다시 사려면 십 몇 만원 줘야 되니까 그냥 5만원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만나고 제 핸드폰을 5만원을 주고 제가 다시 돌려받았죠. ⊙기자: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습득물 분실센터를 찾았습니다. 조합관계자들은 택시기사들의 관행화 된 수고비 요구에 대해 일부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더구나 휴대전화를 비롯한 분실물 접수대장에는 분실신고에 비해 기사들의 습득물 신고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습득된 휴대전화들이 어디론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 지금 가장 큰 문제가 핸드폰인데 일부 운전자들이 돈을 요구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저희가 확인을 못하니까 그것은... 그런 것은 아마 아까 말씀하신 대로 유혹하는 것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기자: 실제로 지난 2월 부산에서는 분실되거나 도난 당한 휴대전화를 모아 중국 등에 수출해 온 전문 매매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아예 명함을 돌리며 노골적으로 휴대전화를 불법 매매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울에서도 이런 불법 핸드폰 매매 업자는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약속장소에 나타난 남자는 휴대전화를 보여주자 곧바로 가격을 제시합니다.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016인가? 핸드폰에 뭐라고 써 있어? ⊙인터뷰: SCH A 2000이요.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이건 4만원이야. 이거 쁘락치(휴대전화 불법전용)시키는 거예요. 쁘락치 시키는 건데 이건 안돼요. 내가 이건 7만원 드릴게... 안 파실 거면 저 그냥 가고요. 파시려면 빨리 파시고요. ⊙기자: 취재진이 값이 안 맞는다며 휴대전화 판매를 거부하자 매매 업자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취재에 응한 매매 업자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놓습니다.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제가 중고를 사잖아요. 가게에도 중고휴대폰 받는다고 써 놨어요. 중고를 사는 곳 중에서도 큰 데는 안하고... 거기서도 아는 루트가 있는데 절대 안 가르쳐 주더라고요. ⊙기자: 개당 얼마 정도 마진을 남기나?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자: 5000원부터 2만원까지... ⊙기자: 이렇게 사들인 휴대전화는 중고품으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기존 휴대전화의 고유일련번호를 간단히 없애고 휴대전화를 사려는 사람의 번호로 바꿔 주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관계자: 청계천에 가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요. 마음만 먹으면 금방 해요. ⊙기자: 국민 두 명 중 1명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시대, 휴대전화를 둘러싼 악덕상술과 비양심에 대처하는 방법은 휴대전화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뿐입니다. KBS뉴스 윤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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