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일제고사…또 갈라진 교육 현장

입력 2008.12.2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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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의 중학교 1, 2학년 생들이 어제 논란 속에 학력 평가 시험을 치렀습니다.

일부 교육·시민 단체들은 크게 반발하면서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진행했습니다.

김시원 기자!

교육계 갈등이 깊어지네요...

<리포트>

그렇습니다. 교육계 갈등이 커질 수록 가장 혼란스럽고 피해를 보는 건 역시 학생들일텐데요.

학력 신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 아니다 무한 경쟁을 강요할 뿐이다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해결될 기미가 없습니다.

어제 치러진 학력평가에서도 전국적으로 30명 이상의 중학생들이 시험을 거부했는데요.

전북 지역의 3개 학교에서는 아예 시험을 치르지 않고, 일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일제고사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어제 전국에서 중학교 1, 2학년 생 135만 명이 일제히 학력 평가를 치렀습니다.

각 시도 교육청이 주관해 같은 문제로 국어와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과목을 동시에 시험 봤는데요.

교육 당국은 객관적으로 학력을 진단하기 위해 학력 평가는 꼭 필요하다면서

내신에 반영되거나 학교 정보로 공시하지 않고 학생에게는 과목별 석차 정도만 통지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김대성(부산교육청 장학관): "성적은 백분율로 표시되므로 서열화라는 주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반발이 잇따랐습니다.

시험을 거부한 학생들은 시민 단체 등과 함께 집회를 열고, 고궁 견학 등 체험 학습에 참여했습니다.

<녹취>한옥경(참교육학부모회 회원): "학생 줄세우기식 일제고사는 경쟁과 서열화를 가속화시켜 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입니다."

부산에서는 169개 가운데 30개 중학교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검은 옷을 입고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이들은 일제 고사를 반대하면서, 체험학습을 허락한 교사의 해임과 파면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남기범(전교조 부산지부장): "기말고사 이후 일제고사는 공공성을 해칠 수 밖에 없다."

전북에서는 대안 학교를 포함해 3개 학교가 아예 시험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일반 학교인 장수중학교는 학교 운영위와 교직원 회의 결정으로 재학생 150명이 시험을 보지 않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인터뷰>김인봉(장수중학교 교장): "기말고사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았고 또 방학도 며칠남지 않았기 때문에 또다른 시험이 학생들에게 의미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습니다"

이번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36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평균 응시율은 98.7% 입니다.

지난 10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때는 97명이 결석하고, 78명이 평가를 거부했었는데요. 수치로만 보면 줄었습니다.

전교조 소속 일부 교사들은 이번 시험에 앞서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지난번과 달리 일제 고사를 보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등의 직접적인 표현은 안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는 학력 평가를 거부한 학생은 무단 결석 처리하고, 체험학습을 허가한 교사들을 중징계하겠다고 밝힌 상탭니다.

때문에 교사들의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지난번처럼 대규모 징계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역사 교과서의 이념 논쟁에 이어 이른바 일제 고사 논란까지, 교육계의 계속되는 갈등 속에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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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12-24 07: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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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의 중학교 1, 2학년 생들이 어제 논란 속에 학력 평가 시험을 치렀습니다. 일부 교육·시민 단체들은 크게 반발하면서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진행했습니다. 김시원 기자! 교육계 갈등이 깊어지네요... <리포트> 그렇습니다. 교육계 갈등이 커질 수록 가장 혼란스럽고 피해를 보는 건 역시 학생들일텐데요. 학력 신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 아니다 무한 경쟁을 강요할 뿐이다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해결될 기미가 없습니다. 어제 치러진 학력평가에서도 전국적으로 30명 이상의 중학생들이 시험을 거부했는데요. 전북 지역의 3개 학교에서는 아예 시험을 치르지 않고, 일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일제고사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어제 전국에서 중학교 1, 2학년 생 135만 명이 일제히 학력 평가를 치렀습니다. 각 시도 교육청이 주관해 같은 문제로 국어와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과목을 동시에 시험 봤는데요. 교육 당국은 객관적으로 학력을 진단하기 위해 학력 평가는 꼭 필요하다면서 내신에 반영되거나 학교 정보로 공시하지 않고 학생에게는 과목별 석차 정도만 통지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김대성(부산교육청 장학관): "성적은 백분율로 표시되므로 서열화라는 주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반발이 잇따랐습니다. 시험을 거부한 학생들은 시민 단체 등과 함께 집회를 열고, 고궁 견학 등 체험 학습에 참여했습니다. <녹취>한옥경(참교육학부모회 회원): "학생 줄세우기식 일제고사는 경쟁과 서열화를 가속화시켜 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입니다." 부산에서는 169개 가운데 30개 중학교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검은 옷을 입고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이들은 일제 고사를 반대하면서, 체험학습을 허락한 교사의 해임과 파면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남기범(전교조 부산지부장): "기말고사 이후 일제고사는 공공성을 해칠 수 밖에 없다." 전북에서는 대안 학교를 포함해 3개 학교가 아예 시험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일반 학교인 장수중학교는 학교 운영위와 교직원 회의 결정으로 재학생 150명이 시험을 보지 않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인터뷰>김인봉(장수중학교 교장): "기말고사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았고 또 방학도 며칠남지 않았기 때문에 또다른 시험이 학생들에게 의미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습니다" 이번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36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평균 응시율은 98.7% 입니다. 지난 10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때는 97명이 결석하고, 78명이 평가를 거부했었는데요. 수치로만 보면 줄었습니다. 전교조 소속 일부 교사들은 이번 시험에 앞서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지난번과 달리 일제 고사를 보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등의 직접적인 표현은 안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는 학력 평가를 거부한 학생은 무단 결석 처리하고, 체험학습을 허가한 교사들을 중징계하겠다고 밝힌 상탭니다. 때문에 교사들의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지난번처럼 대규모 징계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역사 교과서의 이념 논쟁에 이어 이른바 일제 고사 논란까지, 교육계의 계속되는 갈등 속에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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