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조 비자금 대출’ 기업 상대 사기 기승

<앵커 멘트>

최근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을 상대로 거액 대출을 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사기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고위층과의 관계를 사칭하고 다니는데, 시법 당국이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견 건설업체. 최근 정체불명의 거액 대출제의를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녹취> OO건설 관계자 : "한 달 동안 여섯 건 정도를 받았어요. 정책자금이 한 2조 원 있는데 당신네 회사서 필요한 만큼 빌려주겠다."

돈을 빌려주겠다는 곳을 찾았습니다.

보유자금만 수백 조 원이다, 음성사채 자금이었지만 정부에서 기업자금으로 승인받았다고 큰소리칩니다.

<녹취> 대출 사기 일당 : "MB하고 회장님하고 약속을 했어요. 어떤 약속이냐면, 건설 경기가 살아야 지금 기업이 산다."

1%의 대출수수료만 받겠다면서 이미 2조 원대의 대출계약을 체결한 기업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대출 사기 일당 : "5천억 들어가고 나서 모든 거 정리가 되면 바로 1조 5천억 또 들어갑니다."

그러나 모두 거짓입니다.

돈이 들어가기로 했다는 기업은 회생절차 중이어서 법원 승인 없인 대출계약이 불가능한 회사입니다.

<녹취> 건설 관계자 : "회장님이 개인적으로 받는 전화가 보통 하루에 두세 통씩이고요. 저희뿐만이 아니라 다른 건설사에도 연락이 많이 가고 있고요."

신분을 밝히고 이들 일당을 다시 찾았습니다.

말 바꾸고, 발뺌하기 바쁩니다.

<녹취> 대출 사기 일당 : "(돈 없으세요?) 당연히 없죠. 저는 그런 말한 적 없어요."

경기침체 속에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대통령과 밀약이 있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수사 의뢰 등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