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바라는 국민들의 ‘기원과 각오’

입력 2009.01.0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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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 위기속에 맞이한 2009년 새해는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각오, 도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해에 바라는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서지영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오늘도 어김없이 배를 띄우는 부부, 손길이 분주해집니다.


기름 유출 사고 1년, 바다는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어부들 표정엔 아직 그늘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태안 사고 이후 어획량은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녹취> 가재풍(태안 어민) : "기름 유출만 안됐으면 이런 생계까지는 안 왔어요. 안 난다고 해도 이렇게 안 나오지 않았어요."

하루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었지만,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은채 해가 저물었습니다.


어려움은 한국 조선의 전진기지 통영에도 닥쳐왔습니다.

지난 2001년, 매출액 15억원의 영세 조선소를 인수해 300배 넘게 키운 문귀호 씨, 이젠 만 3천톤급 화학약품 운반선도 문제없이 건조할 수 있게 됐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조선업계 호황으로 지난 3~4년 동안 남해안 일대에 들어선 중소 조선소는 모두 20여 개,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로 수주량이 급감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외국 선주들이 배값을 치르지 못해 자금난에 '키코' 피해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귀호(대한조선협회 상임고문) : 국제 금융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스컴이 자꾸 불확실성을 얘기하면 금융도 움츠리고 제조하는 사람도 움츠리고, 국민들도 지갑을 열기 힘들어지는 것이죠."



<녹취> "아자 아자 화이팅!"

불확실한 사회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취업준비생, 취업만 할 수 있다면 혹독한 모의면접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녹취> "제가 질문한 요지가 그겁니까?"

청년 실업 백만 시대, 이들의 꿈은 오로지 하나, 꿈을 펼칠 기회를 잡는 겁니다.

<인터뷰> 김기웅(대졸 예정자) : "어떤 부분에서 경력관리를 시작해야 하는지 취업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물건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양쪽 표정이 모두 착잡합니다.

한 때 배추 한 트럭에 천2백만 원까지 간 적도 있지만 지금은 150만 원 남짓, 한숨뿐인 농민에게선 정치에 대한 쓴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인터뷰> 김난수(전북 고창) : "기업 위주의 정책을 내놓으니까 우리같은 서민들은 죽을 수 밖에 없어요. 앞으로는 더 그럴 것 같애요."



1996년 효산 콘도 비리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 중단 의혹을 폭로했다 파면된 내부고발자 현준희 씨, 12년 만에 명예훼손 혐의를 벗은 현씨는 조촐한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장으로 변신했습니다.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는 현씨, 새해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활짝 열리길 기대해 봅니다.

<인터뷰> 현준희(공익 고발자) : "격화소양이란 말이 있어요. 발바닥은 가려워 신발을 긁는다는건데... 속 시원히 긁어줬으면 좋겠어요."



현씨가 꿈꾸는 새해 첫날, 막 태어난 건강한 여자아이가 엄마 품에 안깁니다.

<녹취> "축하드립니다. 따님입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때지만 새해에 얻은 가장 큰 보물은 바로 희망입니다.

<인터뷰> 안은현(산모) : :경제가 어려울 때 태어났지만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다 잘될거라 믿어요."



세계 금융위기의 거센 파도를 헤치고 또 한번 숨가쁘게 달려야 할 2009년, 시민들은 지금의 시련을 무사히 이겨내길 기원하고, 또,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 시민들의 기원과 각오 옆에 KBS 뉴스도 눈과 귀를 열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과 함께하겠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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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에 바라는 국민들의 ‘기원과 각오’
    • 입력 2009-01-01 20:33:18
    뉴스 9
<앵커 멘트> 경제 위기속에 맞이한 2009년 새해는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각오, 도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해에 바라는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서지영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오늘도 어김없이 배를 띄우는 부부, 손길이 분주해집니다. 기름 유출 사고 1년, 바다는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어부들 표정엔 아직 그늘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태안 사고 이후 어획량은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녹취> 가재풍(태안 어민) : "기름 유출만 안됐으면 이런 생계까지는 안 왔어요. 안 난다고 해도 이렇게 안 나오지 않았어요." 하루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었지만,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은채 해가 저물었습니다. 어려움은 한국 조선의 전진기지 통영에도 닥쳐왔습니다. 지난 2001년, 매출액 15억원의 영세 조선소를 인수해 300배 넘게 키운 문귀호 씨, 이젠 만 3천톤급 화학약품 운반선도 문제없이 건조할 수 있게 됐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조선업계 호황으로 지난 3~4년 동안 남해안 일대에 들어선 중소 조선소는 모두 20여 개,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로 수주량이 급감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외국 선주들이 배값을 치르지 못해 자금난에 '키코' 피해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귀호(대한조선협회 상임고문) : 국제 금융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스컴이 자꾸 불확실성을 얘기하면 금융도 움츠리고 제조하는 사람도 움츠리고, 국민들도 지갑을 열기 힘들어지는 것이죠." <녹취> "아자 아자 화이팅!" 불확실한 사회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취업준비생, 취업만 할 수 있다면 혹독한 모의면접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녹취> "제가 질문한 요지가 그겁니까?" 청년 실업 백만 시대, 이들의 꿈은 오로지 하나, 꿈을 펼칠 기회를 잡는 겁니다. <인터뷰> 김기웅(대졸 예정자) : "어떤 부분에서 경력관리를 시작해야 하는지 취업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물건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양쪽 표정이 모두 착잡합니다. 한 때 배추 한 트럭에 천2백만 원까지 간 적도 있지만 지금은 150만 원 남짓, 한숨뿐인 농민에게선 정치에 대한 쓴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인터뷰> 김난수(전북 고창) : "기업 위주의 정책을 내놓으니까 우리같은 서민들은 죽을 수 밖에 없어요. 앞으로는 더 그럴 것 같애요." 1996년 효산 콘도 비리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 중단 의혹을 폭로했다 파면된 내부고발자 현준희 씨, 12년 만에 명예훼손 혐의를 벗은 현씨는 조촐한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장으로 변신했습니다.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는 현씨, 새해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활짝 열리길 기대해 봅니다. <인터뷰> 현준희(공익 고발자) : "격화소양이란 말이 있어요. 발바닥은 가려워 신발을 긁는다는건데... 속 시원히 긁어줬으면 좋겠어요." 현씨가 꿈꾸는 새해 첫날, 막 태어난 건강한 여자아이가 엄마 품에 안깁니다. <녹취> "축하드립니다. 따님입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때지만 새해에 얻은 가장 큰 보물은 바로 희망입니다. <인터뷰> 안은현(산모) : :경제가 어려울 때 태어났지만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다 잘될거라 믿어요." 세계 금융위기의 거센 파도를 헤치고 또 한번 숨가쁘게 달려야 할 2009년, 시민들은 지금의 시련을 무사히 이겨내길 기원하고, 또,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 시민들의 기원과 각오 옆에 KBS 뉴스도 눈과 귀를 열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과 함께하겠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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