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개발의 아픔 언제까지

입력 2009.01.22 (06:50) 수정 2009.01.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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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삼 해설위원]

도시개발로 밀려난 철거민들의 애환은 70년 대 중반부터 사회적 그늘이었습니다.

터전을 내놔야 하는 그들의 아픔은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좌절을 뜻했습니다.

오늘날 대형 아파트 단지와 고층빌딩들은 다 그런 아픔을 깔고 들어섰습니다.

서울 용산 재개발지구 참사는 우리사회에 그 고통이 가시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웁니다.

도시개발과 철거민 대책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진상규명이 먼저다, 책임자 처벌이 먼저다...여론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합니다.

검찰 수사도 강도가 높습니다.

경찰의 진압작전이 적절했는지, 철거민들의 폭력성이 도를 넘었는지 등이 밝혀져야 할 핵심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진압작전이 실패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인명피해를 낸 작전은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모든 작전의 기본은 돌발 상황에 대한 대빕니다.

현장에 폭발성 인화물질이 쌓였다는 걸 알면서도 안전 대책이 소홀했던 게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철거민 쪽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위험한 시위용품을 들여 놓은 자체가 그렇습니다.

화염병을 내던지고 대형 새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점거에 개입한 철거민 연합에 대한 검찰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난 94년 결성된 뒤 곳곳에서 과격한 투쟁을 벌여 왔습니다.

이번 참사는 정부가 법질서를 거듭 강조한 뒤 빚어져 더 당혹스럽습니다.

생존권이 아무리 절박해도 불법과 폭력까지 용인되지 않습니다.

치안이 아무리 시급해도 인명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모두가 법질서를 철저히 지키고, 어기면 처벌받는 것이 정의로운 사횝니다.

그러기 어려운 구석도 있습니다.

생존권 투쟁이 한 옙니다.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얘깁니다.

자칫 더 큰 손실이 나는 것을 누구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철거민 투쟁 과정에서 30여 명이 숨졌습니다.

서울에는 앞으로도 2백여 개 구역에 재개발과 재건축이 예정돼 있습니다.

언제든지 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철거민들은 늘 보상에 불만이 있게 마련입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난 참사로 모두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진상과 책임 소재 규명 그리고 희생자 보상 등이 조속하고 엄정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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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개발의 아픔 언제까지
    • 입력 2009-01-22 06:13:10
    • 수정2009-01-22 07:05:55
    뉴스광장 1부
[이준삼 해설위원] 도시개발로 밀려난 철거민들의 애환은 70년 대 중반부터 사회적 그늘이었습니다. 터전을 내놔야 하는 그들의 아픔은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좌절을 뜻했습니다. 오늘날 대형 아파트 단지와 고층빌딩들은 다 그런 아픔을 깔고 들어섰습니다. 서울 용산 재개발지구 참사는 우리사회에 그 고통이 가시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웁니다. 도시개발과 철거민 대책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진상규명이 먼저다, 책임자 처벌이 먼저다...여론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합니다. 검찰 수사도 강도가 높습니다. 경찰의 진압작전이 적절했는지, 철거민들의 폭력성이 도를 넘었는지 등이 밝혀져야 할 핵심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진압작전이 실패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인명피해를 낸 작전은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모든 작전의 기본은 돌발 상황에 대한 대빕니다. 현장에 폭발성 인화물질이 쌓였다는 걸 알면서도 안전 대책이 소홀했던 게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철거민 쪽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위험한 시위용품을 들여 놓은 자체가 그렇습니다. 화염병을 내던지고 대형 새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점거에 개입한 철거민 연합에 대한 검찰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난 94년 결성된 뒤 곳곳에서 과격한 투쟁을 벌여 왔습니다. 이번 참사는 정부가 법질서를 거듭 강조한 뒤 빚어져 더 당혹스럽습니다. 생존권이 아무리 절박해도 불법과 폭력까지 용인되지 않습니다. 치안이 아무리 시급해도 인명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모두가 법질서를 철저히 지키고, 어기면 처벌받는 것이 정의로운 사횝니다. 그러기 어려운 구석도 있습니다. 생존권 투쟁이 한 옙니다.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얘깁니다. 자칫 더 큰 손실이 나는 것을 누구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철거민 투쟁 과정에서 30여 명이 숨졌습니다. 서울에는 앞으로도 2백여 개 구역에 재개발과 재건축이 예정돼 있습니다. 언제든지 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철거민들은 늘 보상에 불만이 있게 마련입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난 참사로 모두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진상과 책임 소재 규명 그리고 희생자 보상 등이 조속하고 엄정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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