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가족 해체’ 늘어…위기의 아이들

입력 2009.01.2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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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난이 가속화되면서 가족과 떨어져 시설에 맡겨지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을 이하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아동복지센터.

9살 서연이는 이달 초 이곳에 맡겨졌습니다.

엄마 곁을 떠나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것만 벌써 두 번째입니다.

<녹취> 이서연(가명) : "엄마가 일을 해야 돼서요, 그래서 저를 다른 데로 보냈는데, 저는 거기 가기 싫었어요. 그래서 신발 엄청 빨리 신었어요. 그(엄마가 탄) 택시까지 엄청 빨리 갔어요."

이제 갓 세 살이 된 상진이도 지난해 12월 이곳에 왔습니다.

생년월일이 적힌 종이와 옷가지 몇 개만 들려진 채로 길에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홍영자(보모) : "굉장히 불안해 했어요. 처음에 왔을 때는. 저희가 같이 생활하잖아요. 그러면 이 문밖에만 나가도 할머니하고 같이 살았는지, 할머니, 하고 계속 쫓아 나와요."

이처럼 최근 들어 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을 키울 형편이 안 된다며 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2007년에 비해 경제난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2008년의 증가세는 특히 두드러집니다.

생활고와 부모의 이혼 등을 포함한 사실상의 경제적인 이유가 절반을 차지합니다.

<인터뷰> 이기영(센터 소장) : "갑자기 뭐 집도, 주거 공간도 없어진 상황에서 1,2년 사이에 주거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생각보다 일자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서울 구로동의 한 인력시장.

이곳에선 일 때문에 자식과 떨어져 지낼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녹취> 구직자 : "생활이 안되니까 (보육원에)맡겨놓고 나오는거지. 아빠가 나중에 돈 벌어서 잘 되면 같이 살자, 하고."

자식을 시설에 맡긴 부모는 부모대로, 또 가정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이번 설은 유난히 춥게 느껴집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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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에 ‘가족 해체’ 늘어…위기의 아이들
    • 입력 2009-01-25 20:52:19
    뉴스 9
<앵커 멘트> 경제난이 가속화되면서 가족과 떨어져 시설에 맡겨지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을 이하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아동복지센터. 9살 서연이는 이달 초 이곳에 맡겨졌습니다. 엄마 곁을 떠나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것만 벌써 두 번째입니다. <녹취> 이서연(가명) : "엄마가 일을 해야 돼서요, 그래서 저를 다른 데로 보냈는데, 저는 거기 가기 싫었어요. 그래서 신발 엄청 빨리 신었어요. 그(엄마가 탄) 택시까지 엄청 빨리 갔어요." 이제 갓 세 살이 된 상진이도 지난해 12월 이곳에 왔습니다. 생년월일이 적힌 종이와 옷가지 몇 개만 들려진 채로 길에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홍영자(보모) : "굉장히 불안해 했어요. 처음에 왔을 때는. 저희가 같이 생활하잖아요. 그러면 이 문밖에만 나가도 할머니하고 같이 살았는지, 할머니, 하고 계속 쫓아 나와요." 이처럼 최근 들어 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을 키울 형편이 안 된다며 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2007년에 비해 경제난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2008년의 증가세는 특히 두드러집니다. 생활고와 부모의 이혼 등을 포함한 사실상의 경제적인 이유가 절반을 차지합니다. <인터뷰> 이기영(센터 소장) : "갑자기 뭐 집도, 주거 공간도 없어진 상황에서 1,2년 사이에 주거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생각보다 일자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서울 구로동의 한 인력시장. 이곳에선 일 때문에 자식과 떨어져 지낼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녹취> 구직자 : "생활이 안되니까 (보육원에)맡겨놓고 나오는거지. 아빠가 나중에 돈 벌어서 잘 되면 같이 살자, 하고." 자식을 시설에 맡긴 부모는 부모대로, 또 가정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이번 설은 유난히 춥게 느껴집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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