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여원 타낸 강호순은 ‘보험의 달인?’

입력 2009.02.02 (22:00) 수정 2009.02.02 (22: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이 지난 99년 차량 화재를 고의로 방치해 보험금을 타냈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태욱 기자의 단독 취재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9년 5월, 강호순이 몰던 덤프트럭이 고속도로 갓길에서 불길에 휩싸입니다.

이 사고로 강호순은 2800만 원의 보험금을 타냅니다.

당시 부근을 지나던 동료 트럭기사가 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 동료는 불을 끄려고 소화기를 들고 나갔지만 보험에 들었으니 괜찮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합니다.

<녹취> 당시 목격자 : "도와주려고 가보니까 보험들어놨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가라고 하더라."

그로부터 두 달 뒤 강호순은 이번엔 쓸모도 없어진 이 불탄 트럭을 도둑맞았다면서 보험금 5천8백만 원을 또 받아냅니다.

그 다음해인 2000년엔 무려 24건의 상해보험에 가입합니다.

얼마 뒤 강호순은 자신이 몰던 소형차가 전복됐다고 신고해 7천4백만 원을 타냈습니다.

<인터뷰> 김성(손해보험협회 보험조사팀장) : "너무 과도한 보험계약이 아닌가 보여지고 그렇다면 보험금을 노린 범죄의 개연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건당 평균 308만원꼴로 보험금으로는 거액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별 의심없이 보험금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5년 네번째 부인과 장모가 화재로 숨진 뒤 강호순이 4억8천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사건 역시 의문 투성입니다.

불이 나기 불과 열흘전 아내 명의로 보험 두 건을 들었고, 닷새 전에 혼인신고를 마쳐 보험금을 자신이 받도록 해 둔 점 등 방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숨진 강호순 아내 친척 : "보험도 그때 갑자기 들었던거고.... 굳이 들려고 하지는 않았고, (강호순이) 들어라 그런식으로 강요를 했다구요."

이런 식으로 강호순이 지난 10년간 가입한 보험상품이 확인된 것만 31개, 지급된 보험금은 7억 2천만 원이나 됐습니다.

<녹취> 강호순 지인 : "(보험)범죄 유형을 다룬 책을 공부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나도 좀 보여달라니까 돈 주고 사서 보라고 하더라."

특히 별다른 수입이 없던 강호순이 무슨 목적으로 한 달에 보험료를 80만원씩이나 내기도 했는지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7억여원 타낸 강호순은 ‘보험의 달인?’
    • 입력 2009-02-02 20:54:27
    • 수정2009-02-02 22:27:52
    뉴스 9
<앵커 멘트>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이 지난 99년 차량 화재를 고의로 방치해 보험금을 타냈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태욱 기자의 단독 취재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9년 5월, 강호순이 몰던 덤프트럭이 고속도로 갓길에서 불길에 휩싸입니다. 이 사고로 강호순은 2800만 원의 보험금을 타냅니다. 당시 부근을 지나던 동료 트럭기사가 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 동료는 불을 끄려고 소화기를 들고 나갔지만 보험에 들었으니 괜찮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합니다. <녹취> 당시 목격자 : "도와주려고 가보니까 보험들어놨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가라고 하더라." 그로부터 두 달 뒤 강호순은 이번엔 쓸모도 없어진 이 불탄 트럭을 도둑맞았다면서 보험금 5천8백만 원을 또 받아냅니다. 그 다음해인 2000년엔 무려 24건의 상해보험에 가입합니다. 얼마 뒤 강호순은 자신이 몰던 소형차가 전복됐다고 신고해 7천4백만 원을 타냈습니다. <인터뷰> 김성(손해보험협회 보험조사팀장) : "너무 과도한 보험계약이 아닌가 보여지고 그렇다면 보험금을 노린 범죄의 개연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건당 평균 308만원꼴로 보험금으로는 거액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별 의심없이 보험금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5년 네번째 부인과 장모가 화재로 숨진 뒤 강호순이 4억8천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사건 역시 의문 투성입니다. 불이 나기 불과 열흘전 아내 명의로 보험 두 건을 들었고, 닷새 전에 혼인신고를 마쳐 보험금을 자신이 받도록 해 둔 점 등 방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숨진 강호순 아내 친척 : "보험도 그때 갑자기 들었던거고.... 굳이 들려고 하지는 않았고, (강호순이) 들어라 그런식으로 강요를 했다구요." 이런 식으로 강호순이 지난 10년간 가입한 보험상품이 확인된 것만 31개, 지급된 보험금은 7억 2천만 원이나 됐습니다. <녹취> 강호순 지인 : "(보험)범죄 유형을 다룬 책을 공부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나도 좀 보여달라니까 돈 주고 사서 보라고 하더라." 특히 별다른 수입이 없던 강호순이 무슨 목적으로 한 달에 보험료를 80만원씩이나 내기도 했는지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슈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해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