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메모] 불황 속 달라진 씀씀이

입력 2009.02.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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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기본적인 의식주마저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정부는 세금을 더 낮춰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경제소식, 경제팀 최영철 기자 자리했습니다.

경기 불황으로 우리 국민들의 씀씀이가 달라지고 있죠?

<리포트>

네, 외식은 물론이고요. 장바구니까지 줄이고 있는데요.

요즘 마트 같은 데 가보면 꼭 필요한 몇 가지만 그것도 할인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산다는 주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 옷은 이웃들에게 물려받고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생활필수품도 신제품보다 중고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침체로 문닫는 기업들이 늘면서 예전보다 중고품이 더 많이 쏟아지지만,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 중고품을 찾는 개인 고객들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습니다.

<질문 2> “그런데, 사실 요즘 같은 때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으로선 대목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거죠?”

네, 요즘 개인들이 이렇게 씀씀이를 크게 줄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의류 판매가 줄고 있고, 음식점 매출도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졸업과 입학이 있고, 면접과 취업까지 겹친 연말 연초는 유통업계에선 최대 대목으로 통하지만, 오히려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의복과 직물은 1년 전보다 18%, 신발과 가방은 12% 판매가 줄었습니다.

음식점업의 매출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6% 줄어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99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아파트 거래량도 5만 7천여 건으로 2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자동차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출하가 25%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판매가 48% 감소해 역시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의식주 품목에 대한 전체적인 소비 지출이 7% 줄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3> “이렇게 의식주 소비가 동반침체하는 것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내수가 위축되고 있는 신호 아닙니까?”

네, 사실 절약만이 해답은 아니겠지만, 서민들 입장에선 다들 어렵다고 하니까 소비를 줄이게 되고 그러니까 불황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정부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 4인 가구 근로자가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소득 기준인 이른바 면세점을 지난해보다 비교적 큰 폭으로 높였는데요.

4인 가구의 면세점은 월급 174만 원, 연봉 2천88만 원으로, 월급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보다 12만 원 높아졌습니다.

그러니까 월급여가 174만 원인 이하인 4인 근로자 가장의 경우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요.

하지만, 근로자 1인 가구의 면세점은 지난해 월급 87만 원에서 올해 79만 5천 원으로 낮아져 오히려 세부담이 커졌습니다.

이렇게 1인 가구의 면세점은 낮아지고 4인 가구는 높아지는 것은 정부가 다자녀 가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입니다.

<질문 4> “그래도 우리로선 경제의 버팀목이 수출이 살아야 경제의 아랫목이 지펴질 수 있을텐데요?”

다행인 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에서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다른 나라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이닉스 반도체가 44나노미터 기술을 적용한 DDR3 디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요.

삼성전자도 40나노급 DDR2 디램 개발을 마치고 올해 3분기에는 양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해외 경쟁업체들에 비해 기술 격차를 3-2년 이상 벌리면서 앞으로 경제 위기가 좀 마무리되면 우리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회복기에 수출업체들의 호황으로 생긴 군불이 전체 경제로 특히 내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자들이 면밀하게 정책을 조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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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메모] 불황 속 달라진 씀씀이
    • 입력 2009-02-10 06:08:28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기본적인 의식주마저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정부는 세금을 더 낮춰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경제소식, 경제팀 최영철 기자 자리했습니다. 경기 불황으로 우리 국민들의 씀씀이가 달라지고 있죠? <리포트> 네, 외식은 물론이고요. 장바구니까지 줄이고 있는데요. 요즘 마트 같은 데 가보면 꼭 필요한 몇 가지만 그것도 할인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산다는 주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 옷은 이웃들에게 물려받고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생활필수품도 신제품보다 중고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침체로 문닫는 기업들이 늘면서 예전보다 중고품이 더 많이 쏟아지지만,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 중고품을 찾는 개인 고객들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습니다. <질문 2> “그런데, 사실 요즘 같은 때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으로선 대목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거죠?” 네, 요즘 개인들이 이렇게 씀씀이를 크게 줄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의류 판매가 줄고 있고, 음식점 매출도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졸업과 입학이 있고, 면접과 취업까지 겹친 연말 연초는 유통업계에선 최대 대목으로 통하지만, 오히려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의복과 직물은 1년 전보다 18%, 신발과 가방은 12% 판매가 줄었습니다. 음식점업의 매출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6% 줄어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99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아파트 거래량도 5만 7천여 건으로 2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자동차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출하가 25%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판매가 48% 감소해 역시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의식주 품목에 대한 전체적인 소비 지출이 7% 줄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3> “이렇게 의식주 소비가 동반침체하는 것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내수가 위축되고 있는 신호 아닙니까?” 네, 사실 절약만이 해답은 아니겠지만, 서민들 입장에선 다들 어렵다고 하니까 소비를 줄이게 되고 그러니까 불황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정부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 4인 가구 근로자가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소득 기준인 이른바 면세점을 지난해보다 비교적 큰 폭으로 높였는데요. 4인 가구의 면세점은 월급 174만 원, 연봉 2천88만 원으로, 월급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보다 12만 원 높아졌습니다. 그러니까 월급여가 174만 원인 이하인 4인 근로자 가장의 경우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요. 하지만, 근로자 1인 가구의 면세점은 지난해 월급 87만 원에서 올해 79만 5천 원으로 낮아져 오히려 세부담이 커졌습니다. 이렇게 1인 가구의 면세점은 낮아지고 4인 가구는 높아지는 것은 정부가 다자녀 가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입니다. <질문 4> “그래도 우리로선 경제의 버팀목이 수출이 살아야 경제의 아랫목이 지펴질 수 있을텐데요?” 다행인 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에서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다른 나라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이닉스 반도체가 44나노미터 기술을 적용한 DDR3 디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요. 삼성전자도 40나노급 DDR2 디램 개발을 마치고 올해 3분기에는 양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해외 경쟁업체들에 비해 기술 격차를 3-2년 이상 벌리면서 앞으로 경제 위기가 좀 마무리되면 우리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회복기에 수출업체들의 호황으로 생긴 군불이 전체 경제로 특히 내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자들이 면밀하게 정책을 조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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