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배려가 필수

입력 2009.02.1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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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개발 사업의 개선방향을 모색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세입자, 조합, 시공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을 서재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철거가 시작된 경기도 성남의 재개발 지역입니다. 이곳의 세입자 비율은 60%가 넘었지만, 철거과정에서 이렇다할 마찰은 없었습니다. 이른바 '순환재개발' 방식 덕분이었습니다.

시행사인 주택공사가 인근 지역에 임대주택을 마련해 단계별로 주민들을 이주시킨 뒤 사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주대상 세입자의 36%가 임대주택을 선택해 입주했고, 나머지는 이주비를 받았습니다.

<인터뷰>김지연(경기도 도촌동 세입자):"이사해야 한다는 막막함에 싫었는데 막상 보니까 같이 여기서 여기로 옮겨놓은 생각이 드니까 불편함이 없었고요."

판잣촌이 고층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된 서울 마장 1구역.

여기서도 갈등은 없었습니다.

조합과 시공사, 구청이 함께 세입자를 임대주택에 이주시키고, 가난한 집주인들은 중도금 없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해 반발을 최소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서정진(마장1구역 재개발조합장): "우리가 이렇게 하면 당신네들 괜찮다 하는 것을 설득을 해서...강제성을 띄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도심개발에 세입자 등 상대적 약자 배려가 필수적이라는 교훈, 한때 야쿠자가 동원될 정도로 철거민들의 극렬 저항을 경험했던 이웃 일본에서도 확인됩니다.

도쿄의 랜드마크,'롯폰기힐스'는 입주하기까지 17년에 걸쳐 무려 천 번 넘게 주민설명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희윤(모리빌딩/롯폰기힐스 재개발 추진사):"지주들에게는 다양한 요구에 보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세입자들에겐 영업장에 대한 제공이라던지 현재 가치에 대한 보상을 저희가 제시했습니다."

매끄러운 재개발사업을 위해선 사업 주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재개발사업이 집중된 서울만 해도 순환재개발에 필요한 임대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또 상가 세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영업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KBS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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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자 배려가 필수
    • 입력 2009-02-15 20:34:43
    뉴스 9
<앵커 멘트> 재개발 사업의 개선방향을 모색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세입자, 조합, 시공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을 서재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철거가 시작된 경기도 성남의 재개발 지역입니다. 이곳의 세입자 비율은 60%가 넘었지만, 철거과정에서 이렇다할 마찰은 없었습니다. 이른바 '순환재개발' 방식 덕분이었습니다. 시행사인 주택공사가 인근 지역에 임대주택을 마련해 단계별로 주민들을 이주시킨 뒤 사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주대상 세입자의 36%가 임대주택을 선택해 입주했고, 나머지는 이주비를 받았습니다. <인터뷰>김지연(경기도 도촌동 세입자):"이사해야 한다는 막막함에 싫었는데 막상 보니까 같이 여기서 여기로 옮겨놓은 생각이 드니까 불편함이 없었고요." 판잣촌이 고층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된 서울 마장 1구역. 여기서도 갈등은 없었습니다. 조합과 시공사, 구청이 함께 세입자를 임대주택에 이주시키고, 가난한 집주인들은 중도금 없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해 반발을 최소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서정진(마장1구역 재개발조합장): "우리가 이렇게 하면 당신네들 괜찮다 하는 것을 설득을 해서...강제성을 띄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도심개발에 세입자 등 상대적 약자 배려가 필수적이라는 교훈, 한때 야쿠자가 동원될 정도로 철거민들의 극렬 저항을 경험했던 이웃 일본에서도 확인됩니다. 도쿄의 랜드마크,'롯폰기힐스'는 입주하기까지 17년에 걸쳐 무려 천 번 넘게 주민설명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희윤(모리빌딩/롯폰기힐스 재개발 추진사):"지주들에게는 다양한 요구에 보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세입자들에겐 영업장에 대한 제공이라던지 현재 가치에 대한 보상을 저희가 제시했습니다." 매끄러운 재개발사업을 위해선 사업 주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재개발사업이 집중된 서울만 해도 순환재개발에 필요한 임대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또 상가 세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영업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KBS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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