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쌍둥이 가족의 애환

입력 2009.02.25 (20:26) 수정 2009.02.2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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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통은 두 배, 행복은 네 배라고 하죠.

요즘 쌍둥이 출산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쌍둥이 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는데요.

특히 황금 돼지해로 불린 지난 2007년엔 6천6백 쌍이나 태어났습니다.

전남대 허윤미 박사팀이 지난 2003년부터 5년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란성 쌍둥이는 천명 당 4쌍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인공수정 등으로 태어나는 이란성 쌍둥이는 6쌍에서 9.4쌍으로 늘었습니다.

불임 부부가 늘면서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을 통해 아기를 얻는 시술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차동현(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 "시험관 아기는 수정한 아기를 넣어주는데, 3, 4, 5개를 넣어주는거에요. 보통 우린 한 명만 임신하지만 이런 경우 당연히 쌍태아가 나올 확률이 많은거죠."

아이 둘을 동시에 키워야하는 쌍둥이 엄마들의 일상은 어떨까요?

김시원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19개월 된 네 쌍둥이에 6살짜리 맏이까지...

잠에서 깨자마자 5남매와 엄마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국물에 밥을 쓱쓱 말아 서둘러 먹여도 반찬 주랴, 정리하랴... 아침 한나절이 후딱 지나갑니다.

<인터뷰> 김보원(네 쌍둥이 엄마) : "쌀도 40킬로 먹거든요. 우윳값도 10만 원이 넘어가니까 뭐 하나 끊어야 되나 싶고..."

아이들 씻기기가 보통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를 수도 없습니다.

한 명이라도 감기에 걸리면 5명 모두에게 옮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보원(네 쌍둥이 엄마) : "어제도 병원 갔는데 4명 한꺼번에 못가니까 2명씩 나눠가는데 10만 원 돈 나와요."

쌍둥이 가정이 늘면서 4쌍둥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김보원(네 쌍둥이 엄마) : "처음엔 동물 쳐다보듯이 하더라니까요. 모자 쓰고 다니고 그랬는데 요즘은 너무 흔하니까 익숙해져요."

주부 강윤형 씨도 지난달 말, 쌍둥이 형제를 낳았습니다.

저체중과 조산 걱정도 많이 했지만 출산한 뒤엔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인터뷰> 강윤형(이란성 쌍둥이 자연 출산) : "쌍둥이 어떻게 가졌어요? 비결이 뭐예요? 물어보고 부러워하더라구요. 쌍둥이가 대세인가 그런 생각도 하고..."

불임시술 등으로 쌍둥이가 늘어나면서 인식이 많이 달라졌지만, 정책과 제도는 옛날 그대롭니다.

먼저 의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신현숙(일란성 쌍둥이 출산 산모) : "일반 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옮겼는데 초음파가 단태아는 7, 8만 원 하는데 쌍둥인 22만 원이에요. 진료비 3배 정도 더 들죠."

일반 신생아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태아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임산부 한 명당 20만 원씩 지원해 주는 고운맘 카드나 육아 휴직 제도 등도 일반 신생아를 낳는 가정보다 나은 게 없습니다.

<인터뷰> 신현숙(일란성 쌍둥이 출산 산모) : "다 일회성이니까 도움 안돼요. 장기적이지 않으니까"

내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명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쌍둥이 출산 가정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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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점] 쌍둥이 가족의 애환
    • 입력 2009-02-25 19:52:09
    • 수정2009-02-25 20:34:03
    뉴스타임
<앵커 멘트> 고통은 두 배, 행복은 네 배라고 하죠. 요즘 쌍둥이 출산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쌍둥이 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는데요. 특히 황금 돼지해로 불린 지난 2007년엔 6천6백 쌍이나 태어났습니다. 전남대 허윤미 박사팀이 지난 2003년부터 5년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란성 쌍둥이는 천명 당 4쌍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인공수정 등으로 태어나는 이란성 쌍둥이는 6쌍에서 9.4쌍으로 늘었습니다. 불임 부부가 늘면서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을 통해 아기를 얻는 시술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차동현(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 "시험관 아기는 수정한 아기를 넣어주는데, 3, 4, 5개를 넣어주는거에요. 보통 우린 한 명만 임신하지만 이런 경우 당연히 쌍태아가 나올 확률이 많은거죠." 아이 둘을 동시에 키워야하는 쌍둥이 엄마들의 일상은 어떨까요? 김시원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19개월 된 네 쌍둥이에 6살짜리 맏이까지... 잠에서 깨자마자 5남매와 엄마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국물에 밥을 쓱쓱 말아 서둘러 먹여도 반찬 주랴, 정리하랴... 아침 한나절이 후딱 지나갑니다. <인터뷰> 김보원(네 쌍둥이 엄마) : "쌀도 40킬로 먹거든요. 우윳값도 10만 원이 넘어가니까 뭐 하나 끊어야 되나 싶고..." 아이들 씻기기가 보통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를 수도 없습니다. 한 명이라도 감기에 걸리면 5명 모두에게 옮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보원(네 쌍둥이 엄마) : "어제도 병원 갔는데 4명 한꺼번에 못가니까 2명씩 나눠가는데 10만 원 돈 나와요." 쌍둥이 가정이 늘면서 4쌍둥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김보원(네 쌍둥이 엄마) : "처음엔 동물 쳐다보듯이 하더라니까요. 모자 쓰고 다니고 그랬는데 요즘은 너무 흔하니까 익숙해져요." 주부 강윤형 씨도 지난달 말, 쌍둥이 형제를 낳았습니다. 저체중과 조산 걱정도 많이 했지만 출산한 뒤엔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인터뷰> 강윤형(이란성 쌍둥이 자연 출산) : "쌍둥이 어떻게 가졌어요? 비결이 뭐예요? 물어보고 부러워하더라구요. 쌍둥이가 대세인가 그런 생각도 하고..." 불임시술 등으로 쌍둥이가 늘어나면서 인식이 많이 달라졌지만, 정책과 제도는 옛날 그대롭니다. 먼저 의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신현숙(일란성 쌍둥이 출산 산모) : "일반 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옮겼는데 초음파가 단태아는 7, 8만 원 하는데 쌍둥인 22만 원이에요. 진료비 3배 정도 더 들죠." 일반 신생아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태아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임산부 한 명당 20만 원씩 지원해 주는 고운맘 카드나 육아 휴직 제도 등도 일반 신생아를 낳는 가정보다 나은 게 없습니다. <인터뷰> 신현숙(일란성 쌍둥이 출산 산모) : "다 일회성이니까 도움 안돼요. 장기적이지 않으니까" 내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명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쌍둥이 출산 가정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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