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걸자 입주 저지에 전기까지 끊어

입력 2009.02.27 (20: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 임대아파트를 놓고 시공사와 입주민들 사이에 극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이 임대보증금이 비싸다며 소송을 내겠다고 하자 시공사는 입주를 저지하고 전기까지 끊어버렸습니다.

현장추적,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입주가 시작된 판교의 한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시공사가 임대보증금을 부당하게 많이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보증금을 일부라도 돌려받겠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가압류 신청도 냈습니다.

<인터뷰> 정성수(입주자 대표) : "(주공) 임대아파트는 23평형 기준 9500만 원에 입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1억 8천만 원 정도를 내야만 입주할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 시공사는 가압류에 참여한 주민들의 입주를 막았습니다.

주민들은 아파트 열쇠를 달라며 반발합니다.

참다못한 20여 가구는 열쇠공을 불러 입주를 강행했습니다.

그러자 시공사는 전기를 끊는 방법으로 맞섰습니다.

업체 측은 가압류를 신청한 130가구의 계량기를 뜯어내 전기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난방도 안 되고, 밥도 지을 수 없는 상황.

주민들은 외부에서 전기를 끌어와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생명줄을 자른 거나 마찬가지죠. 최후의 수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생명줄을 이용해서 가압류를 풀어라, 계속 그렇게 반복적으로 그 말만 해요."

시공사는 이들이 대출받은 중도금을 갚지 않아 입주를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시공사 관계자 : "(중도금 대출을) 은행에 저희가 지급보증했단 말이죠. 그리고 잔금 내시면서는 그 지급보증했던 것을 본인이 가져가야죠. 그런데 그것(입주자 명의 담보 대출 전환)이 안됐다는 것이죠."

하지만 중도금 대출은 입주자 담보 대출로 전환하기로 은행에서 이미 승인됐고, 오히려 시공사가 담보관련 서류를 은행에 넘겨 주지 않아 대출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시공사 관계자 : "저희가 담보까지 제공하면서 가압류 당해가면서 해야 할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임대아파트까지 로또로 불렸던 판교,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임대보증금을 놓고 시작된 갈등 속에 주민들이 꿈꿨던 보금자리는 싸움터가 됐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소송 걸자 입주 저지에 전기까지 끊어
    • 입력 2009-02-27 20:28:41
    뉴스타임 수도권
<앵커 멘트> 한 임대아파트를 놓고 시공사와 입주민들 사이에 극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이 임대보증금이 비싸다며 소송을 내겠다고 하자 시공사는 입주를 저지하고 전기까지 끊어버렸습니다. 현장추적,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입주가 시작된 판교의 한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시공사가 임대보증금을 부당하게 많이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보증금을 일부라도 돌려받겠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가압류 신청도 냈습니다. <인터뷰> 정성수(입주자 대표) : "(주공) 임대아파트는 23평형 기준 9500만 원에 입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1억 8천만 원 정도를 내야만 입주할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 시공사는 가압류에 참여한 주민들의 입주를 막았습니다. 주민들은 아파트 열쇠를 달라며 반발합니다. 참다못한 20여 가구는 열쇠공을 불러 입주를 강행했습니다. 그러자 시공사는 전기를 끊는 방법으로 맞섰습니다. 업체 측은 가압류를 신청한 130가구의 계량기를 뜯어내 전기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난방도 안 되고, 밥도 지을 수 없는 상황. 주민들은 외부에서 전기를 끌어와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생명줄을 자른 거나 마찬가지죠. 최후의 수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생명줄을 이용해서 가압류를 풀어라, 계속 그렇게 반복적으로 그 말만 해요." 시공사는 이들이 대출받은 중도금을 갚지 않아 입주를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시공사 관계자 : "(중도금 대출을) 은행에 저희가 지급보증했단 말이죠. 그리고 잔금 내시면서는 그 지급보증했던 것을 본인이 가져가야죠. 그런데 그것(입주자 명의 담보 대출 전환)이 안됐다는 것이죠." 하지만 중도금 대출은 입주자 담보 대출로 전환하기로 은행에서 이미 승인됐고, 오히려 시공사가 담보관련 서류를 은행에 넘겨 주지 않아 대출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시공사 관계자 : "저희가 담보까지 제공하면서 가압류 당해가면서 해야 할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임대아파트까지 로또로 불렸던 판교,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임대보증금을 놓고 시작된 갈등 속에 주민들이 꿈꿨던 보금자리는 싸움터가 됐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