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도 구조 요청 ‘묵살’…70대 노인 동사

입력 2009.02.27 (22: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119가 구조요청 전화를 두차례나 묵살해 70대 노인이 동사했습니다.
그런데 소방서는 숨진 노인 탓만 합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친구들과 술을 마신 71살 최동근 씨는 귀갓길을 잘못 들어섰습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그날 허허 벌판에서 길을 잃은 최 씨, 119를 찾습니다.

<녹취>119 당시 녹취 : "(네, 남양주 소방서입니다.) 내각리 앞에서 내렸는데 어딘지 모르겠 어요. 벌판에 나와서 헤매고 있어요. 아이고 영 못 찾겠어요.(그러니까 잘 생각하셨다가 집으로 들어가세요, 편안하게. 딸깍!)"

도움을 받지 못한 최씨는 7시간쯤 뒤 다시 구조요청을 합니다.

<녹취> 119 당시 녹취 : "어딘지를 모르고 제가 이러고 있는데, 저 좀 구해주세요. (선생님이 모른다 그러시면 저희도 모르죠,어떻게 알아요) 하우스, 하우스 중간에 와있어요. 여기가 개천가 같아요. (큰 건물같은 거 보시고 전화주세요.)"

아침 10시, 최씨는 인근 주민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동사였습니다.

신고전화를 받았던 소방서는 최씨가 구조를 기다린 사실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 "거기에 지형이 수만 동의 비닐하우스가 있다는 얘기죠. 그럼 비닐하우스 어디에 가서 (구조)를 하느냐는 거죠."

구조요청한 사람을 찾기 위해 갖춰진 자동 위치파악 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소방서는 오히려 숨진 최씨를 탓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 "숨이 넘어가는 듯한 목소리의 다급함 이라든가...근데 그런 다급함을 느끼게 해주지를 않더라는거죠."

유족들이 항의했지만 소방서 측은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져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19도 구조 요청 ‘묵살’…70대 노인 동사
    • 입력 2009-02-27 21:41:37
    뉴스 9
<앵커 멘트> 119가 구조요청 전화를 두차례나 묵살해 70대 노인이 동사했습니다. 그런데 소방서는 숨진 노인 탓만 합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친구들과 술을 마신 71살 최동근 씨는 귀갓길을 잘못 들어섰습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그날 허허 벌판에서 길을 잃은 최 씨, 119를 찾습니다. <녹취>119 당시 녹취 : "(네, 남양주 소방서입니다.) 내각리 앞에서 내렸는데 어딘지 모르겠 어요. 벌판에 나와서 헤매고 있어요. 아이고 영 못 찾겠어요.(그러니까 잘 생각하셨다가 집으로 들어가세요, 편안하게. 딸깍!)" 도움을 받지 못한 최씨는 7시간쯤 뒤 다시 구조요청을 합니다. <녹취> 119 당시 녹취 : "어딘지를 모르고 제가 이러고 있는데, 저 좀 구해주세요. (선생님이 모른다 그러시면 저희도 모르죠,어떻게 알아요) 하우스, 하우스 중간에 와있어요. 여기가 개천가 같아요. (큰 건물같은 거 보시고 전화주세요.)" 아침 10시, 최씨는 인근 주민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동사였습니다. 신고전화를 받았던 소방서는 최씨가 구조를 기다린 사실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 "거기에 지형이 수만 동의 비닐하우스가 있다는 얘기죠. 그럼 비닐하우스 어디에 가서 (구조)를 하느냐는 거죠." 구조요청한 사람을 찾기 위해 갖춰진 자동 위치파악 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소방서는 오히려 숨진 최씨를 탓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 "숨이 넘어가는 듯한 목소리의 다급함 이라든가...근데 그런 다급함을 느끼게 해주지를 않더라는거죠." 유족들이 항의했지만 소방서 측은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져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