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불황이 깊어지면서 요즘 고시원에 사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부터 가족과 떨어져 대리운전을 하며 사는 사람까지.
불황 속, 고시원 풍경을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부터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38살 민 모 씨.
일본 유학파이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아직 일자리가 없습니다.
안정적인 수입이 있을 때까지 당장 고시원에서 생활해야 할 형편입니다.
<녹취> 민○○(38살, 음성변조) : "막상 돌아와서 보니까 말이 좋아서 해외 유학파이지, 취업이 전혀 안 되는 겁니다. 학벌이 좋으면 좋을 수록 더 취직이 안 되는 거예요."
민 씨의 목표는 9급 공무원.
창문도 없는 좁디 좁은 방에서 책과 하루종일 씨름하는 게 일상입니다.
<녹취> 민○○(음성변조) : "가슴이 답답하다든가, 숨이 가쁘다든가. 튼튼한 사람 만이 여기서 견뎌낼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매일 해줘야 합니다."
어둑어둑 해가 저무는 시간, 남들은 귀가를 서두를 때 김 씨 할아버지는 출근을 준비합니다.
예순을 넘겨 손자, 손녀 재롱을 볼 나이이지만, 밤마다 대리운전에 나섭니다.
살림살이라곤 옷가지 몇 개. 방 안에 놓인 기타는 유일한 말벗입니다.
<녹취> 김○○(음성변조) : "(가족분들하고는 왜 헤어지셨어요?) 아, 그런 거 묻지 마세요. 그렇고 그러니까 이렇게 생활하는 거예요."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에게 월 20만 원 안팎의 고시원은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서울 시내 고시원은 3천4백여 곳. 전체 이용자 11만 명 가운데 60% 가량이 고시원을 숙박용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숙박시설이 아니지만, 경기침체에 최소한의 돈으로 잠을 청할 수 있는 살림집이 된 겁니다.
<녹취> "버섯하고, 생선하고, 그리고 태국 야채가 들어가요. (태국 야채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고시원은 생존의 보금자리입니다.
태국 전통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이 20대 여성도 고시원 생활 2년째입니다.
<녹취> "살아야 되잖아요. 우리도 살아야 되는데, 그런데 집 같은 거 없잖아요. 그러니까 (고시원) 같은 데 들어와야 하잖아요."
하루하루 힘들게 번 돈은 부모님과 동생들을 위해 모으고 있습니다.
<녹취> "집에 가서... 집에 가야죠. 돈 많이 벌어서 집에 가서 태국에서 살아야죠."
하지만 깊어진 경기 침체는 고시원 탈출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두례(프랜차이즈 고시원 원장) : "나가서 살아보겠다고 나갔는데요. 요즘에 물가도 너무 올랐고, 관리비, 월세 자기가 감당을 못해서 두달 만에 다시 들어왔어요."
고시생 없는 고시원. 우리 시대 팍팍한 세상살이를 보여줍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요즘 고시원에 사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부터 가족과 떨어져 대리운전을 하며 사는 사람까지.
불황 속, 고시원 풍경을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부터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38살 민 모 씨.
일본 유학파이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아직 일자리가 없습니다.
안정적인 수입이 있을 때까지 당장 고시원에서 생활해야 할 형편입니다.
<녹취> 민○○(38살, 음성변조) : "막상 돌아와서 보니까 말이 좋아서 해외 유학파이지, 취업이 전혀 안 되는 겁니다. 학벌이 좋으면 좋을 수록 더 취직이 안 되는 거예요."
민 씨의 목표는 9급 공무원.
창문도 없는 좁디 좁은 방에서 책과 하루종일 씨름하는 게 일상입니다.
<녹취> 민○○(음성변조) : "가슴이 답답하다든가, 숨이 가쁘다든가. 튼튼한 사람 만이 여기서 견뎌낼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매일 해줘야 합니다."
어둑어둑 해가 저무는 시간, 남들은 귀가를 서두를 때 김 씨 할아버지는 출근을 준비합니다.
예순을 넘겨 손자, 손녀 재롱을 볼 나이이지만, 밤마다 대리운전에 나섭니다.
살림살이라곤 옷가지 몇 개. 방 안에 놓인 기타는 유일한 말벗입니다.
<녹취> 김○○(음성변조) : "(가족분들하고는 왜 헤어지셨어요?) 아, 그런 거 묻지 마세요. 그렇고 그러니까 이렇게 생활하는 거예요."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에게 월 20만 원 안팎의 고시원은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서울 시내 고시원은 3천4백여 곳. 전체 이용자 11만 명 가운데 60% 가량이 고시원을 숙박용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숙박시설이 아니지만, 경기침체에 최소한의 돈으로 잠을 청할 수 있는 살림집이 된 겁니다.
<녹취> "버섯하고, 생선하고, 그리고 태국 야채가 들어가요. (태국 야채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고시원은 생존의 보금자리입니다.
태국 전통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이 20대 여성도 고시원 생활 2년째입니다.
<녹취> "살아야 되잖아요. 우리도 살아야 되는데, 그런데 집 같은 거 없잖아요. 그러니까 (고시원) 같은 데 들어와야 하잖아요."
하루하루 힘들게 번 돈은 부모님과 동생들을 위해 모으고 있습니다.
<녹취> "집에 가서... 집에 가야죠. 돈 많이 벌어서 집에 가서 태국에서 살아야죠."
하지만 깊어진 경기 침체는 고시원 탈출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두례(프랜차이즈 고시원 원장) : "나가서 살아보겠다고 나갔는데요. 요즘에 물가도 너무 올랐고, 관리비, 월세 자기가 감당을 못해서 두달 만에 다시 들어왔어요."
고시생 없는 고시원. 우리 시대 팍팍한 세상살이를 보여줍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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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불황 속 고시원 사람들
-
- 입력 2009-03-26 20:27:13
![](/newsimage2/200903/20090326/1747022.jpg)
<앵커 멘트>
불황이 깊어지면서 요즘 고시원에 사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부터 가족과 떨어져 대리운전을 하며 사는 사람까지.
불황 속, 고시원 풍경을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부터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38살 민 모 씨.
일본 유학파이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아직 일자리가 없습니다.
안정적인 수입이 있을 때까지 당장 고시원에서 생활해야 할 형편입니다.
<녹취> 민○○(38살, 음성변조) : "막상 돌아와서 보니까 말이 좋아서 해외 유학파이지, 취업이 전혀 안 되는 겁니다. 학벌이 좋으면 좋을 수록 더 취직이 안 되는 거예요."
민 씨의 목표는 9급 공무원.
창문도 없는 좁디 좁은 방에서 책과 하루종일 씨름하는 게 일상입니다.
<녹취> 민○○(음성변조) : "가슴이 답답하다든가, 숨이 가쁘다든가. 튼튼한 사람 만이 여기서 견뎌낼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매일 해줘야 합니다."
어둑어둑 해가 저무는 시간, 남들은 귀가를 서두를 때 김 씨 할아버지는 출근을 준비합니다.
예순을 넘겨 손자, 손녀 재롱을 볼 나이이지만, 밤마다 대리운전에 나섭니다.
살림살이라곤 옷가지 몇 개. 방 안에 놓인 기타는 유일한 말벗입니다.
<녹취> 김○○(음성변조) : "(가족분들하고는 왜 헤어지셨어요?) 아, 그런 거 묻지 마세요. 그렇고 그러니까 이렇게 생활하는 거예요."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에게 월 20만 원 안팎의 고시원은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서울 시내 고시원은 3천4백여 곳. 전체 이용자 11만 명 가운데 60% 가량이 고시원을 숙박용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숙박시설이 아니지만, 경기침체에 최소한의 돈으로 잠을 청할 수 있는 살림집이 된 겁니다.
<녹취> "버섯하고, 생선하고, 그리고 태국 야채가 들어가요. (태국 야채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고시원은 생존의 보금자리입니다.
태국 전통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이 20대 여성도 고시원 생활 2년째입니다.
<녹취> "살아야 되잖아요. 우리도 살아야 되는데, 그런데 집 같은 거 없잖아요. 그러니까 (고시원) 같은 데 들어와야 하잖아요."
하루하루 힘들게 번 돈은 부모님과 동생들을 위해 모으고 있습니다.
<녹취> "집에 가서... 집에 가야죠. 돈 많이 벌어서 집에 가서 태국에서 살아야죠."
하지만 깊어진 경기 침체는 고시원 탈출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두례(프랜차이즈 고시원 원장) : "나가서 살아보겠다고 나갔는데요. 요즘에 물가도 너무 올랐고, 관리비, 월세 자기가 감당을 못해서 두달 만에 다시 들어왔어요."
고시생 없는 고시원. 우리 시대 팍팍한 세상살이를 보여줍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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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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