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택시 면허 시험장 ‘천태만상’

입력 2009.03.3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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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황..때문이겠죠. 요즘은 택시 면허 따는데도 경쟁이 아주 치열합니다.

이철호 기자가 시험장에 몰린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매주 한 차례 치러지는 서울시 택시 면허시험...

시험장에는 항상 택시 회사 사람들이 먼저 나와 예상 문제를 찍어 주고 유치작전을 벌입니다.

<녹취> 윤일근(택시회사 직원) : "화계사가 무슨 구에 있어요? 그래 화계사. 그러면 떨어져. 강북구야, 강북구."

수험생들의 사연은 각양각색입니다.

대부분 불황 속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택시면허 응시생 : "갑자기 대기발령을 낸 거에요. 배운 기술은 없지, 넥타이만 매고 다녔으니까."

드디어 시험 시작......

교통법규와 서울 지리, 영어, 일어 문제까지 나옵니다.

<인터뷰> 이종철(택시면허 응시생) : "나라가 이 모양이니까 전부 하던 거 포기하고 막바지로 오는 거에요."

응시생은 매주 450명 정도......

지난해에 비해 60% 늘었고, 이 중 200명 정도가 합격하지만, 서울 시내 택시회사가 250여 곳이어서 한 회사에 한 명꼴도 안됩니다.

택시를 몰아도 벌이가 시원찮다는 인식 때문에 합격을 해도 바로 취업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치 경쟁도 치열합니다.

<인터뷰> 손성용(택시회사 관리차장) : "굉장해요. 아주 피터집니다. 성질 안좋은 사람들은 책상도 날라다니고 그래요."

택시 면허 시험에는 모두 80문제가 출제됩니다. 이 중에 48문제, 60점이 넘으면 합격입니다.

드디어 합격자 발표시간.

<녹취> 불합격생 : "아 59점이 뭐야. 아 나 진짜..."

<녹취> 합격생 : "(전화통 붙잡고) 61점! 61점!"

<인터뷰> 이종철(택시면허 합격자) : "야! 이거 간신히 턱걸이 했네. 기분 최고죠."

응시생이 점점 늘고 있는 택시 면허 시험장.

그런데도 사람 구하기는 힘든 택시회사.

불황 속 우리 사회의 단면입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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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 속 택시 면허 시험장 ‘천태만상’
    • 입력 2009-03-31 21:33:38
    뉴스 9
<앵커 멘트> 불황..때문이겠죠. 요즘은 택시 면허 따는데도 경쟁이 아주 치열합니다. 이철호 기자가 시험장에 몰린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매주 한 차례 치러지는 서울시 택시 면허시험... 시험장에는 항상 택시 회사 사람들이 먼저 나와 예상 문제를 찍어 주고 유치작전을 벌입니다. <녹취> 윤일근(택시회사 직원) : "화계사가 무슨 구에 있어요? 그래 화계사. 그러면 떨어져. 강북구야, 강북구." 수험생들의 사연은 각양각색입니다. 대부분 불황 속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택시면허 응시생 : "갑자기 대기발령을 낸 거에요. 배운 기술은 없지, 넥타이만 매고 다녔으니까." 드디어 시험 시작...... 교통법규와 서울 지리, 영어, 일어 문제까지 나옵니다. <인터뷰> 이종철(택시면허 응시생) : "나라가 이 모양이니까 전부 하던 거 포기하고 막바지로 오는 거에요." 응시생은 매주 450명 정도...... 지난해에 비해 60% 늘었고, 이 중 200명 정도가 합격하지만, 서울 시내 택시회사가 250여 곳이어서 한 회사에 한 명꼴도 안됩니다. 택시를 몰아도 벌이가 시원찮다는 인식 때문에 합격을 해도 바로 취업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치 경쟁도 치열합니다. <인터뷰> 손성용(택시회사 관리차장) : "굉장해요. 아주 피터집니다. 성질 안좋은 사람들은 책상도 날라다니고 그래요." 택시 면허 시험에는 모두 80문제가 출제됩니다. 이 중에 48문제, 60점이 넘으면 합격입니다. 드디어 합격자 발표시간. <녹취> 불합격생 : "아 59점이 뭐야. 아 나 진짜..." <녹취> 합격생 : "(전화통 붙잡고) 61점! 61점!" <인터뷰> 이종철(택시면허 합격자) : "야! 이거 간신히 턱걸이 했네. 기분 최고죠." 응시생이 점점 늘고 있는 택시 면허 시험장. 그런데도 사람 구하기는 힘든 택시회사. 불황 속 우리 사회의 단면입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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