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①허리 휘는 ‘간병 시스템’…대안 절실

입력 2009.05.14 (22:16) 수정 2009.05.1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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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몸이 아프면 비싸도, 간병인에게 의지해야 할 때가 있죠. 하지만 간병인들도 환자 못지 않게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최광호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인의 병상을 수 년째 지켜온 박영한 할아버지.

최근 어쩔수 없이 하루 6만 원 씩 하는 사설 간병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식들에겐 미안할 따름입니다.

<인터뷰> 박영한(환자 보호자) : "자식들간에도 사업도 잘 안되고 그러는데 하나는 직장도 그만두고... 어떻게 볼 면목이 없어요..."

게다가 간병인 서비스가 다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간병인들의 열악한 환경때문입니다.

간병인들은 팔 내려놓을 곳도 없는 간이 침대에서 매일 밤을 지샙니다.

매 끼니는 미리 만들어둔 얼린 밥으로 해결합니다.

<녹취> 김 모 씨(사설 간병인) : "밥 같은건 싸가지고 와서 그걸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하나씩 꺼내서 데워먹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거죠."

산책과 환자 마사지 등 할 일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집니다.

하루 24시간의 대기근무 체제는 일주일에 6일 동안 계속됩니다.

퇴근하는 하루도 다음 한 주의 준비에 쓰입니다.

한 달 수입은 백 30만 원 정도, 비염 등 직업병을 앓는 간병인도 상당수입니다.

간병인들의 이런 열악한 근무 환경은 결국 환자에 대한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인 셈입니다.

<인터뷰> 박봉덕(환자) : "까다로운 환자들이라도 있으면 그런 사람은 간병인이 견디질 못하죠. 무슨 천사나 되면 몰라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핵가족화 진행으로 간병 수요는 늘어만 가는데, 현재의 간병 제도엔 환자와 간병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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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①허리 휘는 ‘간병 시스템’…대안 절실
    • 입력 2009-05-14 21:32:20
    • 수정2009-05-14 22: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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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몸이 아프면 비싸도, 간병인에게 의지해야 할 때가 있죠. 하지만 간병인들도 환자 못지 않게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최광호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인의 병상을 수 년째 지켜온 박영한 할아버지. 최근 어쩔수 없이 하루 6만 원 씩 하는 사설 간병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식들에겐 미안할 따름입니다. <인터뷰> 박영한(환자 보호자) : "자식들간에도 사업도 잘 안되고 그러는데 하나는 직장도 그만두고... 어떻게 볼 면목이 없어요..." 게다가 간병인 서비스가 다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간병인들의 열악한 환경때문입니다. 간병인들은 팔 내려놓을 곳도 없는 간이 침대에서 매일 밤을 지샙니다. 매 끼니는 미리 만들어둔 얼린 밥으로 해결합니다. <녹취> 김 모 씨(사설 간병인) : "밥 같은건 싸가지고 와서 그걸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하나씩 꺼내서 데워먹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거죠." 산책과 환자 마사지 등 할 일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집니다. 하루 24시간의 대기근무 체제는 일주일에 6일 동안 계속됩니다. 퇴근하는 하루도 다음 한 주의 준비에 쓰입니다. 한 달 수입은 백 30만 원 정도, 비염 등 직업병을 앓는 간병인도 상당수입니다. 간병인들의 이런 열악한 근무 환경은 결국 환자에 대한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인 셈입니다. <인터뷰> 박봉덕(환자) : "까다로운 환자들이라도 있으면 그런 사람은 간병인이 견디질 못하죠. 무슨 천사나 되면 몰라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핵가족화 진행으로 간병 수요는 늘어만 가는데, 현재의 간병 제도엔 환자와 간병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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