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상대 혼합음료 약으로 속여 팔아

입력 2009.05.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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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비타민 음료처럼 단순 혼합음료에 불과한 제품을 암 등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판매해온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대부분 노인분들이 피해를 보았는데요, 1상자에 제조원가가 2만원 안팎에 불과한 제품을 특효약인줄 알고 55만원씩 주고 수백만원어치씩 산 노인들이 수둑룩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분당에 차려진 식품 판매 홍보관입니다.

좁은 복도에 설탕과 밀가루가 잔뜩 쌓였고, 참석 노인들은 기념선물을 하나씩 받아갑니다.

막 홍보가 끝난 듯한 강당에는 암 등 질병 치료와 관련됐다는 특허증이 크게 붙어 있습니다.

경찰이 다가오자 직원이 제지하고 나섭니다.

<녹취> 식품판매홍보 직원: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이곳에서 주로 홍보된 것은 국내 중견 식품회사에서 내놓은 혼합음료 3종.

음료 상자에는 큼직막하게 회사 이름이 표기돼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 사는 69살 김모 할머니도 이같은 홍보관에 갔다가 이 혼합음료를 무려 6백만 원 어치나 샀습니다.

혼합음료가 암과 관절염 등 각종 질병에 특효가 있다는 판매원의 말에 현혹된 것입니다.

<녹취>김모 씨(서울 강남구): "약인줄 알고 산거예요. 처음에는...빵만 만드는 회사인줄 알았는데 이런걸 개발했다니까 믿은 거죠."

해당 식품회사는 그러나 적발된 업체와 제품 판매 대리점 계약을 맺었을 뿐 광고나 판매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전화녹취> 식품회사 관계자: "(계약) 처음부터 혼합음료기 때문에 그러면 안된다고 명시했고..그리고 그쪽에서 판매하는 부분까지는 저희가 관여하지 못하는 부분이고..."

식품회사로부터 혼합음료를 공급받은 판매업자는 지난 8달 동안 전국에 20여개 홍보관을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며 노인 4천여명에게 24억원어치의 음료를 팔았습니다.

<녹취>최모 씨(판매대리점 업주): "고객이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봐야겠지만,내가 이거 먹으면 병이 싹 낫는, 앉은 뱅이가 벌떡 일어난다 이런 얘기는 안했죠."

경기지방경찰청은 혼합음료를 질병치료약인 것처럼 과장 광고해 팔아온 판매업체 사장 장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제품 공급 계약을 맺은 모 식품회사와 직원 1명을 각각 '약사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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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상대 혼합음료 약으로 속여 팔아
    • 입력 2009-05-20 20:17:37
    뉴스타임
<앵커 멘트> 비타민 음료처럼 단순 혼합음료에 불과한 제품을 암 등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판매해온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대부분 노인분들이 피해를 보았는데요, 1상자에 제조원가가 2만원 안팎에 불과한 제품을 특효약인줄 알고 55만원씩 주고 수백만원어치씩 산 노인들이 수둑룩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분당에 차려진 식품 판매 홍보관입니다. 좁은 복도에 설탕과 밀가루가 잔뜩 쌓였고, 참석 노인들은 기념선물을 하나씩 받아갑니다. 막 홍보가 끝난 듯한 강당에는 암 등 질병 치료와 관련됐다는 특허증이 크게 붙어 있습니다. 경찰이 다가오자 직원이 제지하고 나섭니다. <녹취> 식품판매홍보 직원: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이곳에서 주로 홍보된 것은 국내 중견 식품회사에서 내놓은 혼합음료 3종. 음료 상자에는 큼직막하게 회사 이름이 표기돼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 사는 69살 김모 할머니도 이같은 홍보관에 갔다가 이 혼합음료를 무려 6백만 원 어치나 샀습니다. 혼합음료가 암과 관절염 등 각종 질병에 특효가 있다는 판매원의 말에 현혹된 것입니다. <녹취>김모 씨(서울 강남구): "약인줄 알고 산거예요. 처음에는...빵만 만드는 회사인줄 알았는데 이런걸 개발했다니까 믿은 거죠." 해당 식품회사는 그러나 적발된 업체와 제품 판매 대리점 계약을 맺었을 뿐 광고나 판매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전화녹취> 식품회사 관계자: "(계약) 처음부터 혼합음료기 때문에 그러면 안된다고 명시했고..그리고 그쪽에서 판매하는 부분까지는 저희가 관여하지 못하는 부분이고..." 식품회사로부터 혼합음료를 공급받은 판매업자는 지난 8달 동안 전국에 20여개 홍보관을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며 노인 4천여명에게 24억원어치의 음료를 팔았습니다. <녹취>최모 씨(판매대리점 업주): "고객이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봐야겠지만,내가 이거 먹으면 병이 싹 낫는, 앉은 뱅이가 벌떡 일어난다 이런 얘기는 안했죠." 경기지방경찰청은 혼합음료를 질병치료약인 것처럼 과장 광고해 팔아온 판매업체 사장 장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제품 공급 계약을 맺은 모 식품회사와 직원 1명을 각각 '약사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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