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세계 최대의 섬, 북극의 그린란드가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3백년 가까이 그린란드를 지배해온 덴마크로부터 대폭적인 자치권을 넘겨받은 것인데요. 특히 지구온난화로 만년빙이 녹아내리고 있는 그린란드의 무궁무진한 자원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린란드의 독립 행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월드포커스, 오늘은 척박한 얼음왕국에서 자원부국으로서 독립을 꿈꾸는 그린란드를 김진희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리포트>
에스키모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그린란드 의회로 입장합니다.
아주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모츠펠트(그린란드의회 의장) : “친애하는 덴마크 여왕님과 그린란드 총리님 이하 참석하신 모든 분들! 자치권이 확대되는 특별한 날 와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지난 21일, 그린란드는 오랜 통치국인 덴마크로부터 보다 확대된 자치권을 인정받았습니다. 독립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겁니다.
북극해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982년, 노르웨이인인 에리크에 의해 발견돼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날씨와 척박한 환경으로 세계인의 관심 밖이었지만, 1721년, 덴마크가 식민지로 개척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덴마크의 지배를 받아 온 겁니다.
그린란드의 면적은 약 216만㎢ 우리나라보다 스무 배 이상 크지만, 인구 5만8천 명 밖에 살지 않습니다. 국토의 80%가 얼음으로 뒤덮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란드의 주소득원은 북극의 깨끗한 바다. 주민들의 90% 이상이 물고기를 잡고, 물개사냥을 하는 등 어업에 종사합니다. 그린란드 보다는 화이트란드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이 땅에 수년 전부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입니다.
마당에 텃밭을 가꾸고, 채소를 키우는 사람들. 십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었지만, 최근엔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덕분입니다.
<인터뷰> 찰스 로스(그린란드 주민) : “수 년 전부터 딸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남부에서 종자 일부를 얻어 이곳에 심었고 8월 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1990년대, 수천 명 수준이던 관광객은 수만 명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개 썰매를 끌며 얼음밭을 누비던 사냥꾼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란지(그린란드 주민) : “20여년 전, 디스코 만엔 겨울이면 항상 얼음으로 뒤덮였어요. 얼음 위를 걸어 멀리까지 물개사냥을 나설 정도였지만, 이젠 그럴 수 없습니다”
재작년, 덴마크 기상청은 그린란드의 평균기온이 최근 30년간 1.5도 올라, 세계 평균 상승률보다 두 배나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린란드를 직접 둘러본 과학자들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인터뷰> 스테펜(콜로라도대학 환경과학연구소 박사) : “그린란드에서 점점 더 많은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해빙지역이 30%나 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재앙을 세계는 걱정했지만, 그린란드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만년빙 아래 꽁꽁 갇힌,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막대한 천연자원들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이 만년빙 아래 숨어있는 걸까?
미 지질조사국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전세계 석유의 13%, 또, 천연가스는 30%가 북극 해저에 묻혀있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탄화수소와 메탄 등 숨어있는 다른 자원의 양도 상당합니다.
그린란드의 미래가 온난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터뷰> 윙햄(극지관측센터 교수) : “상당한 양입니다. 정확한 수치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전세계 미개발된 천연자원의 1/4이 북극권에 묻혀있습니다”
대부분의 매장량이 해수면 500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지금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채굴 가능성도 높은 상탭니다.
이처럼 자원 현실화가 코앞에 닥치자, 그간 눈길조차 주지 않던 나라들의 태도도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5월,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북극과 국경을 맞댄 다섯 나라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러시아와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캐나다입니다. 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환경 파괴를 논의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누가, 얼만큼 자원을 가질 것이냐를 다투는 자리였습니다.
<인터뷰> 바비치(정치평론가) :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전세계 1/4의 자원을 보유한 자체가 정치적 논쟁거리가 됩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자원부국으로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린란드의 독립 움직임도 가시화됐습니다.
지난해 11월, 그린란드는 자치권 확대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찬성 76에 반대 24(%). 어느 때보다 높아진 독립의 열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겁니다.
<인터뷰> 그라슬러(그린란드 주민) : “자치권 확대는 참으로 우리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 줄 거예요. 우리만의 지도자를 갖게 될 것이고, 잘 진척될 겁니다”
덴마크는 자원 채굴 수익을 나눠갖기로 합의하고, 그린란드의 자치권 확대를 인정했습니다.
비로소 그린란드는 국제사회에서 그린란드 국민으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그린란드어도 공식언어가 됐습니다.
국방, 외교권은 여전히 덴마크에 있지만, 독립적인 사법권과 경찰권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독립에 앞서 그린란드는 우선 경제적인 독립이 시급합니다.
현재, 덴마크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한 해 4억 유로. 전체 재정의 1/3을 덴마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가 독립의 발판으로 자원을 서둘러 개발하려는 이유입니다.
쓸모없는 얼음땅에서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게 된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자치권 확대를 계기로 북극권 개발에 적극 뛰어들어 오는 2021년, 완전한 독립을 이루겠다는 포부입니다.
그린란드의 자원 개발이 성공하면 신생 독립국의 탄생은 물론21세기 자원 전쟁의 판도까지 뒤바뀔 수 있습니다.
세계가 그린란드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세계 최대의 섬, 북극의 그린란드가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3백년 가까이 그린란드를 지배해온 덴마크로부터 대폭적인 자치권을 넘겨받은 것인데요. 특히 지구온난화로 만년빙이 녹아내리고 있는 그린란드의 무궁무진한 자원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린란드의 독립 행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월드포커스, 오늘은 척박한 얼음왕국에서 자원부국으로서 독립을 꿈꾸는 그린란드를 김진희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리포트>
에스키모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그린란드 의회로 입장합니다.
아주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모츠펠트(그린란드의회 의장) : “친애하는 덴마크 여왕님과 그린란드 총리님 이하 참석하신 모든 분들! 자치권이 확대되는 특별한 날 와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지난 21일, 그린란드는 오랜 통치국인 덴마크로부터 보다 확대된 자치권을 인정받았습니다. 독립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겁니다.
북극해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982년, 노르웨이인인 에리크에 의해 발견돼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날씨와 척박한 환경으로 세계인의 관심 밖이었지만, 1721년, 덴마크가 식민지로 개척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덴마크의 지배를 받아 온 겁니다.
그린란드의 면적은 약 216만㎢ 우리나라보다 스무 배 이상 크지만, 인구 5만8천 명 밖에 살지 않습니다. 국토의 80%가 얼음으로 뒤덮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란드의 주소득원은 북극의 깨끗한 바다. 주민들의 90% 이상이 물고기를 잡고, 물개사냥을 하는 등 어업에 종사합니다. 그린란드 보다는 화이트란드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이 땅에 수년 전부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입니다.
마당에 텃밭을 가꾸고, 채소를 키우는 사람들. 십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었지만, 최근엔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덕분입니다.
<인터뷰> 찰스 로스(그린란드 주민) : “수 년 전부터 딸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남부에서 종자 일부를 얻어 이곳에 심었고 8월 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1990년대, 수천 명 수준이던 관광객은 수만 명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개 썰매를 끌며 얼음밭을 누비던 사냥꾼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란지(그린란드 주민) : “20여년 전, 디스코 만엔 겨울이면 항상 얼음으로 뒤덮였어요. 얼음 위를 걸어 멀리까지 물개사냥을 나설 정도였지만, 이젠 그럴 수 없습니다”
재작년, 덴마크 기상청은 그린란드의 평균기온이 최근 30년간 1.5도 올라, 세계 평균 상승률보다 두 배나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린란드를 직접 둘러본 과학자들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인터뷰> 스테펜(콜로라도대학 환경과학연구소 박사) : “그린란드에서 점점 더 많은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해빙지역이 30%나 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재앙을 세계는 걱정했지만, 그린란드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만년빙 아래 꽁꽁 갇힌,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막대한 천연자원들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이 만년빙 아래 숨어있는 걸까?
미 지질조사국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전세계 석유의 13%, 또, 천연가스는 30%가 북극 해저에 묻혀있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탄화수소와 메탄 등 숨어있는 다른 자원의 양도 상당합니다.
그린란드의 미래가 온난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터뷰> 윙햄(극지관측센터 교수) : “상당한 양입니다. 정확한 수치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전세계 미개발된 천연자원의 1/4이 북극권에 묻혀있습니다”
대부분의 매장량이 해수면 500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지금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채굴 가능성도 높은 상탭니다.
이처럼 자원 현실화가 코앞에 닥치자, 그간 눈길조차 주지 않던 나라들의 태도도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5월,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북극과 국경을 맞댄 다섯 나라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러시아와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캐나다입니다. 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환경 파괴를 논의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누가, 얼만큼 자원을 가질 것이냐를 다투는 자리였습니다.
<인터뷰> 바비치(정치평론가) :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전세계 1/4의 자원을 보유한 자체가 정치적 논쟁거리가 됩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자원부국으로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린란드의 독립 움직임도 가시화됐습니다.
지난해 11월, 그린란드는 자치권 확대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찬성 76에 반대 24(%). 어느 때보다 높아진 독립의 열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겁니다.
<인터뷰> 그라슬러(그린란드 주민) : “자치권 확대는 참으로 우리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 줄 거예요. 우리만의 지도자를 갖게 될 것이고, 잘 진척될 겁니다”
덴마크는 자원 채굴 수익을 나눠갖기로 합의하고, 그린란드의 자치권 확대를 인정했습니다.
비로소 그린란드는 국제사회에서 그린란드 국민으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그린란드어도 공식언어가 됐습니다.
국방, 외교권은 여전히 덴마크에 있지만, 독립적인 사법권과 경찰권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독립에 앞서 그린란드는 우선 경제적인 독립이 시급합니다.
현재, 덴마크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한 해 4억 유로. 전체 재정의 1/3을 덴마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가 독립의 발판으로 자원을 서둘러 개발하려는 이유입니다.
쓸모없는 얼음땅에서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게 된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자치권 확대를 계기로 북극권 개발에 적극 뛰어들어 오는 2021년, 완전한 독립을 이루겠다는 포부입니다.
그린란드의 자원 개발이 성공하면 신생 독립국의 탄생은 물론21세기 자원 전쟁의 판도까지 뒤바뀔 수 있습니다.
세계가 그린란드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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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포커스] 그린란드 독립꿈꾸는 자원 부국
-
- 입력 2009-06-28 08:30:31

<앵커 멘트>
세계 최대의 섬, 북극의 그린란드가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3백년 가까이 그린란드를 지배해온 덴마크로부터 대폭적인 자치권을 넘겨받은 것인데요. 특히 지구온난화로 만년빙이 녹아내리고 있는 그린란드의 무궁무진한 자원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린란드의 독립 행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월드포커스, 오늘은 척박한 얼음왕국에서 자원부국으로서 독립을 꿈꾸는 그린란드를 김진희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리포트>
에스키모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그린란드 의회로 입장합니다.
아주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모츠펠트(그린란드의회 의장) : “친애하는 덴마크 여왕님과 그린란드 총리님 이하 참석하신 모든 분들! 자치권이 확대되는 특별한 날 와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지난 21일, 그린란드는 오랜 통치국인 덴마크로부터 보다 확대된 자치권을 인정받았습니다. 독립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겁니다.
북극해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982년, 노르웨이인인 에리크에 의해 발견돼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날씨와 척박한 환경으로 세계인의 관심 밖이었지만, 1721년, 덴마크가 식민지로 개척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덴마크의 지배를 받아 온 겁니다.
그린란드의 면적은 약 216만㎢ 우리나라보다 스무 배 이상 크지만, 인구 5만8천 명 밖에 살지 않습니다. 국토의 80%가 얼음으로 뒤덮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란드의 주소득원은 북극의 깨끗한 바다. 주민들의 90% 이상이 물고기를 잡고, 물개사냥을 하는 등 어업에 종사합니다. 그린란드 보다는 화이트란드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이 땅에 수년 전부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입니다.
마당에 텃밭을 가꾸고, 채소를 키우는 사람들. 십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었지만, 최근엔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덕분입니다.
<인터뷰> 찰스 로스(그린란드 주민) : “수 년 전부터 딸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남부에서 종자 일부를 얻어 이곳에 심었고 8월 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1990년대, 수천 명 수준이던 관광객은 수만 명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개 썰매를 끌며 얼음밭을 누비던 사냥꾼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란지(그린란드 주민) : “20여년 전, 디스코 만엔 겨울이면 항상 얼음으로 뒤덮였어요. 얼음 위를 걸어 멀리까지 물개사냥을 나설 정도였지만, 이젠 그럴 수 없습니다”
재작년, 덴마크 기상청은 그린란드의 평균기온이 최근 30년간 1.5도 올라, 세계 평균 상승률보다 두 배나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린란드를 직접 둘러본 과학자들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인터뷰> 스테펜(콜로라도대학 환경과학연구소 박사) : “그린란드에서 점점 더 많은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해빙지역이 30%나 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재앙을 세계는 걱정했지만, 그린란드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만년빙 아래 꽁꽁 갇힌,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막대한 천연자원들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이 만년빙 아래 숨어있는 걸까?
미 지질조사국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전세계 석유의 13%, 또, 천연가스는 30%가 북극 해저에 묻혀있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탄화수소와 메탄 등 숨어있는 다른 자원의 양도 상당합니다.
그린란드의 미래가 온난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터뷰> 윙햄(극지관측센터 교수) : “상당한 양입니다. 정확한 수치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전세계 미개발된 천연자원의 1/4이 북극권에 묻혀있습니다”
대부분의 매장량이 해수면 500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지금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채굴 가능성도 높은 상탭니다.
이처럼 자원 현실화가 코앞에 닥치자, 그간 눈길조차 주지 않던 나라들의 태도도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5월,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북극과 국경을 맞댄 다섯 나라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러시아와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캐나다입니다. 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환경 파괴를 논의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누가, 얼만큼 자원을 가질 것이냐를 다투는 자리였습니다.
<인터뷰> 바비치(정치평론가) :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전세계 1/4의 자원을 보유한 자체가 정치적 논쟁거리가 됩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자원부국으로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린란드의 독립 움직임도 가시화됐습니다.
지난해 11월, 그린란드는 자치권 확대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찬성 76에 반대 24(%). 어느 때보다 높아진 독립의 열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겁니다.
<인터뷰> 그라슬러(그린란드 주민) : “자치권 확대는 참으로 우리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 줄 거예요. 우리만의 지도자를 갖게 될 것이고, 잘 진척될 겁니다”
덴마크는 자원 채굴 수익을 나눠갖기로 합의하고, 그린란드의 자치권 확대를 인정했습니다.
비로소 그린란드는 국제사회에서 그린란드 국민으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그린란드어도 공식언어가 됐습니다.
국방, 외교권은 여전히 덴마크에 있지만, 독립적인 사법권과 경찰권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독립에 앞서 그린란드는 우선 경제적인 독립이 시급합니다.
현재, 덴마크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한 해 4억 유로. 전체 재정의 1/3을 덴마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가 독립의 발판으로 자원을 서둘러 개발하려는 이유입니다.
쓸모없는 얼음땅에서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게 된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자치권 확대를 계기로 북극권 개발에 적극 뛰어들어 오는 2021년, 완전한 독립을 이루겠다는 포부입니다.
그린란드의 자원 개발이 성공하면 신생 독립국의 탄생은 물론21세기 자원 전쟁의 판도까지 뒤바뀔 수 있습니다.
세계가 그린란드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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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기자 ginitr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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