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로 응급실 몸살

입력 2009.07.03 (22: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증상이 악화된 '암' 환자들로 대형병원 응급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위급' 환자가 뒤로 밀리는 지경인데... 대안은 없는지 이충헌 의학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앉을 자리조차 없는 환자들이 그대로 바닥에 누워 있습니다.

이 병원 응급실 환자 가운데 세 명 중 한명은 암 환자입니다.

항암치료 후유증이 생기거나 증상이 악화된 암 환자들이 병원내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응급실로 오는 것입니다.

침대도 없이 의자에 앉아 죽을 먹는 이 환자 역시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사흘째 응급실에 머물고 있습니다.

<녹취> 간암 환자 보호자 : "몸에 열이 나는데, 안정을 취해야 되는데 안정하고는 거리가 멀잖아요. 귀를 화장지로 막고 있어요."

응급실이 암 환자들의 입원 대기 장소처럼 돼다보니 정작 위급한 환자들이 적절한 처치를 받기 힘듭니다.

암 환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응급실이 제 기능을 찾기 위해선 암 환자만을 위한 응급병상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선 암 환자 응급병상 36개를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가 응급실로 왔을 때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이곳 암 환자 응급병실로 오게 됩니다.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기 때문에 암관련 간단한 치료는 이곳에서 할 수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원(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실장) : "긴급진료실에서는 초응급이 아닌 항암제 부작용이나 암의 진행으로 인해 증상의 조절이 필요한 응급환자를 조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곳에 온 암 환자의 절반 가량은 불필요하게 입원하지 않고 3일 이내에 집에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 환자 전용 응급병상을 갖춘 곳은 아직 이병원 한 곳 뿐입니다.

첨단 검사시설이나 입원실처럼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에 병원들이 암환자 응급병상 설치에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입원환자 세명 중 한명은 암 환자인 대형병원들, 응급실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암환자 응급병상을 시급히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암 환자로 응급실 몸살
    • 입력 2009-07-03 21:25:35
    뉴스 9
<앵커 멘트> 증상이 악화된 '암' 환자들로 대형병원 응급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위급' 환자가 뒤로 밀리는 지경인데... 대안은 없는지 이충헌 의학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앉을 자리조차 없는 환자들이 그대로 바닥에 누워 있습니다. 이 병원 응급실 환자 가운데 세 명 중 한명은 암 환자입니다. 항암치료 후유증이 생기거나 증상이 악화된 암 환자들이 병원내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응급실로 오는 것입니다. 침대도 없이 의자에 앉아 죽을 먹는 이 환자 역시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사흘째 응급실에 머물고 있습니다. <녹취> 간암 환자 보호자 : "몸에 열이 나는데, 안정을 취해야 되는데 안정하고는 거리가 멀잖아요. 귀를 화장지로 막고 있어요." 응급실이 암 환자들의 입원 대기 장소처럼 돼다보니 정작 위급한 환자들이 적절한 처치를 받기 힘듭니다. 암 환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응급실이 제 기능을 찾기 위해선 암 환자만을 위한 응급병상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선 암 환자 응급병상 36개를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가 응급실로 왔을 때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이곳 암 환자 응급병실로 오게 됩니다.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기 때문에 암관련 간단한 치료는 이곳에서 할 수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원(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실장) : "긴급진료실에서는 초응급이 아닌 항암제 부작용이나 암의 진행으로 인해 증상의 조절이 필요한 응급환자를 조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곳에 온 암 환자의 절반 가량은 불필요하게 입원하지 않고 3일 이내에 집에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 환자 전용 응급병상을 갖춘 곳은 아직 이병원 한 곳 뿐입니다. 첨단 검사시설이나 입원실처럼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에 병원들이 암환자 응급병상 설치에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입원환자 세명 중 한명은 암 환자인 대형병원들, 응급실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암환자 응급병상을 시급히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