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정상회의, 무역장벽 해소 박차

입력 2009.07.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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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둘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이번 주 G-8 확대 정상 회의가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렸습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현안들이 집중 논의된 이 자리에서 주요국 정상들은 경기 회복과 무역 장벽 해소를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와 유럽 연합 간의 FTA, 자유 무역 협정 타결 역시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베를린 최재현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최 특파원, 먼저, 한-EU간 FTA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면서요?

<리포트>

네, EU 집행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유럽 연합이 서명하게 될 서명문 작성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돌발 변수가 없다면, 9월이나 10월쯤 최종 서명이 가능할 것 같다는 게 EU 집행위 측 분석인데요, 주고받기 식 타협을 끝낸 한-EU FTA 최종 협상안은 어제, 회원국 대표 등으로 구성된 133조 위원회에 제시됐습니다.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협정이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합니다.

다만, 자국법과 비교 검토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는 회원국도 있었다고 합니다. 관세 환급과 원산지 비율은 협상의 걸림돌로 불렸던 핵심 쟁점들이었는데요, 지난달 말 파리 회담에서 양측이 타협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거듭된 협상 끝에 유럽 연합은 한국 측이 요구한 관세 환급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관세 환급은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부품을 수입할 때 낸 관세를 돌려주는 제도인데요, 유럽 연합은 수입 부품 비율이 너무 높아져서 관세 환급 액수 지나치게 많아질 경우에 대비해 일종의 보호 장치를 둔다는 조건으로, 한국의 관세 환급을 수용했습니다.

오는 13일, 스웨덴서 열릴 양측 정상 회담에서 정치적인 타결 선언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무역 자유화는 세계 경제의 화두가 아닐 수 없는데요. G8 정상들도 이런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죠?”

네, G8 확대 정상 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은 장기 교착 상태 속에서, 지난해엔 열리지도 못했던 DDA 무역 자유화 협상을 내년 말까지 타결 짓기로 했습니다.

또 수출 상품 값을 내리기 위해 앞다퉈 통화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환율 전쟁의 움직임도 조기에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주요국 정상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의 조짐을 보이곤 있지만 섣불리 경기 부양책을 중단하기엔 일러 보인다면서, 당분간 경기 부양책의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선 특히 기축 통화, 달러의 문제가 언급됐는데요,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와 인도가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 통화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서, 미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질문> “오바마 美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 같은데, 또 한국을 개발도상국의 역할 모델로 거론했죠?”

오바마 대통령은 G-8 정상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한국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1950년대, 자신의 부친이 미국으로 유학왔을 땐 케냐가, 한국보다 잘살았지만 지금은 한국이 훨씬 더 부유한 나라가 됐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민간과 정부 부문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매우 효율적이고, 투명한 제도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바마 美 대통령의 기자 회견입니다.

<녹취> 오바마(미 대통령) : “현재 한국은 상당한 발전을 이뤘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케냐는 여전히 가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문제는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밖에도 주요국 정상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선언문을 냈습니다.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큰 위협을 안겨준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강력히 규탄한다는 겁니다.

주요국 정상들은 북한이 국제 원자력 기구에 다시 가입해서, 국제 사회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질문> “G8에 앞서 미-러 정상회담에서도 합의가 있었습니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감축을 위한 국제 회담을 제안했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주요국 정상 회의에서, 핵무기 확산 방지 등을 위한 국제 회담을, 내년 3월 워싱턴에서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20여 국을 초청해 핵무기 확산과 핵 물질의 불법 거래를 막을 대책을 함께 논의해 보겠다는 겁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핵탄두를 3분의 1로 줄이고, 미사일과 전략폭격기 숫자도 감축하는 방안을 합의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양국 정상이 화해의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하지만, G-8 정상 회의에서 메데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또다시 공격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미국의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러시아 역시 폴란드를 겨냥한 대응 공격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겁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입니다.

<녹취> 메드베데프(러시아 대통령) :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대한 우리 입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큰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연방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보여집니다”

<질문> “이번 회의의 주의제 가운데 하나 였습니다만 기후 변화의 문제에 대해선 어떤 합의가 나왔습니까?”

네, 지구 기온이 산업화 시기 이전인 백 년 전과 비교해, 섭씨 2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주요국 정상들이 합의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기구, IPCC의 분석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폭이 3도 이상으로 커지면, 최대 30억 명이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수확량 감소로 1억 명 이상이 기근에 시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각론에 해당하는 온실 가스 감축을 놓고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대립했습니다.

유럽은, 앞으로 40년 동안 선진국은 80퍼센트, 다른 나라는 50퍼센트 온실 가스를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감축 방안의 완화를 요구했구요, 중국과 러시아, 인도는 자국 산업의 발전 속도를 스스로 지연시키라는 요구나 마찬가지라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그러나 격론을 벌일 겨를도 없이 위구르 사태 진화를 위해 서둘러 귀국길에 나서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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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8 정상회의, 무역장벽 해소 박차
    • 입력 2009-07-12 08:20:3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둘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이번 주 G-8 확대 정상 회의가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렸습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현안들이 집중 논의된 이 자리에서 주요국 정상들은 경기 회복과 무역 장벽 해소를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와 유럽 연합 간의 FTA, 자유 무역 협정 타결 역시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베를린 최재현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최 특파원, 먼저, 한-EU간 FTA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면서요? <리포트> 네, EU 집행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유럽 연합이 서명하게 될 서명문 작성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돌발 변수가 없다면, 9월이나 10월쯤 최종 서명이 가능할 것 같다는 게 EU 집행위 측 분석인데요, 주고받기 식 타협을 끝낸 한-EU FTA 최종 협상안은 어제, 회원국 대표 등으로 구성된 133조 위원회에 제시됐습니다.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협정이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합니다. 다만, 자국법과 비교 검토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는 회원국도 있었다고 합니다. 관세 환급과 원산지 비율은 협상의 걸림돌로 불렸던 핵심 쟁점들이었는데요, 지난달 말 파리 회담에서 양측이 타협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거듭된 협상 끝에 유럽 연합은 한국 측이 요구한 관세 환급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관세 환급은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부품을 수입할 때 낸 관세를 돌려주는 제도인데요, 유럽 연합은 수입 부품 비율이 너무 높아져서 관세 환급 액수 지나치게 많아질 경우에 대비해 일종의 보호 장치를 둔다는 조건으로, 한국의 관세 환급을 수용했습니다. 오는 13일, 스웨덴서 열릴 양측 정상 회담에서 정치적인 타결 선언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무역 자유화는 세계 경제의 화두가 아닐 수 없는데요. G8 정상들도 이런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죠?” 네, G8 확대 정상 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은 장기 교착 상태 속에서, 지난해엔 열리지도 못했던 DDA 무역 자유화 협상을 내년 말까지 타결 짓기로 했습니다. 또 수출 상품 값을 내리기 위해 앞다퉈 통화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환율 전쟁의 움직임도 조기에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주요국 정상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의 조짐을 보이곤 있지만 섣불리 경기 부양책을 중단하기엔 일러 보인다면서, 당분간 경기 부양책의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선 특히 기축 통화, 달러의 문제가 언급됐는데요,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와 인도가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 통화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서, 미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질문> “오바마 美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 같은데, 또 한국을 개발도상국의 역할 모델로 거론했죠?” 오바마 대통령은 G-8 정상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한국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1950년대, 자신의 부친이 미국으로 유학왔을 땐 케냐가, 한국보다 잘살았지만 지금은 한국이 훨씬 더 부유한 나라가 됐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민간과 정부 부문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매우 효율적이고, 투명한 제도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바마 美 대통령의 기자 회견입니다. <녹취> 오바마(미 대통령) : “현재 한국은 상당한 발전을 이뤘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케냐는 여전히 가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문제는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밖에도 주요국 정상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선언문을 냈습니다.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큰 위협을 안겨준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강력히 규탄한다는 겁니다. 주요국 정상들은 북한이 국제 원자력 기구에 다시 가입해서, 국제 사회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질문> “G8에 앞서 미-러 정상회담에서도 합의가 있었습니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감축을 위한 국제 회담을 제안했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주요국 정상 회의에서, 핵무기 확산 방지 등을 위한 국제 회담을, 내년 3월 워싱턴에서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20여 국을 초청해 핵무기 확산과 핵 물질의 불법 거래를 막을 대책을 함께 논의해 보겠다는 겁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핵탄두를 3분의 1로 줄이고, 미사일과 전략폭격기 숫자도 감축하는 방안을 합의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양국 정상이 화해의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하지만, G-8 정상 회의에서 메데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또다시 공격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미국의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러시아 역시 폴란드를 겨냥한 대응 공격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겁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입니다. <녹취> 메드베데프(러시아 대통령) :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대한 우리 입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큰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연방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보여집니다” <질문> “이번 회의의 주의제 가운데 하나 였습니다만 기후 변화의 문제에 대해선 어떤 합의가 나왔습니까?” 네, 지구 기온이 산업화 시기 이전인 백 년 전과 비교해, 섭씨 2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주요국 정상들이 합의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기구, IPCC의 분석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폭이 3도 이상으로 커지면, 최대 30억 명이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수확량 감소로 1억 명 이상이 기근에 시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각론에 해당하는 온실 가스 감축을 놓고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대립했습니다. 유럽은, 앞으로 40년 동안 선진국은 80퍼센트, 다른 나라는 50퍼센트 온실 가스를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감축 방안의 완화를 요구했구요, 중국과 러시아, 인도는 자국 산업의 발전 속도를 스스로 지연시키라는 요구나 마찬가지라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그러나 격론을 벌일 겨를도 없이 위구르 사태 진화를 위해 서둘러 귀국길에 나서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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