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 수당, 고객 몫이지만…보험사 ‘이중 이득’

입력 2009.07.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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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년이 안 되 보험을 해지하면,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에게 지급했던 수당을 돌려 받습니다. 그럼 이 돈은 당연히 해지한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할텐데.. 이건 또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보험사의 설계사로 일하다 지난 2007년말 퇴사한 오진협 씨, 그 뒤 1년 3개월이나 지나 보험사로부터 8백여만 원을 내놓으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 씨가 받은 보험 모집수당 가운데 1년을 못 채우고 해지된 계약에 대한 것은 환수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인터뷰> 오진협(보험사환수대책카페 운영자) : "그 환수를 받아야 한다고 했으면 누가 그 회사를 입사를 했겠냐는 거죠. 모르고 입사를 했다는 거죠."

이렇게 수당 환수 통지를 받은 퇴직 설계사가 이 보험사만 3천5백여 명에 이릅니다.

설계사의 수당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나갑니다.

보험사가 그 수당을 환수한다면 고객에게서 떼어갔던 설계사 수당은 당연히 돌려줘야 합니다.

그러나 사정은 정반대입니다.

이 보험사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 내역입니다.

매달 100만 원씩 천만 원 넘는 보험료를 냈어도 1년이 넘지 않으면 돌려받는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녹취> 보험업계 관계자 : "설계사 수당을 준다거나 여러가지 비용들이 들어가잖습니까, 초기에 내는 보험료에서 먼저 집행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런 비용들은 빠지게 되죠."

설계사에게서 모집수당을 빼앗고 또다시 소비자에게서도 모집수당을 떼어가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연행(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 : "보험계약자가 해약을 할 때 설계사들에게 지급한 수당을 환수하기 때문에 설계사들에게 또 환수를 한다면 이중적인 이득을 취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설계사 수당을 환수하는 1년 미만의 보험 해약비율은 다섯 건 가운데 한 건꼴, 보험사들이 환수한 수당은 지난 2007년에만 6백억 원이나 됩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해약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몫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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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수 수당, 고객 몫이지만…보험사 ‘이중 이득’
    • 입력 2009-07-13 21:26:02
    뉴스 9
<앵커 멘트> 1년이 안 되 보험을 해지하면,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에게 지급했던 수당을 돌려 받습니다. 그럼 이 돈은 당연히 해지한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할텐데.. 이건 또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보험사의 설계사로 일하다 지난 2007년말 퇴사한 오진협 씨, 그 뒤 1년 3개월이나 지나 보험사로부터 8백여만 원을 내놓으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 씨가 받은 보험 모집수당 가운데 1년을 못 채우고 해지된 계약에 대한 것은 환수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인터뷰> 오진협(보험사환수대책카페 운영자) : "그 환수를 받아야 한다고 했으면 누가 그 회사를 입사를 했겠냐는 거죠. 모르고 입사를 했다는 거죠." 이렇게 수당 환수 통지를 받은 퇴직 설계사가 이 보험사만 3천5백여 명에 이릅니다. 설계사의 수당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나갑니다. 보험사가 그 수당을 환수한다면 고객에게서 떼어갔던 설계사 수당은 당연히 돌려줘야 합니다. 그러나 사정은 정반대입니다. 이 보험사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 내역입니다. 매달 100만 원씩 천만 원 넘는 보험료를 냈어도 1년이 넘지 않으면 돌려받는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녹취> 보험업계 관계자 : "설계사 수당을 준다거나 여러가지 비용들이 들어가잖습니까, 초기에 내는 보험료에서 먼저 집행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런 비용들은 빠지게 되죠." 설계사에게서 모집수당을 빼앗고 또다시 소비자에게서도 모집수당을 떼어가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연행(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 : "보험계약자가 해약을 할 때 설계사들에게 지급한 수당을 환수하기 때문에 설계사들에게 또 환수를 한다면 이중적인 이득을 취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설계사 수당을 환수하는 1년 미만의 보험 해약비율은 다섯 건 가운데 한 건꼴, 보험사들이 환수한 수당은 지난 2007년에만 6백억 원이나 됩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해약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몫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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