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추락, 투신 막기 안간힘

입력 2009.07.2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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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 저녁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이란 청년과 한국 청년이 구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하철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 지하철 승강장 안전 사고.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취객이 발을 헛디뎌 철길 위로 떨어집니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2명이 망설임 없이 선로로 뛰어듭니다.

두 청년은 서로 합심해 취객을 선로 사이 안전 지역으로 옮긴 다음 반대편 승강장으로 대피시킵니다.

생명을 구한 사람은 회사원 윤중수 씨와 이란 출신으로 3년 전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아크바리 씨였습니다.

<인터뷰> 아크바리(이란인): "어느 나라에서 왔는 지 상관없어요. 그냥 (선로에) 사람 있으니까 그 사람 살아야 돼요. 한국사람 너무 좋아해요, 사랑해요. 계속해서 나한테 도와주고..."

지하철 승강장 안전 사고는 올 상반기에만 36건으로, 닷새에 한번 꼴로 일어났습니다.

3년 전, 스크린도어가 첫 선을 보였지만, 이번 사고처럼 전체 역사 가운데 절반 가량인 134곳은 아직 무방비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2년 반동안 150건의 사고가 일어나 10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형별로는 자살과 같은 '선로 투신'이 전체의 86%나 차지했고, 부주의에 따른 '열차 접촉', 취객 등에 의한 '선로 추락'이 뒤를 이었습니다.

스크린도어 설치가 한창인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유동인구가 적은 이 역의 경우 과거 6건의 투신 사고가 집중 발생했습니다.

<현장음>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하게 승차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심신을 안정시켜 주는 음악, 또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안내방송을 내보낸 덕분인지 이후 사고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 박희승(지하철 4호선 동작역장): "심지어 고사까지도 지내보고, 방송을 해서 시민들에게 경각심도 울려보고... 노력의 산물이랄까..."

부유층 거주지역으로 분류되는 압구정역과 서초역, 대치역, 또 사람들로 늘 붐비는 신도림역과 명동역, 종각역에서는 그동안 자살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서울시는 충동적인 자살의 경우 안전시설을 보강하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 완공 목표이었던 스크린도어 설치를 올 연말까지 끝내기로 했습니다.

KBS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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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추락, 투신 막기 안간힘
    • 입력 2009-07-26 07: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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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 저녁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이란 청년과 한국 청년이 구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하철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 지하철 승강장 안전 사고.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취객이 발을 헛디뎌 철길 위로 떨어집니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2명이 망설임 없이 선로로 뛰어듭니다. 두 청년은 서로 합심해 취객을 선로 사이 안전 지역으로 옮긴 다음 반대편 승강장으로 대피시킵니다. 생명을 구한 사람은 회사원 윤중수 씨와 이란 출신으로 3년 전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아크바리 씨였습니다. <인터뷰> 아크바리(이란인): "어느 나라에서 왔는 지 상관없어요. 그냥 (선로에) 사람 있으니까 그 사람 살아야 돼요. 한국사람 너무 좋아해요, 사랑해요. 계속해서 나한테 도와주고..." 지하철 승강장 안전 사고는 올 상반기에만 36건으로, 닷새에 한번 꼴로 일어났습니다. 3년 전, 스크린도어가 첫 선을 보였지만, 이번 사고처럼 전체 역사 가운데 절반 가량인 134곳은 아직 무방비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2년 반동안 150건의 사고가 일어나 10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형별로는 자살과 같은 '선로 투신'이 전체의 86%나 차지했고, 부주의에 따른 '열차 접촉', 취객 등에 의한 '선로 추락'이 뒤를 이었습니다. 스크린도어 설치가 한창인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유동인구가 적은 이 역의 경우 과거 6건의 투신 사고가 집중 발생했습니다. <현장음>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하게 승차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심신을 안정시켜 주는 음악, 또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안내방송을 내보낸 덕분인지 이후 사고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 박희승(지하철 4호선 동작역장): "심지어 고사까지도 지내보고, 방송을 해서 시민들에게 경각심도 울려보고... 노력의 산물이랄까..." 부유층 거주지역으로 분류되는 압구정역과 서초역, 대치역, 또 사람들로 늘 붐비는 신도림역과 명동역, 종각역에서는 그동안 자살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서울시는 충동적인 자살의 경우 안전시설을 보강하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 완공 목표이었던 스크린도어 설치를 올 연말까지 끝내기로 했습니다. KBS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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