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관광버스

입력 2001.04.14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모든 차량의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일부 관광버스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춤과 노래가 난무하는 관광버스의 실태를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해안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관광버스 한 대가 속도 제한 규정을 어긴 채 시속 120km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달리는 버스가 들썩일 만큼 벌써 1시간째 흥겨운 춤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란한 조명도 준비됐습니다.
요란한 리듬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이 통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매야 하지만 노는 데 정신이 빠져 있습니다.
지난 여름 관광버스가 전복돼 40여 명이 크게 다친 강릉 진고개입니다.
경사와 굴곡이 심해 사고 위험이 큰 아슬아슬한 고갯길이지만 곡예운전을 하는 버스 안은 요지경 춤판입니다.
법으로 금지된 노래방 기기가 버젓이 설치돼 춤판의 흥을 한껏 돋우고 있습니다.
안전띠 착용은 고사하고 술에 취한 관광객들은 넘어지고 쓰러져도 춤에 취해 점입가경입니다.
⊙관광객: 차 안에서 술 마시고 노니까 재미있지 다른 거 뭐 있어요.
⊙기자: 마시고 비운 소주병이 자리마다 널려 있지만 마신 술이 부족한지 통로를 오가며 술잔을 돌리고 또 돌립니다.
흥에 빠져 사고쯤은 안전에도 없습니다.
⊙관광객: 버스가 추락해도 모르죠. 너무 재미있어서...
⊙기자: 이처럼 사고 위험을 안은 관광버스들이 매일 이 고갯길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단속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아예 포기한 상태입니다.
⊙관광버스 운전사: 원래는 불법이죠, 다.
⊙기자: 그런데 어떻게 틀으세요?
⊙관광버스 운전사: 손님이 원하니 할 수 없는 거죠.
⊙기자: 봄철 행락철을 맞은 관광버스는 술에 취하고 춤에 취해 고속도로와 고갯길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춤추는 관광버스
    • 입력 2001-04-14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모든 차량의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일부 관광버스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춤과 노래가 난무하는 관광버스의 실태를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해안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관광버스 한 대가 속도 제한 규정을 어긴 채 시속 120km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달리는 버스가 들썩일 만큼 벌써 1시간째 흥겨운 춤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란한 조명도 준비됐습니다. 요란한 리듬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이 통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매야 하지만 노는 데 정신이 빠져 있습니다. 지난 여름 관광버스가 전복돼 40여 명이 크게 다친 강릉 진고개입니다. 경사와 굴곡이 심해 사고 위험이 큰 아슬아슬한 고갯길이지만 곡예운전을 하는 버스 안은 요지경 춤판입니다. 법으로 금지된 노래방 기기가 버젓이 설치돼 춤판의 흥을 한껏 돋우고 있습니다. 안전띠 착용은 고사하고 술에 취한 관광객들은 넘어지고 쓰러져도 춤에 취해 점입가경입니다. ⊙관광객: 차 안에서 술 마시고 노니까 재미있지 다른 거 뭐 있어요. ⊙기자: 마시고 비운 소주병이 자리마다 널려 있지만 마신 술이 부족한지 통로를 오가며 술잔을 돌리고 또 돌립니다. 흥에 빠져 사고쯤은 안전에도 없습니다. ⊙관광객: 버스가 추락해도 모르죠. 너무 재미있어서... ⊙기자: 이처럼 사고 위험을 안은 관광버스들이 매일 이 고갯길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단속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아예 포기한 상태입니다. ⊙관광버스 운전사: 원래는 불법이죠, 다. ⊙기자: 그런데 어떻게 틀으세요? ⊙관광버스 운전사: 손님이 원하니 할 수 없는 거죠. ⊙기자: 봄철 행락철을 맞은 관광버스는 술에 취하고 춤에 취해 고속도로와 고갯길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