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건강강좌’ 보건소, 의약품영업 들러리

입력 2009.08.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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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약회사가 의약품을 판촉하기 위해 기획한 건강강좌가 일부 보건소 주최로 열리고 있습니다.

건강강좌 개최 횟수를 늘려 실적 높이기에 급급한 보건소는 자신도 모르게 의약품 영업의 들러리가 되고 있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ADHD, 즉 주의력결핍장애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는 한 제약회사의 사업 기획안입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열어 ADHD 치료제의 새로운 소비자층을 확보해 월 5억 원의 이익창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강사로 나선 전문의에겐 4백만 원의 강의료를 지급하고 주최는 보건소나 정신보건센터로 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약사법상 광고가 금지된 전문의약품을 공공기관 건강강좌를 통해 홍보한다는 겁니다.

<인터뷰>한송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구경북지부 정책실장) : "공공성 겉면에 내세워 이용한 기업 마케팅으로 큰 문제입니다."

해당 제약회사는 자사 치료제가 강좌에서 ADHD 대표 약물로 소개된 건 한 번뿐이며, 효과적인 강좌 진행을 위해 보건소를 경유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문제는 보건소에서 개최하는 건강강좌가 많게는 1년에 백여 건으로 저마다 실적 높이기에 급급하지만, 건강강좌를 검증할 장치는 전혀 없어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대구 00정신보건센터 관계자 : "정신건강증진사업으로 예방 특강을 하니까 실적에 포함이 돼죠."

<녹취>대구 △△보건소 관계자 : "각 사업별로 건강강좌 하니까 통합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건 없습니다." 건강강좌 횟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보건소, 제약회사의 판촉전에 악용되고 있다는 논란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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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벌이 건강강좌’ 보건소, 의약품영업 들러리
    • 입력 2009-08-15 08:51:47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제약회사가 의약품을 판촉하기 위해 기획한 건강강좌가 일부 보건소 주최로 열리고 있습니다. 건강강좌 개최 횟수를 늘려 실적 높이기에 급급한 보건소는 자신도 모르게 의약품 영업의 들러리가 되고 있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ADHD, 즉 주의력결핍장애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는 한 제약회사의 사업 기획안입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열어 ADHD 치료제의 새로운 소비자층을 확보해 월 5억 원의 이익창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강사로 나선 전문의에겐 4백만 원의 강의료를 지급하고 주최는 보건소나 정신보건센터로 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약사법상 광고가 금지된 전문의약품을 공공기관 건강강좌를 통해 홍보한다는 겁니다. <인터뷰>한송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구경북지부 정책실장) : "공공성 겉면에 내세워 이용한 기업 마케팅으로 큰 문제입니다." 해당 제약회사는 자사 치료제가 강좌에서 ADHD 대표 약물로 소개된 건 한 번뿐이며, 효과적인 강좌 진행을 위해 보건소를 경유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문제는 보건소에서 개최하는 건강강좌가 많게는 1년에 백여 건으로 저마다 실적 높이기에 급급하지만, 건강강좌를 검증할 장치는 전혀 없어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대구 00정신보건센터 관계자 : "정신건강증진사업으로 예방 특강을 하니까 실적에 포함이 돼죠." <녹취>대구 △△보건소 관계자 : "각 사업별로 건강강좌 하니까 통합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건 없습니다." 건강강좌 횟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보건소, 제약회사의 판촉전에 악용되고 있다는 논란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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