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이산가족상봉, 또다시 중단 안 되게

입력 2009.08.29 (08:53) 수정 2009.08.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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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객원 해설위원]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렸던 남북적십자회담이 사흘 만에 타결됐습니다.

양측은 추석 전인 다음달 26일부터 남북 각각 100명씩 금강산에서 2박 3일 동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단체상봉은 지난해 7월 문을 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개별상봉은 금강산호텔 등 기존 시설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양측은 이산가족 등 적십자가 주관하는 인도주의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차원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로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됐던 남북관계도 점차 해빙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사업이 재개될 수 있게 된 것은 현대아산 현정은 회장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남북대화를 진지하게 촉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한 북한 특사의 서울 방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금강산회담에서 우리 쪽은 추석을 앞둔 상봉행사 이외에 올 11월과 내년 설 기간의 추가 상봉과 행사의 정례화를 제안했지만, 북쪽은 논의 확대를 거부했습니다.

우리 쪽은 또 국군포로와 납북자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지만 이 현안들은 아쉽게도 향후 남북 간 협의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북한의 정책과 태도 변화에 대한 의구심과 경계심은 여전하지만, 우리가 국제사회와 더불어 원칙을 지키면서 신축성 있게 대응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나 적십자 당국은 이산가족 1세대의 고령화를 감안해 상봉회수와 규모를 대폭 늘려나가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울러 504명의 전후 납북자들과 생존이 확인된 수백 명의 국군포로들이 조속히 귀환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의 진지한 화답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남과 북 적십자 당국은 이제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또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사업이 더 이상 정치적 이유로 중단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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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이산가족상봉, 또다시 중단 안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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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9-08-29 09: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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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객원 해설위원]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렸던 남북적십자회담이 사흘 만에 타결됐습니다. 양측은 추석 전인 다음달 26일부터 남북 각각 100명씩 금강산에서 2박 3일 동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단체상봉은 지난해 7월 문을 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개별상봉은 금강산호텔 등 기존 시설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양측은 이산가족 등 적십자가 주관하는 인도주의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차원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로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됐던 남북관계도 점차 해빙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사업이 재개될 수 있게 된 것은 현대아산 현정은 회장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남북대화를 진지하게 촉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한 북한 특사의 서울 방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금강산회담에서 우리 쪽은 추석을 앞둔 상봉행사 이외에 올 11월과 내년 설 기간의 추가 상봉과 행사의 정례화를 제안했지만, 북쪽은 논의 확대를 거부했습니다. 우리 쪽은 또 국군포로와 납북자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지만 이 현안들은 아쉽게도 향후 남북 간 협의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북한의 정책과 태도 변화에 대한 의구심과 경계심은 여전하지만, 우리가 국제사회와 더불어 원칙을 지키면서 신축성 있게 대응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나 적십자 당국은 이산가족 1세대의 고령화를 감안해 상봉회수와 규모를 대폭 늘려나가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울러 504명의 전후 납북자들과 생존이 확인된 수백 명의 국군포로들이 조속히 귀환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의 진지한 화답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남과 북 적십자 당국은 이제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또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사업이 더 이상 정치적 이유로 중단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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