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상가 개발비 엉뚱한 곳에…분양자 울린다

입력 2009.08.31 (22:08) 수정 2009.08.3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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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상가 분양을 할 때 시행사는 상가를 활성화시킨다며 '개발비'란 돈을 더 걷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엉뚱한 데다 제멋대로 쓰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녹취> 잘못을 인정하라구요!"

문을 연지 3년째지만, 텅 비다시피한 대형 쇼핑몰.... 성난 임대 분양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인터뷰> 황영자(임대 분양자) : "허위광고하고, 자기들은 이익금 남아돌고... 없는 서민들한테 이래서 되겠어요?"

쇼핑몰 측이 분양 대금과는 별도로 받은 개발비 때문입니다.

개발비는 말 그대로 상가 활성화를 위해 거둔 돈입니다.

점포 한 칸에 최대 4천5백만 원씩, 이 돈만 190억 원이 넘습니다.

이 돈은 어디에 쓰였을까?

취재진이 입수한 업체의 개발비 사용 내역입니다.

쇼핑몰과 상관없는 4개 복지관에 35억 원을 지출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중 한 아동 복지관을 찾았습니다.

작은 교실 크기의 강당을 인테리어 공사해준 게 전부, 그런데 공사비는 7억 원이 들었다고 돼 있습니다.

<녹취> A 복지관 관계자 : "더 이상 묻지 마십시오, 그냥 좋은 일 하는 겁니다. (그러더라구요.) 7억 원 들 공사는 아니에요. 7억이면 저희는 이 건물을 짓습니다."

14억원을 들여 공사를 해줬다는 또 다른 복지관입니다.

복지관이 구청에 신고한 내역엔 2억 원을 후원받았다고 돼 있습니다.

공사비가 10억원 이상 부풀려졌습니다.

또 개발비 중 118억원은 분양 대행 수수료로 지급됐습니다.

기존 분양자들이 입주 전후로 상가를 활성화하는데 써달라고 낸 돈을 정작 신규 분양자를 모집하는데 사용한 것입니다.

<인터뷰> 안명학(임대 분양자) : "분양대행수수료는 분양에 필요한 업체의 영업비용입니다. 그 영업비용을 왜 제가 냅니까, 분양회사의 운영비인데 안 그래요?"

이에 대해 쇼핑몰 업체는 개발비를 업체 수익으로 쓴다는 각서를 받았기 때문에 어디에 쓰든 문제가 없단 입장입니다.

또 복지관에 지출한 돈도 시공사의 요구대로 지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경기도 성남의 또 다른 쇼핑몰, 이곳에서도 개발비 분쟁이 터졌습니다.

결국 분양업체 대표는 개발비를 횡령한 것으로 인정돼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분양대행수수료나 분양을 위한 홍보비, 기본 공사비처럼 상가 활성화와 직접 관련이 없는 비용으론 상가 개발비를 사용해선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김윤삼(분양자) : "다 횡령해버리고 돈이 한푼도 없대요. 오픈했는데 그러니까 활성화시킬 자금이 없는 거죠. 불경기라서 그렇다는 말만 하고."

쇼핑몰 업체가 관행적으로 받고 있는 개발비. 상가 활성화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법적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장추적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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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상가 개발비 엉뚱한 곳에…분양자 울린다
    • 입력 2009-08-31 21:15:54
    • 수정2009-08-31 22: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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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상가 분양을 할 때 시행사는 상가를 활성화시킨다며 '개발비'란 돈을 더 걷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엉뚱한 데다 제멋대로 쓰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녹취> 잘못을 인정하라구요!" 문을 연지 3년째지만, 텅 비다시피한 대형 쇼핑몰.... 성난 임대 분양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인터뷰> 황영자(임대 분양자) : "허위광고하고, 자기들은 이익금 남아돌고... 없는 서민들한테 이래서 되겠어요?" 쇼핑몰 측이 분양 대금과는 별도로 받은 개발비 때문입니다. 개발비는 말 그대로 상가 활성화를 위해 거둔 돈입니다. 점포 한 칸에 최대 4천5백만 원씩, 이 돈만 190억 원이 넘습니다. 이 돈은 어디에 쓰였을까? 취재진이 입수한 업체의 개발비 사용 내역입니다. 쇼핑몰과 상관없는 4개 복지관에 35억 원을 지출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중 한 아동 복지관을 찾았습니다. 작은 교실 크기의 강당을 인테리어 공사해준 게 전부, 그런데 공사비는 7억 원이 들었다고 돼 있습니다. <녹취> A 복지관 관계자 : "더 이상 묻지 마십시오, 그냥 좋은 일 하는 겁니다. (그러더라구요.) 7억 원 들 공사는 아니에요. 7억이면 저희는 이 건물을 짓습니다." 14억원을 들여 공사를 해줬다는 또 다른 복지관입니다. 복지관이 구청에 신고한 내역엔 2억 원을 후원받았다고 돼 있습니다. 공사비가 10억원 이상 부풀려졌습니다. 또 개발비 중 118억원은 분양 대행 수수료로 지급됐습니다. 기존 분양자들이 입주 전후로 상가를 활성화하는데 써달라고 낸 돈을 정작 신규 분양자를 모집하는데 사용한 것입니다. <인터뷰> 안명학(임대 분양자) : "분양대행수수료는 분양에 필요한 업체의 영업비용입니다. 그 영업비용을 왜 제가 냅니까, 분양회사의 운영비인데 안 그래요?" 이에 대해 쇼핑몰 업체는 개발비를 업체 수익으로 쓴다는 각서를 받았기 때문에 어디에 쓰든 문제가 없단 입장입니다. 또 복지관에 지출한 돈도 시공사의 요구대로 지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경기도 성남의 또 다른 쇼핑몰, 이곳에서도 개발비 분쟁이 터졌습니다. 결국 분양업체 대표는 개발비를 횡령한 것으로 인정돼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분양대행수수료나 분양을 위한 홍보비, 기본 공사비처럼 상가 활성화와 직접 관련이 없는 비용으론 상가 개발비를 사용해선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김윤삼(분양자) : "다 횡령해버리고 돈이 한푼도 없대요. 오픈했는데 그러니까 활성화시킬 자금이 없는 거죠. 불경기라서 그렇다는 말만 하고." 쇼핑몰 업체가 관행적으로 받고 있는 개발비. 상가 활성화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법적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장추적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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