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문화소비의 여왕 ‘나오미족’

입력 2009.09.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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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같은 30대, 30대 같은 40대, 나이를 거스를 수 없다면 늦추라고 했던가요.

외모를 가꾸고 건강을 지키고 여가를 즐기는데 주저함이 없는 세대, 혹시 '나오미 족'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모, 여기에 관록까지 겸비한 3-40대 초반의 여성들이 새로운 역할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막강한 소비력을 갖춘 파워 집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양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흐르는 국악 선율에 끊어질 듯 이어질 듯...

눈을 사로잡는 춤사위가 펼쳐집니다.

20대 못지않은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이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둔 3,40대 여성들.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잠시 놓았던 대학 때 전공을 되살려 무용 연습을 하는 겁니다.

<인터뷰> 박소현(37살) : "춤을 추면 아프다가다도 아프지 않고 내가 살아있는 것 처럼 느껴져요."

연습이 끝나면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다니는 학원으로 가 간식을 챙겨줍니다.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에 일주일에 두 번은 무용 연습, 최근엔 대학원 과정에도 등록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인터뷰> 박소현 : "남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엄마가 약간 우울증이 오시더라구요. 그래서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라고 "

박 씨처럼 결혼 후에도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을 놓지 않는 여성들을 나오미 족이라 부릅니다.

낫 올드 이미지의 준말로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살려는 여성들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이들은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을 듣고 자라면서 이웃 일본 대중문화를 즐기며 우리 사회와 문화적 성장을 함께해 온 풍요의 세대, 젊었을 때 누렸던 음악, 패션을 비롯한 문화생활을 주부가 된 지금도 늘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문화소비를 아까워하지 않는 나오미 족의 파워는 출판시장에도 고스란히 나타나, 여성작가들의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한 인터넷 쇼핑몰 조사결과, 30대와 40대 여성의 구매비중은 전체 매출의 52%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계층으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 박진(문화 평론가) : "여성의 감성을 건드리고 여성들의 치유를 하는 에세이나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화점 의류 매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복의 정석으로 여겨지던 부띠끄 매장의 매출이 떨어진 반면, 캐주얼한 감각을 살린 옷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미숙(여성복 매장 매니저) : "내가 대학 때 입었던 옷을 먼저 찾으시고 또 그런 옷들이 어울리신다는 거"

브랜드들도 전략을 바꿨습니다.

젊어 보이려는 이들의 취향을 겨냥한 한 의류 매장은 문을 열자마자 한 달 매출이 4억 원을 넘어섰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장중호(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 : "과거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 구매하던 이들이 이제는 자신을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늙지 않는 아줌마, 나오미 족.

내가 즐거워야 가족도 즐겁다는 능동적인 여성들.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지갑을 열면서 문화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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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드] 문화소비의 여왕 ‘나오미족’
    • 입력 2009-09-15 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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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같은 30대, 30대 같은 40대, 나이를 거스를 수 없다면 늦추라고 했던가요. 외모를 가꾸고 건강을 지키고 여가를 즐기는데 주저함이 없는 세대, 혹시 '나오미 족'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모, 여기에 관록까지 겸비한 3-40대 초반의 여성들이 새로운 역할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막강한 소비력을 갖춘 파워 집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양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흐르는 국악 선율에 끊어질 듯 이어질 듯... 눈을 사로잡는 춤사위가 펼쳐집니다. 20대 못지않은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이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둔 3,40대 여성들.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잠시 놓았던 대학 때 전공을 되살려 무용 연습을 하는 겁니다. <인터뷰> 박소현(37살) : "춤을 추면 아프다가다도 아프지 않고 내가 살아있는 것 처럼 느껴져요." 연습이 끝나면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다니는 학원으로 가 간식을 챙겨줍니다.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에 일주일에 두 번은 무용 연습, 최근엔 대학원 과정에도 등록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인터뷰> 박소현 : "남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엄마가 약간 우울증이 오시더라구요. 그래서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라고 " 박 씨처럼 결혼 후에도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을 놓지 않는 여성들을 나오미 족이라 부릅니다. 낫 올드 이미지의 준말로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살려는 여성들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이들은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을 듣고 자라면서 이웃 일본 대중문화를 즐기며 우리 사회와 문화적 성장을 함께해 온 풍요의 세대, 젊었을 때 누렸던 음악, 패션을 비롯한 문화생활을 주부가 된 지금도 늘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문화소비를 아까워하지 않는 나오미 족의 파워는 출판시장에도 고스란히 나타나, 여성작가들의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한 인터넷 쇼핑몰 조사결과, 30대와 40대 여성의 구매비중은 전체 매출의 52%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계층으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 박진(문화 평론가) : "여성의 감성을 건드리고 여성들의 치유를 하는 에세이나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화점 의류 매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복의 정석으로 여겨지던 부띠끄 매장의 매출이 떨어진 반면, 캐주얼한 감각을 살린 옷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미숙(여성복 매장 매니저) : "내가 대학 때 입었던 옷을 먼저 찾으시고 또 그런 옷들이 어울리신다는 거" 브랜드들도 전략을 바꿨습니다. 젊어 보이려는 이들의 취향을 겨냥한 한 의류 매장은 문을 열자마자 한 달 매출이 4억 원을 넘어섰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장중호(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 : "과거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 구매하던 이들이 이제는 자신을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늙지 않는 아줌마, 나오미 족. 내가 즐거워야 가족도 즐겁다는 능동적인 여성들.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지갑을 열면서 문화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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