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남 끝 ‘기약 없는 이별’

입력 2009.09.2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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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박 3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이산가족들, 또다시 기약없는 작별을 고했습니다.

작별 상봉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였습니다. 신강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60년 만에 만난 아들과 두 딸을 또다시 남기고 돌아야와야하는 88살 윤기달 할아버지.

다시 만날 그 날을 약속하며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봅니다.

<녹취> 윤기달 : "(한 자리에 모여 앉는게 나는 소원이에요. 아버지 그때까지 꼭 계셔야되요.) 내 그때까지 살게."

하지만, 예정된 작별에 시간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딸들은 큰 절로 아버지를 보냅니다.

<녹취> 윤기달 씨 딸 : "아버지 떠나기 전에 딸들에게 큰 절 받으시라요. 아버지 꼭 돌아오세요."



82살 김기성 할아버지는 연신 미안하다는 말로 작별 인사를 대신합니다.

<녹취> 김기성 : "미안하다... 너희들 두고 나 혼자 나와서 (울면서) 나는 밤마다... 날마다..."

<녹취> "아버지 괜찮아요."

6.25때 자녀들을 북녘 땅에 남기고 홀로 월남했던 기억이 지금과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납북 선원 노성호씨는 오늘 작별 상봉에서도 의연한 모습입니다.

<녹취> 노성호(납북 동진호 선원) : "잘가요 누님!"
<녹취> 누나 : "아프지 마라. 내 걱정 하지 말고..."

하지만, 영영 이별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끝내 눈물이 맺힙니다.




이제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할머니는 버스 창 밖으로 여동생의 손을 잡은 채 차마 놓지 못합니다.

<녹취> 김정자 : "잘가요..."

기나긴 이별에 비하면 너무나 짧았던 사흘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금강산을 떠나는 이산가족들.

눈물과 탄식으로 상봉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들은 오늘 오후 모두 귀환했고, 내일은 북측 이산가족 99명이 남측 가족 440여 명을 만나는 2차 상봉이 금강산에서 이어집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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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 만남 끝 ‘기약 없는 이별’
    • 입력 2009-09-28 20:52:04
    뉴스 9
<앵커 멘트> 2박 3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이산가족들, 또다시 기약없는 작별을 고했습니다. 작별 상봉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였습니다. 신강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60년 만에 만난 아들과 두 딸을 또다시 남기고 돌아야와야하는 88살 윤기달 할아버지. 다시 만날 그 날을 약속하며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봅니다. <녹취> 윤기달 : "(한 자리에 모여 앉는게 나는 소원이에요. 아버지 그때까지 꼭 계셔야되요.) 내 그때까지 살게." 하지만, 예정된 작별에 시간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딸들은 큰 절로 아버지를 보냅니다. <녹취> 윤기달 씨 딸 : "아버지 떠나기 전에 딸들에게 큰 절 받으시라요. 아버지 꼭 돌아오세요." 82살 김기성 할아버지는 연신 미안하다는 말로 작별 인사를 대신합니다. <녹취> 김기성 : "미안하다... 너희들 두고 나 혼자 나와서 (울면서) 나는 밤마다... 날마다..." <녹취> "아버지 괜찮아요." 6.25때 자녀들을 북녘 땅에 남기고 홀로 월남했던 기억이 지금과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납북 선원 노성호씨는 오늘 작별 상봉에서도 의연한 모습입니다. <녹취> 노성호(납북 동진호 선원) : "잘가요 누님!" <녹취> 누나 : "아프지 마라. 내 걱정 하지 말고..." 하지만, 영영 이별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끝내 눈물이 맺힙니다. 이제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할머니는 버스 창 밖으로 여동생의 손을 잡은 채 차마 놓지 못합니다. <녹취> 김정자 : "잘가요..." 기나긴 이별에 비하면 너무나 짧았던 사흘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금강산을 떠나는 이산가족들. 눈물과 탄식으로 상봉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들은 오늘 오후 모두 귀환했고, 내일은 북측 이산가족 99명이 남측 가족 440여 명을 만나는 2차 상봉이 금강산에서 이어집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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