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포트] 그녀들이 휠체어를 타는 이유는?

입력 2009.10.0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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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는 10명의 휠체어 농구 선수들.

초반부터 기 싸움이 만만치 않죠?

힘껏 공을 던지고 내달립니다.

발 대신 두 바퀴로 뛰죠.

아찔할 정도로 몸싸움도 치열합니다.

이런 휠체어 농구, 가끔 보실 텐데요.

여느 경기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지금 이 경기에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재빠른 드리블과 날렵한 패스, 감각적인 슈팅까지.

용인대 학생 선수단과 고양시 대표팀이 맞붙은 연습경기입니다.

<녹취> "수비할 때는 잘 콜을 해서 스위치 디펜스를 해 줘야 돼."

<녹취> "이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야 돼. 밀리면 안 돼."

휠체어를 탄 채로 코트 바닥에 넘어지고, 날아온 공에 얼굴을 맞아도, 끝까지 승부 욕을 불태웁니다.

치열한 승부 끝에 전후반 40분 경기가 모두 끝나고,

<녹취> "수고하셨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36대 8, 젊고 패기 넘치는 용인대 학생들의 완승입니다.

<인터뷰> 윤유정(고양시 휠체어 농구단) : "얘네들 힘이 너무 세. 힘을 당할 수가 없어요. 밀려요. 스크린을 하는데 어떻게 밀어대는지 내가 밀려. 막을 수가 없어요."

휠체어를 타고 코트를 누비는 승리의 주인공들, 실은 장애인이 아닙니다.

비장애인 대학생으로 구성된 국내 첫 여자 휠체어 농구팀 '유니온'의 선수들입니다.

<인터뷰> 최승권(용인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 "지난 3월에 여자 국가대표 휠체어 농구팀이 창단됐어요. 근데 이제 상대팀이 없어서, 그러면 용인대에서 그 상대팀을 구성하자, 지난 4월에 구성할 계획을 세워서 운동을 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선수는 7명, 모두 대학을 졸업한 뒤 미래의 장애인 체육 지도자를 꿈꾸는 학생들입니다.

처음엔 휠체어 바퀴를 굴리는 일조차 버거웠다는 이들,

<인터뷰> 신지혜(용인대 휠체어 농구단) :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뭐가 제일 힘들어요?) 처음에 이제 공을 드리블하면서 가는데, 앞에 범퍼 맞고 튀기고 옆에 바퀴 맞고 튀기고..."

하지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면서 차츰 휠체어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윤지영(용인대 휠체어 농구단) : "일반 농구는 다리로 움직이잖아요. 근데 휠체어를 타면 아까 얘기했다시피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그런 속도감을 더 빨리 느낄 수 있는 게 일단 재미가 있고요."

비장애인이 왜 휠체어 농구를 하느냐고 물으면 이들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휠체어를 타는 것만 다를 뿐, 일단 농구코트에 서면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유윤주(용인대 휠체어 농구단) : "같은 눈높이에서 땀 흘리고 운동하고 그러다보니까 벽이 사라지고 지금은 같이, 장애인이란 편견 그런 거 없고요, 휠체어 농구가 재미있어서 하고 있고, 그래요."

창단한 지 20년 가까이 된 남자 휠체어 농구팀과 달리 여자 휠체어 농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

하지만, 많은 여성 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편견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를 만들기 위해 이들은 오늘도 힘차게 휠체어 바퀴를 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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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리포트] 그녀들이 휠체어를 타는 이유는?
    • 입력 2009-10-05 20: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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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는 10명의 휠체어 농구 선수들. 초반부터 기 싸움이 만만치 않죠? 힘껏 공을 던지고 내달립니다. 발 대신 두 바퀴로 뛰죠. 아찔할 정도로 몸싸움도 치열합니다. 이런 휠체어 농구, 가끔 보실 텐데요. 여느 경기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지금 이 경기에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재빠른 드리블과 날렵한 패스, 감각적인 슈팅까지. 용인대 학생 선수단과 고양시 대표팀이 맞붙은 연습경기입니다. <녹취> "수비할 때는 잘 콜을 해서 스위치 디펜스를 해 줘야 돼." <녹취> "이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야 돼. 밀리면 안 돼." 휠체어를 탄 채로 코트 바닥에 넘어지고, 날아온 공에 얼굴을 맞아도, 끝까지 승부 욕을 불태웁니다. 치열한 승부 끝에 전후반 40분 경기가 모두 끝나고, <녹취> "수고하셨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36대 8, 젊고 패기 넘치는 용인대 학생들의 완승입니다. <인터뷰> 윤유정(고양시 휠체어 농구단) : "얘네들 힘이 너무 세. 힘을 당할 수가 없어요. 밀려요. 스크린을 하는데 어떻게 밀어대는지 내가 밀려. 막을 수가 없어요." 휠체어를 타고 코트를 누비는 승리의 주인공들, 실은 장애인이 아닙니다. 비장애인 대학생으로 구성된 국내 첫 여자 휠체어 농구팀 '유니온'의 선수들입니다. <인터뷰> 최승권(용인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 "지난 3월에 여자 국가대표 휠체어 농구팀이 창단됐어요. 근데 이제 상대팀이 없어서, 그러면 용인대에서 그 상대팀을 구성하자, 지난 4월에 구성할 계획을 세워서 운동을 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선수는 7명, 모두 대학을 졸업한 뒤 미래의 장애인 체육 지도자를 꿈꾸는 학생들입니다. 처음엔 휠체어 바퀴를 굴리는 일조차 버거웠다는 이들, <인터뷰> 신지혜(용인대 휠체어 농구단) :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뭐가 제일 힘들어요?) 처음에 이제 공을 드리블하면서 가는데, 앞에 범퍼 맞고 튀기고 옆에 바퀴 맞고 튀기고..." 하지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면서 차츰 휠체어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윤지영(용인대 휠체어 농구단) : "일반 농구는 다리로 움직이잖아요. 근데 휠체어를 타면 아까 얘기했다시피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그런 속도감을 더 빨리 느낄 수 있는 게 일단 재미가 있고요." 비장애인이 왜 휠체어 농구를 하느냐고 물으면 이들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휠체어를 타는 것만 다를 뿐, 일단 농구코트에 서면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유윤주(용인대 휠체어 농구단) : "같은 눈높이에서 땀 흘리고 운동하고 그러다보니까 벽이 사라지고 지금은 같이, 장애인이란 편견 그런 거 없고요, 휠체어 농구가 재미있어서 하고 있고, 그래요." 창단한 지 20년 가까이 된 남자 휠체어 농구팀과 달리 여자 휠체어 농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 하지만, 많은 여성 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편견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를 만들기 위해 이들은 오늘도 힘차게 휠체어 바퀴를 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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