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경제’ 바람…통제 듣지 않아

입력 2009.11.09 (22:00) 수정 2009.12.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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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핵 카드를 앞세운 평양의 흐름과 달리 북한 지역에는 ’장마당’으로 불리는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통제에 나설 정도가 됐습니다. 신강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5년에 촬영한 평안남도 안주시의 남흥 시장입니다.



주로 여자들이 좌판을 차려놓고 식료품과 생활필수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기둥이 세워 지붕을 덮은 시장 건물, 언제라도 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북한의 시장 가운데서도 규모가 가장 큰 ’평성종합시장’입니다.



가로 400미터, 세로 200미터, 시장상인들의 좌판도 3, 4만개로 알려져 웬만한 남한의 재래시장 규모를 휠씬 넘어섭니다.



신의주 등 북한 곳곳에는 장마당과 같은 옛 시장을 대신해 현대식 시설을 갖춘 시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경제난 속에서 북한 당국은 7.1조치를 통해 민간 상거래를 공식 허용했고, 북한 전역에서 기존 장마당 수준을 넘은 상설 시장은 30여 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근에는 생필품 뿐 아니라 인력과 생산 설비까지 거래되고 있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입니다. 큰 돈을 모은 상인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녹취> 前 무역상인(2007년 탈북) :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한 15만 달러씩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어. 15만 달러씩. 골동품을 가지고... 시장에 의존율이 99.9% 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0.1% 의 0.01% 의 미련도 배급에 없다."



주민들의 절대적인 시장 의존에 위기감을 느낀 북한 당국은 올들어 150일 전투 등 주민동원운동을 통해 시장 억제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지난 6월 평성시장을 강제 폐쇄하고, 45세 이하 여성들의 시장 참여를 금지하기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前 무역상인(2007년 탈북) : "단속을 한다하지만 와이로만 있으면 단속 다 피해갈 수 있고... 크게 반역죄가 아니잖아. 벌어먹고 살자고 하는건 괜찮으니까 그런 지시문같은건 내려온다 해도 제일 하층에서 집행안하면 와이로나 받아먹고 집행안하면..."



현재 북한은 시장 경제의 초기 모습으로 변모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터뷰> 임수호(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북한 시장이 자본 주의 단계다라고까지 말할 수 없지만 분명히 자본 주의 맹아가 북한에서 맹렬하게 커지고 있는 단계인건 분명합니다."



시장이 북한 내부로부터의 자체 변화를 이끌어 낼 지, 폭압적인 대응으로 북한 당국이 나올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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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시장경제’ 바람…통제 듣지 않아
    • 입력 2009-11-09 21:02:49
    • 수정2009-12-28 15:42:36
    뉴스 9
<앵커 멘트>

핵 카드를 앞세운 평양의 흐름과 달리 북한 지역에는 ’장마당’으로 불리는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통제에 나설 정도가 됐습니다. 신강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5년에 촬영한 평안남도 안주시의 남흥 시장입니다.

주로 여자들이 좌판을 차려놓고 식료품과 생활필수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기둥이 세워 지붕을 덮은 시장 건물, 언제라도 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북한의 시장 가운데서도 규모가 가장 큰 ’평성종합시장’입니다.

가로 400미터, 세로 200미터, 시장상인들의 좌판도 3, 4만개로 알려져 웬만한 남한의 재래시장 규모를 휠씬 넘어섭니다.

신의주 등 북한 곳곳에는 장마당과 같은 옛 시장을 대신해 현대식 시설을 갖춘 시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경제난 속에서 북한 당국은 7.1조치를 통해 민간 상거래를 공식 허용했고, 북한 전역에서 기존 장마당 수준을 넘은 상설 시장은 30여 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근에는 생필품 뿐 아니라 인력과 생산 설비까지 거래되고 있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입니다. 큰 돈을 모은 상인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녹취> 前 무역상인(2007년 탈북) :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한 15만 달러씩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어. 15만 달러씩. 골동품을 가지고... 시장에 의존율이 99.9% 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0.1% 의 0.01% 의 미련도 배급에 없다."

주민들의 절대적인 시장 의존에 위기감을 느낀 북한 당국은 올들어 150일 전투 등 주민동원운동을 통해 시장 억제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지난 6월 평성시장을 강제 폐쇄하고, 45세 이하 여성들의 시장 참여를 금지하기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前 무역상인(2007년 탈북) : "단속을 한다하지만 와이로만 있으면 단속 다 피해갈 수 있고... 크게 반역죄가 아니잖아. 벌어먹고 살자고 하는건 괜찮으니까 그런 지시문같은건 내려온다 해도 제일 하층에서 집행안하면 와이로나 받아먹고 집행안하면..."

현재 북한은 시장 경제의 초기 모습으로 변모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터뷰> 임수호(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북한 시장이 자본 주의 단계다라고까지 말할 수 없지만 분명히 자본 주의 맹아가 북한에서 맹렬하게 커지고 있는 단계인건 분명합니다."

시장이 북한 내부로부터의 자체 변화를 이끌어 낼 지, 폭압적인 대응으로 북한 당국이 나올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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