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우리나라를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방문한 이번 순방이 오바마의 외교 삼국지라는 표현으로 비유되기도 했는데요. 이번 순방을 결산해보겠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11월 21일 순서 시작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중일 3국 방문이 뚜렷하게 비교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맹관계를 재확인했고, 중국에서는 신 미중 관계의 개막을 알린 반면 일본과는 당분간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죠?
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출발은 의욕적이었지만 한국을 제외하고는 기대만큼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워싱턴 홍기섭 특파원을 연결해 오바마의 첫 아시아 순방을 결산해보고 그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홍 특파원, 7박 8일간의 아시아 순방, 전체적으로 보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리포트>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시아는 깨먹기가 너무 단단한 호두였다" 이건 뉴욕타임스의 표현인데요, 특히 중국 방문에 대한 언론의 비판 수위는 훨씬 더 높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의 중국 여행이 과거와 너무나 뚜렷하게 대조적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상당히 점잖은 편에 속합니다.
USA투데이는 "오바마가 중국에 가서 T-셔츠 하나를 가져왔다"또 CBS뉴스는 오바마가 4개국 20,898마일을 여행하고 두 시간 빨리 돌아왔다" 이렇게 냉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언론의 평가가 이렇게 비판적인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자신을 '미국의 첫 태평양 대통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실추된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되찾겠다고 의욕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안보나 환율, 통상문제, 인권 등 거의 모든 현안에서 내세울만한 실질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자 기대감이 큰 실망감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1> 이번 아시아 순방의 초점은 아무래도 중국에 맞춰졌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답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이해가 첨예한 쟁점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표현하거나 원론적인 언급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응수하지 않음으로써 아슬아슬하게 비켜갔습니다.
가장 큰 현안인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균형성장, 책임 성장을 거론하며 완곡하게 채근했지만 후진타오 주석은 오히려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적 태도를 꺼내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두 정상의 얘기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오바마
후진타오
핵협상 실패를 전제로 이란제재에 동참해달라는 오바마의 요청에 대해서는 후 주석이 원론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을 뿐입니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든가 기후변화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서는 협력을 확인했지만 원칙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 특별성명에서 '시장 중심 환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목표치'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도 바로 중국의 반대 때문이었습니다.
<질문 2> 정말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미국이 실감했겠다 싶은데요. 이번 중국 방문의 의미,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오바마의 순방을 보면 아시아 중시정책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대립이 아닌 협력파트너'로 규정하고 있고요. 주요 현안에서 이견을 노출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이번에 사실상 G-2 체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또 양국이 서로의 협력 없이는 경제위기 등 글로벌 이슈 해결이나 극복이 어렵다는 점, 결국 차이가 있지만 어느 쪽도 한 쪽을 잃을 수 없다는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이밖에도 여러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요. 타운 홀 미팅이라든가 이복 동생 상봉 등이 그것입니다. 뒷얘기를 정제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른바 G2,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과 미국의 만남이 마냥 화기애애할 리는 없습니다.
중국은 취임 후 처음 중국에 온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는 곳 마다 성대한 만찬을 대접했습니다. 만리장성에도 데려가고, 구중궁궐 자금성에도 안내했지만 정작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는 인색했습니다.
지난 16일 상하이의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언론 통제 관행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인터뷰> 오바마 미국 대통령 : “표현, 종교, 정보 접근의 자유, 정치적 참여의 자유는 보편적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으로 생중계 한다던 관영 신화 통신은 예고도 없이 말을 바꾸었습니다. 학생들도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쳐 할 말 안 할 말 미리 교육을 받고나서야 배치됐다는 후문입니다. 사실상의 언론 검열입니다.
지난 2002년 부시대통령의 방중 때는 국영 방송을 통해 연설을 전국에 방송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접이 달라졌다는 미국 언론들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뜨는 중국과 기우는 미국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냐는 볼멘소리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즈음한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다 당국의 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양국간의 미묘한 기 싸움에도 유럽에서, 중동에서, 보여준바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능란한 화술과 겸손한 몸가짐은 이번에도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인터뷰> 리판규(상점주인) : “오바마 대통령은 이전 미국 대통령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점이 있는 사람 같습니다.”
최초의 미국 흑인대통령의 방중은 중국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에르 바오뤼(밀랍 조각가) :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은 특히 젊은 층에 아주 매력적이죠. 수퍼스타 같은 얼굴을 가졌다니까요.”
그런가 하면 중국 선전에 사는 이복동생과의 만남까지 언론에 소개되는 등 이번 나흘에 걸친 중국방문은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진솔하고 소탈한 면모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질문 3> 중국에 비해서 일본 방문 때 분위기는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까? 미국이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하고 거기서 아시아 중시정책을 발표할 만큼 일본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후텐마 기지이전 문제에서 보듯이 대등한 미, 일 관계를 내건 하토야마 새 정부와는 과거 자민당 때보다 확실히 소원해진 것을 느껴야 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일본인에게 도쿄 산토리홀에서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일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번 생각해볼만한 대목입니다.
여기에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왕에게 90도 인사를 해서 지나치게 저자세다 볼썽사납다는 국내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이런 미국 내 시선이 또 일본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질문 4> 지난 목요일이었죠.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다녀갔는데 가장 우호적이고 성공적이었다, 이런 평가가 많죠?
<답변>
그렇습니다. FTA 문제 외에는 한미 정상이 의기투합했다는 평가 일색입니다.
특히 유일하게 껄끄러운 현안이었던 FTA비준 문제도 이명박 대통령이 자동차 분야의 재논의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이 돌파구를 갖게 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지만 북한을 과거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해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또 보스워스 특별대표의 북한 방문일정도 한국에서 공개함으로써 한국과의 공조를 과시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도 했습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방문을 통해 한미 두 나라는 다시 한 번 동맹관계의 돈독함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홍기섭 이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우리나라를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방문한 이번 순방이 오바마의 외교 삼국지라는 표현으로 비유되기도 했는데요. 이번 순방을 결산해보겠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11월 21일 순서 시작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중일 3국 방문이 뚜렷하게 비교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맹관계를 재확인했고, 중국에서는 신 미중 관계의 개막을 알린 반면 일본과는 당분간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죠?
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출발은 의욕적이었지만 한국을 제외하고는 기대만큼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워싱턴 홍기섭 특파원을 연결해 오바마의 첫 아시아 순방을 결산해보고 그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홍 특파원, 7박 8일간의 아시아 순방, 전체적으로 보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리포트>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시아는 깨먹기가 너무 단단한 호두였다" 이건 뉴욕타임스의 표현인데요, 특히 중국 방문에 대한 언론의 비판 수위는 훨씬 더 높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의 중국 여행이 과거와 너무나 뚜렷하게 대조적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상당히 점잖은 편에 속합니다.
USA투데이는 "오바마가 중국에 가서 T-셔츠 하나를 가져왔다"또 CBS뉴스는 오바마가 4개국 20,898마일을 여행하고 두 시간 빨리 돌아왔다" 이렇게 냉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언론의 평가가 이렇게 비판적인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자신을 '미국의 첫 태평양 대통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실추된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되찾겠다고 의욕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안보나 환율, 통상문제, 인권 등 거의 모든 현안에서 내세울만한 실질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자 기대감이 큰 실망감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1> 이번 아시아 순방의 초점은 아무래도 중국에 맞춰졌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답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이해가 첨예한 쟁점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표현하거나 원론적인 언급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응수하지 않음으로써 아슬아슬하게 비켜갔습니다.
가장 큰 현안인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균형성장, 책임 성장을 거론하며 완곡하게 채근했지만 후진타오 주석은 오히려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적 태도를 꺼내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두 정상의 얘기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오바마
후진타오
핵협상 실패를 전제로 이란제재에 동참해달라는 오바마의 요청에 대해서는 후 주석이 원론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을 뿐입니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든가 기후변화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서는 협력을 확인했지만 원칙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 특별성명에서 '시장 중심 환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목표치'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도 바로 중국의 반대 때문이었습니다.
<질문 2> 정말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미국이 실감했겠다 싶은데요. 이번 중국 방문의 의미,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오바마의 순방을 보면 아시아 중시정책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대립이 아닌 협력파트너'로 규정하고 있고요. 주요 현안에서 이견을 노출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이번에 사실상 G-2 체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또 양국이 서로의 협력 없이는 경제위기 등 글로벌 이슈 해결이나 극복이 어렵다는 점, 결국 차이가 있지만 어느 쪽도 한 쪽을 잃을 수 없다는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이밖에도 여러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요. 타운 홀 미팅이라든가 이복 동생 상봉 등이 그것입니다. 뒷얘기를 정제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른바 G2,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과 미국의 만남이 마냥 화기애애할 리는 없습니다.
중국은 취임 후 처음 중국에 온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는 곳 마다 성대한 만찬을 대접했습니다. 만리장성에도 데려가고, 구중궁궐 자금성에도 안내했지만 정작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는 인색했습니다.
지난 16일 상하이의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언론 통제 관행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인터뷰> 오바마 미국 대통령 : “표현, 종교, 정보 접근의 자유, 정치적 참여의 자유는 보편적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으로 생중계 한다던 관영 신화 통신은 예고도 없이 말을 바꾸었습니다. 학생들도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쳐 할 말 안 할 말 미리 교육을 받고나서야 배치됐다는 후문입니다. 사실상의 언론 검열입니다.
지난 2002년 부시대통령의 방중 때는 국영 방송을 통해 연설을 전국에 방송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접이 달라졌다는 미국 언론들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뜨는 중국과 기우는 미국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냐는 볼멘소리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즈음한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다 당국의 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양국간의 미묘한 기 싸움에도 유럽에서, 중동에서, 보여준바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능란한 화술과 겸손한 몸가짐은 이번에도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인터뷰> 리판규(상점주인) : “오바마 대통령은 이전 미국 대통령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점이 있는 사람 같습니다.”
최초의 미국 흑인대통령의 방중은 중국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에르 바오뤼(밀랍 조각가) :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은 특히 젊은 층에 아주 매력적이죠. 수퍼스타 같은 얼굴을 가졌다니까요.”
그런가 하면 중국 선전에 사는 이복동생과의 만남까지 언론에 소개되는 등 이번 나흘에 걸친 중국방문은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진솔하고 소탈한 면모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질문 3> 중국에 비해서 일본 방문 때 분위기는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까? 미국이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하고 거기서 아시아 중시정책을 발표할 만큼 일본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후텐마 기지이전 문제에서 보듯이 대등한 미, 일 관계를 내건 하토야마 새 정부와는 과거 자민당 때보다 확실히 소원해진 것을 느껴야 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일본인에게 도쿄 산토리홀에서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일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번 생각해볼만한 대목입니다.
여기에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왕에게 90도 인사를 해서 지나치게 저자세다 볼썽사납다는 국내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이런 미국 내 시선이 또 일본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질문 4> 지난 목요일이었죠.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다녀갔는데 가장 우호적이고 성공적이었다, 이런 평가가 많죠?
<답변>
그렇습니다. FTA 문제 외에는 한미 정상이 의기투합했다는 평가 일색입니다.
특히 유일하게 껄끄러운 현안이었던 FTA비준 문제도 이명박 대통령이 자동차 분야의 재논의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이 돌파구를 갖게 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지만 북한을 과거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해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또 보스워스 특별대표의 북한 방문일정도 한국에서 공개함으로써 한국과의 공조를 과시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도 했습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방문을 통해 한미 두 나라는 다시 한 번 동맹관계의 돈독함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홍기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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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아시아 순방, 성과는?
-
- 입력 2009-11-21 19:27:21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우리나라를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방문한 이번 순방이 오바마의 외교 삼국지라는 표현으로 비유되기도 했는데요. 이번 순방을 결산해보겠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11월 21일 순서 시작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중일 3국 방문이 뚜렷하게 비교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맹관계를 재확인했고, 중국에서는 신 미중 관계의 개막을 알린 반면 일본과는 당분간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죠?
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출발은 의욕적이었지만 한국을 제외하고는 기대만큼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워싱턴 홍기섭 특파원을 연결해 오바마의 첫 아시아 순방을 결산해보고 그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홍 특파원, 7박 8일간의 아시아 순방, 전체적으로 보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리포트>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시아는 깨먹기가 너무 단단한 호두였다" 이건 뉴욕타임스의 표현인데요, 특히 중국 방문에 대한 언론의 비판 수위는 훨씬 더 높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의 중국 여행이 과거와 너무나 뚜렷하게 대조적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상당히 점잖은 편에 속합니다.
USA투데이는 "오바마가 중국에 가서 T-셔츠 하나를 가져왔다"또 CBS뉴스는 오바마가 4개국 20,898마일을 여행하고 두 시간 빨리 돌아왔다" 이렇게 냉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언론의 평가가 이렇게 비판적인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자신을 '미국의 첫 태평양 대통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실추된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되찾겠다고 의욕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안보나 환율, 통상문제, 인권 등 거의 모든 현안에서 내세울만한 실질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자 기대감이 큰 실망감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1> 이번 아시아 순방의 초점은 아무래도 중국에 맞춰졌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답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이해가 첨예한 쟁점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표현하거나 원론적인 언급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응수하지 않음으로써 아슬아슬하게 비켜갔습니다.
가장 큰 현안인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균형성장, 책임 성장을 거론하며 완곡하게 채근했지만 후진타오 주석은 오히려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적 태도를 꺼내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두 정상의 얘기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오바마
후진타오
핵협상 실패를 전제로 이란제재에 동참해달라는 오바마의 요청에 대해서는 후 주석이 원론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을 뿐입니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든가 기후변화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서는 협력을 확인했지만 원칙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 특별성명에서 '시장 중심 환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목표치'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도 바로 중국의 반대 때문이었습니다.
<질문 2> 정말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미국이 실감했겠다 싶은데요. 이번 중국 방문의 의미,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오바마의 순방을 보면 아시아 중시정책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대립이 아닌 협력파트너'로 규정하고 있고요. 주요 현안에서 이견을 노출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이번에 사실상 G-2 체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또 양국이 서로의 협력 없이는 경제위기 등 글로벌 이슈 해결이나 극복이 어렵다는 점, 결국 차이가 있지만 어느 쪽도 한 쪽을 잃을 수 없다는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이밖에도 여러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요. 타운 홀 미팅이라든가 이복 동생 상봉 등이 그것입니다. 뒷얘기를 정제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른바 G2,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과 미국의 만남이 마냥 화기애애할 리는 없습니다.
중국은 취임 후 처음 중국에 온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는 곳 마다 성대한 만찬을 대접했습니다. 만리장성에도 데려가고, 구중궁궐 자금성에도 안내했지만 정작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는 인색했습니다.
지난 16일 상하이의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언론 통제 관행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인터뷰> 오바마 미국 대통령 : “표현, 종교, 정보 접근의 자유, 정치적 참여의 자유는 보편적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으로 생중계 한다던 관영 신화 통신은 예고도 없이 말을 바꾸었습니다. 학생들도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쳐 할 말 안 할 말 미리 교육을 받고나서야 배치됐다는 후문입니다. 사실상의 언론 검열입니다.
지난 2002년 부시대통령의 방중 때는 국영 방송을 통해 연설을 전국에 방송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접이 달라졌다는 미국 언론들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뜨는 중국과 기우는 미국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냐는 볼멘소리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즈음한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다 당국의 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양국간의 미묘한 기 싸움에도 유럽에서, 중동에서, 보여준바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능란한 화술과 겸손한 몸가짐은 이번에도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인터뷰> 리판규(상점주인) : “오바마 대통령은 이전 미국 대통령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점이 있는 사람 같습니다.”
최초의 미국 흑인대통령의 방중은 중국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에르 바오뤼(밀랍 조각가) :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은 특히 젊은 층에 아주 매력적이죠. 수퍼스타 같은 얼굴을 가졌다니까요.”
그런가 하면 중국 선전에 사는 이복동생과의 만남까지 언론에 소개되는 등 이번 나흘에 걸친 중국방문은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진솔하고 소탈한 면모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질문 3> 중국에 비해서 일본 방문 때 분위기는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까? 미국이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하고 거기서 아시아 중시정책을 발표할 만큼 일본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후텐마 기지이전 문제에서 보듯이 대등한 미, 일 관계를 내건 하토야마 새 정부와는 과거 자민당 때보다 확실히 소원해진 것을 느껴야 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일본인에게 도쿄 산토리홀에서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일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번 생각해볼만한 대목입니다.
여기에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왕에게 90도 인사를 해서 지나치게 저자세다 볼썽사납다는 국내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이런 미국 내 시선이 또 일본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질문 4> 지난 목요일이었죠.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다녀갔는데 가장 우호적이고 성공적이었다, 이런 평가가 많죠?
<답변>
그렇습니다. FTA 문제 외에는 한미 정상이 의기투합했다는 평가 일색입니다.
특히 유일하게 껄끄러운 현안이었던 FTA비준 문제도 이명박 대통령이 자동차 분야의 재논의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이 돌파구를 갖게 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지만 북한을 과거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해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또 보스워스 특별대표의 북한 방문일정도 한국에서 공개함으로써 한국과의 공조를 과시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도 했습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방문을 통해 한미 두 나라는 다시 한 번 동맹관계의 돈독함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홍기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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