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총학생회 선거 ‘난장판’

입력 2009.12.01 (07:32) 수정 2009.12.01 (07: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점차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개표 직전에 투표함이 사라지거나 뒤바뀌는 하면, 사전 개표나 불법 감청 의혹까지 제기 됩니다.



심지어 성추행 논란으로 후보 전원이 사퇴한 대학도 있습니다.



난장판이 된 대학교 선거 현장을 정연욱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 투표함 1개가 개표 직전 사라졌다가 하루 만에 돌아왔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누가 투표함을 가져가 무엇을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문과대는 639명이 투표했지만 투표용지는 이보다 21장이 더 많았습니다.



<녹취> 개표 참관인 : “컴퓨터에 분명히 투표 한걸로 확인했는데 투표용지를 또 내주었고, 그 용지로 투표가 시행되었다”



개표 결과, 두 후보 간 차이는 128표에 불과하지만 무효표는 500장이 넘었습니다.



결국, 모레부터 재투표에 들어갑니다.



서울대도 내일부터 재투표에 들어갑니다.



투표함이 사전에 개봉된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선관위원들이 사전에 투표함을 개봉한 의혹을 제기하고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선관위 사무실을 이틀 동안 몰래 도청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윤주(서울대 윤리교육학과) : “순수해야 할 학생들이 감청, 개봉 등 부정선거 모습이 씁쓸하다”



다른 대학에서도 총학 선거의 잡음이 들립니다.



용인대는 선거함이 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성균관대는 후보자 성추행 파문, 이화여대는 후보자 자격 논란 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대학들은 재투표를 할 예정이지만 투표율은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박봄(건국대 인문학부) : “이권 때문에 서로 비방하는 데 그치고 있고 더 잘하겠다는 생각은 뒷전..”



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이렇게 난장판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이권 다툼입니다.



졸업앨범 업체 선정이나 매점 운영권 등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청택(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 “현재는 이해관계 집단, 이기주의 등이 얽혀져 공동의 목적보다 우선시 되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 정치판의 이전투구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 때는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학교 총학생회.



왜 이렇게 됐는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대학가 총학생회 선거 ‘난장판’
    • 입력 2009-12-01 07:32:53
    • 수정2009-12-01 07:59:1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점차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개표 직전에 투표함이 사라지거나 뒤바뀌는 하면, 사전 개표나 불법 감청 의혹까지 제기 됩니다.

심지어 성추행 논란으로 후보 전원이 사퇴한 대학도 있습니다.

난장판이 된 대학교 선거 현장을 정연욱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 투표함 1개가 개표 직전 사라졌다가 하루 만에 돌아왔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누가 투표함을 가져가 무엇을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문과대는 639명이 투표했지만 투표용지는 이보다 21장이 더 많았습니다.

<녹취> 개표 참관인 : “컴퓨터에 분명히 투표 한걸로 확인했는데 투표용지를 또 내주었고, 그 용지로 투표가 시행되었다”

개표 결과, 두 후보 간 차이는 128표에 불과하지만 무효표는 500장이 넘었습니다.

결국, 모레부터 재투표에 들어갑니다.

서울대도 내일부터 재투표에 들어갑니다.

투표함이 사전에 개봉된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선관위원들이 사전에 투표함을 개봉한 의혹을 제기하고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선관위 사무실을 이틀 동안 몰래 도청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윤주(서울대 윤리교육학과) : “순수해야 할 학생들이 감청, 개봉 등 부정선거 모습이 씁쓸하다”

다른 대학에서도 총학 선거의 잡음이 들립니다.

용인대는 선거함이 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성균관대는 후보자 성추행 파문, 이화여대는 후보자 자격 논란 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대학들은 재투표를 할 예정이지만 투표율은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박봄(건국대 인문학부) : “이권 때문에 서로 비방하는 데 그치고 있고 더 잘하겠다는 생각은 뒷전..”

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이렇게 난장판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이권 다툼입니다.

졸업앨범 업체 선정이나 매점 운영권 등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청택(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 “현재는 이해관계 집단, 이기주의 등이 얽혀져 공동의 목적보다 우선시 되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 정치판의 이전투구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 때는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학교 총학생회.

왜 이렇게 됐는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